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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사의 생명수: 결명자차]
정여사는 물을 정말 자주 마셨다.
처음엔 보리차물을
다음엔 보리차에 옥수수를 감미하여.
간혹 옥수수차만을.
혈압진단을 받고 나서 결명자로 바꾸었다. 정수기가 나온 지도 꽤 되었지만 우리는 정수기를 구입하지 않았다. 또한 전자레인지도 평생 구입하지 않았었다.
항상 물을 끓여서 먹었다. 생수도 사지 않았다. 수돗물을 보리차 옥수수차로 마시다가 드디어 결명자로 바꾸고 30년은 먹었겠다.
그러다가 구수함을 넣고자 다 끓인 후에 둥굴레 티백을 넣었다 맛이 너무 좋았다.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명절엔 두 배의 양으로 끓였고, 급히 부족할 때를 대비해서 생수는 준비해 두었다.
가족들은 그 구한 결명자 차를 시원하게 잘 마시고 좋아했다.
3리터 주전자에 물을 하루에 한 번씩 끓였다. 나중에 요양보호사도 집에 오면 물 끓이기를 제일 먼저 했을 정도로.
이 주전자는 10년은 사용한 듯하다. 가스레인지에 손잡이가 녹았다. 정여사 작품이다. 바로 세워 놓아도 옆으로 쓰러질 때가 있으니, 제 모양 바듯하기가 쉽지 않았을 터이다. 한 방향으로만 녹았다는 게 신기할 따름. 아마도 허리 아파서 늘 같은 방향이었을지도 모른다 자신도 모르게 주어지는 방향이 세팅되어.
추석날 아침에, 물 한잔 마시다가, 정여사 생각을 한다. 우리가 마셨던 일상의 생명수였던 결명차 차를 마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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