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상담의 장점: 그레이스 앤 프랭키 S1]
동성애자인 남편들에게 40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자는 이혼 통보를 받고, 놀라운 사실과 현실에 적응하려고 부단히 애쓰는 그레이스와 프랭키는 서로를 돕는다. 프랭키는 사회 부적응자를 그림 그리기로 치유하던 일을 계속하여 진행하면서 하루하루를 이겨나가는 중이고, 그레이스는 연애하는 것에 열을 올린다. 드라마 상으로 70인 여성들이고 드라마를 실제로 찍을 당시의 실제 나이는 75세를 넘긴 어르신 여배우들이다. (물론 매우 매우 젊어 보인다만)
그레이스가 새로 사귄 남자 친구는 대학 때부터 전남편과 더불어 친구였던 사이인데, 그레이스가 결혼 생활을 40년을 하는 동안, 전 세계를 여행하고 다니다가 이제 정착하려는 사람이었다. 결혼 말년에는 쇼윈도 부부로 살던 그레이스는 새로운 연애에 흡족해한다. 그러나 남자 친구가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순간, 당황하게 된다. me, too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프랭키는 그레이스에게 충고한다. 사랑한다고 답할 수 없다면, 그가 상처 받기 전에 알려줘야 하고, 그가 헤어지자고 하면 헤어져야 한다고... 그레이스는 이렇게 자상하고 다정하고 능력 있고 대화가 되는 이 남자와 헤어지면 자신은 영원히 남자를 만날 기회가 없을 것 같다고 하면서, 이 멋진 남자와 왜 헤어져야 하는지, 자기 자신을 안타까워한다.
사람은 아주 친한 친구나 배우자라고 해도, 마음속에 남겨두는 이야기가 있다. 숨기는 것이 아니라 말하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때로는 잊어버린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다만 현실을 살기에 바빠서 생각하지 않아서 묻혀 있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솔직하게 뭔가를 털어놓기에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늘 충고는 산으로 간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르는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을 하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에게 조차 털어놓기가 쉽지 않은 이야기도 많고. 심정 상황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 인간의 마음을 아는 프랭키는 그레이스에게 팁을 하나 준다. 웹 상담을 하라. 웹 상담을 하려면 스마트폰을 동영상 녹화로 해두고, 상담자에게 할 이야기를 시작하라고 한다. 그러고 나서 그 동영상을 웹 상담가에게 보내는 것. 그레이스는 이 멋진 남자에게 "나도 사랑해"를 할 수 없는 이유, 그 남자의 사랑을 수용하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고 싶어서, 스마트폰을 켜 놓고 대화를 시작한다.
내가 이 사람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말하다가 불현듯 어린 시절의 첫사랑(전남편이 아닌)이었던 남자 친구의 이름이 입에서 튀어나오면서 그때 "영혼과 몸을 감쌌던 그 무엇"이 결여되었다는 것을 바로 깨닫게 된다. 그녀는 남자 친구와 결별한다. 살아오면서 "사랑"이라는 정의를 잊어먹었던 것이다. 사랑과 현실이 타협을 했다면, 새 남자 친구를 받아들여야 했지만, 이제 결혼 생활도 해 보았고, 이혼도 해 보았고, 나이 70이 넘어서 현실과 타협하는 사랑을 왜 할 거야 하는 심정(일 것이라고 전설은 분석해 놓는다).
웹 상담은, 병원이나 상담소까지 갈 필요는 없지만, 뭔가 해결 안 되는 고민이 있을 때, 혹은 간절하지만 대면해서 상담은 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매우 유용한 상담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누구에겐가 털어놓기가 불편한 사람도 많다. 웹 상담은 병원 가는 것보다 더 성가신 IT기술에의 접근이라. 그러나 한편으로는 웹 상담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이다. 자신에게 자신을 털어놓은 순간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에게조차 털어놓지 않는 사람.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니까.
그러나 삶을 개선하고자 하면 뭐라도 하나 해야 한다.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는 일, 스마트폰을 켜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라.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플러스]
새 남자 친구가 사랑한다 고백하지 않았다면 더 오랜 기간 그들은 연애를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타이밍이 오면 본의 아니게 말할 순간이 온다. 그때, me too가 나오지 않으면 희한하게 모든 관계는 갑자기 끝난다. 왜일까? 연애의 끝은 결혼이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서로 사랑하는 것을 인정하고 기뻐하고 연애를 지속하더라도, 결혼은 또 전혀 다른 차원이 일이라는 것을 또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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