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TRAVELS abroad

갠지스강가 초딩 소녀의 깜찍한 상술: 인도

by 전설s 2021. 2. 26.
반응형

공개구혼/여행/해외/인도/갠지스강/화장터/초딩소녀/상술/지혜

[갠지스 강가 초딩 소녀의 깜찍한 상술: 인도]

 

강이나 바다를 가게 되면 그 근처에 자리 잡고 앉게 된다. 이 세상 어디를 다녀보아도 그렇게 된다. 강이 있고 바다가 있으면 일단 손을 넣어서 그 물을 만져볼 수 있으면 좋고, 배를 타서 그 위에 떠 있어 보면 더 좋고, 그도 저도 아니면 그 근처에라도 앉아서 바람이 실어오는 강물 맛과 바닷 맛을 맛보게 되어있다. 

 

갠지스강에 닿으면 더더욱 앉아 있어지고 싶다. 인도에서는 걸어 다닐 일도 많아서 앉아 쉬고 싶은 마음 하나가 그 이유이고, 인류 문명의 발상지이다 보니 그 옆에서 수천 년 전 인간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그 둘이다. 마지막으로는 갠지스 강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화장터가 있고 화장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잔재들이 결국은 갠지스 강에 뿌려지기 때문이다. 

 

문명의 시작과 한 인간의 삶이 마무리되는 곳. 자욱한 연기와 기분 그다지 좋지 않은 냄새. 또한 강물조차 맑지가 않다. 진흙탕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나라에서 온 힌두인들이 몸을 담그는 곳. 손 씻는 곳. 얼굴 닦는 곳. 이 모든 것이 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곳. 

아이들에겐 물놀이. 인도의 어른들은 갠지스강에서 성스러운 의식을 치루었다. (출처:pixabay)

 

물끄러미 상념에 잠겨 햇살 아래 눈 찌푸리고 앉아있는데 초등학교 정도의 소녀가 꽃 한 송이를 사라고 한다. 여행객이 많은 철이면 이런 알바를 하려고 학교를 안 간단다. 그러면서 꽃 한송이를 설명한다. 

 

꽃 한 송이를 성스러운 어머니의 강인 갠지스에 뛰워 보내며 친구의 안녕과 행복을 빌면 된다고 한다. 

 

성가시기도 하고 그 꽃을 들고서 강으로 움직이기도 싫고 여러 가지 이유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싫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만다. 그게 뭐라고. 

 

왜 사지 않으세요. 

꽃이 시들었나요?

 

뭐 이런 물음이 아니라 그녀는 비수를 꼽는 질문을 바로 날린다. 

 

아니 친구의 안녕과 행복을 빌고 싶지 않으세요?

친구가 없어요?

 

꼬맹이를 다시 쳐다본다. 꼬맹이의 모습을 한 할머니인가. 내가 대화하는 이 사람이 초딩학생이 맞나? 이렇게 접근을 하면 사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말이 안 통하면 모를까. 떠듬떠듬 영어도 하는데.

 

꽃 한송이 담겨 흐르는 친구의 안녕과 행복.(출처:pixabay)

 

패스트푸드 가맹점에서 마케팅 기술을 알바에게 가르친다고 했다. 햄버거를 주문하고 10초인가 15초 이내에 음료를 추가하냐고 물으니 Yes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 한계시간이 지나고 나면 판단이 개입되어서 살 계획이 있었던 사람만 구매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즉각 음료 추가를 물으면 엉겁결에 Yes. 

 

이 소녀가 구사하는 마케팅 기술은 똑같이 심리를 다루지만 차원이 더 높다. 그리고 패스트푸드 점보다 차원이 높은 심리를 다룬다. 누가 가르쳤을까. 저 소녀는 원래 저렇게 태생적으로 영리했단 말인가. 

 

친구가 꽃이 예쁘게 핀 다육이 두 개를 선물로 주었는데 그 예쁜 꽃과 친구라는 개념이 겹쳐서 문득 인도의 바라나시를 돌 때 만났던 그 소녀가 생각이 났다. 

갠지스강 이미지를 찾을 수가 없구나. 계단 가득히 모이던 사람들. 거슬러 올라 걷다보면 화장터가 나타났었지...이토록 평화롭진 않았다. (출처:pixabay)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