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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보는 사람, 책 읽는 사람]
어렸을 때는 책을 많이 읽었다. 가장 감명 깊은 책이라거나 내 인생을 바꾼 책이라거나 남에게 추천할 책이라거나. 이런 특정 책은 없다. 그래서 독서를 했다는 것이 좀 거짓말 같기도 하다만.
그러다가, 인생의 전환기에 고민할 지점이 생기니 독서에 집중이 되지 않았고, 선택을 한 후엔 그 분야의 책을 읽었다.
또 그러다가, 책을 접고 동영상으로 책 대신 사고의 확장을 꾀했다. 여행도 다녔다.
다시 책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돌아왔다. 그런데 미룬다. 책을 읽지 않고, 책을 보는 것만으로 당분간 지내볼 요량이다. 책 제목만 음미하는 것이다. 가끔 목차도 본다. 그러다가 내용을 한 페이지 정도 읽을 때도 있지만, 읽는다기보다 본다고 해야겠다.
책을 토론하는 단톡방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토론할 책을 선택하고, 책 제목만 놓고, 모두가 무슨 이야기를 다룰 것 같다고 상상을 발표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책을 읽고 다시 토론하는 방식.
그렇게 토론할 그룹 있으면 참 좋겠으나, 여의치 않다. 혼자서 그렇게 해 보는 것이다. 일단 서가를 돌면서 제목만 읽고, 무슨 내용일 것이다라고 상상한 후 목차를 본다. 생뚱맞은 목차는 그 페이지로 가서 키워드를 챙긴다.
얼마간 이렇게 해 볼 요량이다. 여행에 대한 계획과 실행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However, 책을 잔뜩 주문해 놓았다. 빌려서 보기에는 애매한 책들. 그래서 소장하면서 하루 한 페이지씩만 소화할 책들이다. 진짜 하루에 한 페이지만. 차차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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