[내 삶의 터닝 포인트2: 인문계냐 실업계나 그것이 문제로다]
아침에 여행 팟케를 듣는데, 초대손님은 러시아어를 전공한 사람이었다. 멀쩡한 직장엘 잘 다니다가 [19박 20일의 시베리아 횡단 열차여행]을 갔다가 삶의 방향을 바꾼 사람이었다. 귀국해서 얼마 있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사진작가로 프리랜스가 되었다고 한다.
가만 생각을 모아보면 인생의 전환점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있었을 게다. 두 가지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택할 때, 선택하지 않은 길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지도 모를.
사소한 선택은 매일 있지만 큰 차이를 낳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때 그 시절의 그 선택. 나는 몇 개 있다.
1. 중학교 1학년에서 2학년 올라갈 때: 체육특기생이냐 평범 중학생이냐
2. 고등학교 진학할 때 인문계인가 실업계 고교인가.
대학진학을 전제로 하는 인문계와 은행권으로 취직을 목적으로 한 실업계로 선택해서 지원을 해야 했다. 고등학교에서 하는 문과냐 이과냐 하는 것은 오히려 쉽게 넘어갔다.
중1 때 선친이 돌아가시고 오빠 둘은 이미 실업계로 진학한 상태였다. 남자 형제들이 다 실업계로 진학을 한 마당에 막내인 딸이 대학을 간다고 나서는 것은 뭔가 균형이 맞지 않았다고 우리 모두가 생각을 했을까? 공부를 잘하는가 못하는가를 굳이 따지자면 오빠들이 나보다 더 나은 성적의 소유자인데.
가족회의에서 실업계로 결정을 해서 중3 담임께 보고를 하였다. 담임은 원서를 써 주지 않았다. 인문계로 가족회의를 다시 해 오라는 것이었다. 몇 번을 가족회의와 담임의 거절을 오가다가 마침내 정여사에게 울며 말한 기억이 난다. 나도 인문계 고교로 가고 싶었지만 꾹꾹 참고 있었나 보다.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고3이면 지금으로 3년 후인데, 우리 집 형편이 어찌 될지도 모르고, 여하한 환경이 변화할 수 있으니 일단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자. 인문계로 진학하게 도장을 찍어 주시오.
중3 담임이 그때 냉큼 여자 상업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게 지원을 도와줬더라면 나는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일지감치 직업 전선에 나서서 월급을 받아서 정여사를 더 빨리 도울 수 있게 되었을까.
"꼭 대학을 가야 한다"라고 하였던 담임. 참 고마웠다. 그러나 살림 형편은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대학 등록금을 준비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교대나 사대를 가면 등록금이 다른 대학에 비하여 저렴하니 그쪽을 진학을 해야 하는 결론에 이르렀는데 그 또한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가고 싶은 학과를 간다면서
가고 싶은 대학을 간다면서
알바를 해서 내 인생 내가 알아서 살겠노라고 집을 나섰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왜 그런 용기가 없었을까.
교장이 추천하는 학교로 4년 장학금 수여를 확답받고서 그 학교 그 과로 진학을 하고 말았다. 인생이 그랬다.
전설/개인사/터닝 포인트/삶의 전환점/인문계/실업계/장학금
[플러스] 1. 중학교 1학년에서 2학년 올라 갈 때: 체육특기생이냐 평범 중학생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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