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예보에 없던 소나기와 데이트]
일기 예보를 정말 자주 보는 사람이다. 아침 기상 후 일기부터 볼 때도 많다. 출근 전에 당연히 본다. 온도/비
어제 오후엔 소나기가 잠깐 예보되었지만, 내가 걷기를 하는 시간에는 구름만 있었다.
홑이불을 세탁해서 베란다에 늘고서, 씩씩하게 집을 나섰다.
한 시간가량 걷고 있는데, 할머니가 뭐라 뭐라 하시는 듯하신다. 이어폰 소리에 못 알아 들었지만, 천둥이 친다는 소리였다.
예보에 없었어!!! 하며 다시 걷다가, 공원의 운동 기구 시설에서 두 가지를 사용하는데, 천둥이 다시 친다. 그리고는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처마 밑으로 피해서 몇 분 동안 올까 가늠해 본다.
세탁해서 늘어놓은 이불이 떠올랐다. 지금 순간 이동을 한다고 해도 이불은 이미 젖었다. 그런데 순간이동은 불가하다. 다시 한번 헹구면 된다. 걱정 끝.
그렇다면, 굳이 비를 맞을 필요는 없어서 처마밑에서 맨손 체조를 좀 해본다. 시간이 안 간다 비는 계속.
문득 친구 말이 떠올랐다. 불가피하게 억수비를 맞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라고...
운동화도 아니고 등산화가 젖으면 말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뭐. 말리 주 뭐!!!
비상비닐에 작은 가방과 폰을 넣고, 손수건으로 머리를 덮고 빗 속으로 씩씩하게 전진!!! 신난다!!!
공원을 빠져나올 때쯤 비는 멎었다.
이불은
나도
흠뻑 젖지 못했다.
아깝다.
이불은 적거나 말거나 젖었으니 다시 세탁인데, 나는 흠뻑 옷이 젖도록 비를 못 맞은 것이다.
올해 장마기간에 소나기가 잦다. 한 번 정도 더 소나기를 맞을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다음 기회에!!!
'PRESENT & momen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요한 산속 의자: 소확행의 소유자 (0) | 2024.08.19 |
---|---|
여름밤 24년 8월 (0) | 2024.08.10 |
오늘의 외출 컬러는 블루 (0) | 2024.08.07 |
휴가 결산: 씨름 성공/단식 성공/방콕 성공 (2) | 2024.08.06 |
오늘의 날씨: 10년, 20년 후에 한번 음미하려고 (0) | 2024.08.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