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집에서 떡메로 만들던 찹쌀떡의 추억]
1년에 한 번 시제에 참석한 지가 3번째이다. 그간 삶에 매여 시간을 적절히 낼 수도 없었고, 시제에 대한 홍보도 적어서 참석할 기회가 없었다. 제를 올리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데, 간단하다. 과일 종류와 찰 떡 그리고 수육이다. 물론 수육에 딸려 나오는 김치과 막장과 마늘 등은 기본으로 있다.
제를 올릴 때는 통으로 길게 상에 올라가는 찰떡은, 제를 마치면 한 잎 크기로 잘라서 서빙된다. 아래처럼.
방앗간에 주문을 해서 가져왔다는데, 이 찰떡을 먹어보니, 찹쌀 100프로의 맛이다. 요새 찰떡이라 이름한 떡도 사서 먹어 보면, 맵쌀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맛으로도 쫄깃함으로도 알 수 있는데, 오늘의 떡은 찹쌀 100프로의 맛이다.
저탄수화물 고단백식사, 저탄고지를 실행하는 사람이지만, 이 찰떡을 양껏 먹었다.
옛말 작은 설이나 추석 전 날에 큰 집을 가면, 큰엄마는 밥을 쪄서 집에서 찰떡을 만드셨다. 돌절구에 쌀을 넣고, 떡메를 한 참을 진다. 밥알이 적정 수중으로 으깨어 질 때까지 남자는 메를 치고, 여자는 물을 손에 적셔서 떡메를 중앙으로 모아 주었다.
쌀알이 다 으깨어지고 찰지어진 떡 덩어리는 평상으로 옮겨져서 가로 20cm 세로는 1미터 이상으로 긴 직사각형의 찰덕이 만들어진다. 두께는 2-3cm 정도다. 형태를 잡으면 이제 떡고물을 묻힌다. 이때에 큰어머니는 한 잎 크기 혹은 두 세입 크기의 떡을 뚝 잘라서 구경하는 우리에게 주셨다.
그 떡이 평생에 먹은 최고로 맛난 떡이었다. 중간 중간에 덜 으깨진 밥알이 가끔 씹히고,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떡도 너무 맛났다. 제를 올리고 남은 떡을 기계로 완전히 갈아서 만들어서 밥압은 전혀 남아 있지 않지만, 찹쌀 100프로의 맛과 느낌은 살아 있어서 모처럼, 옛 생각을 했다.
추석에는 송편을 만들었다. 우리도 몇 개씩 만들게 하셨는데, 솥에서 쪄서 보면 다 푸어져 속이 다 보이는 송편이 되었고, 우리는 자기가 만든 불량품을 먹는 재미가 이었다. 그리운 시간들. 세상에서 제일 맛난 떡과 송편과 추억을 선물해 준 큰엄마와 큰집에의 추억. 나도 참 멋진 어린 시절을 가졌구나 하는 생각에 오늘이 더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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