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 없는 모임 phone-free meeting: 그레이스 앤 프랭키 S1]
그레이스와 프랭키의 남편들은 둘에게 이혼을 요구한 뒤 정체성 선언을 하고 둘이서 결합한다. 각자의 아이들을 초대하여 저녁 식사를 하게 되는데, 둘이 사는 집으로 오게 하여, 직접 만든 음식을 즐기기로 한다.
거실에서 인사를 나누고 식사 테이블로 옮기면서 입구에서 종이박스를 들고 온 솔은 핸드폰을 넣으라고 한다. 모두들 핸드폰을 종이 상자에 넣고 식사와 대화를 시작한다. 대화의 내용은 무엇이면 식사는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다시 새로 생긴 가족의 첫 회합을 위하여, 대화의 내용과 모두에게 집중하고자 핸드폰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취한 조치이다. 회사나 공적인 모임에서 진행의 방해을 막고자 핸드폰을 무음으로 하라는 것은 기본 예의로 되어 있다. 그러나 사적인 자리에서 이렇게 핸드폰을 모조리 걷어가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일인가.
전설은 사적인 모임에서 한번도 핸드폰을 주인과 격리시키는 일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 직계 존비속의 모임이나, 친구들과의 모임에서도 이렇게 엄격하게 모임과 대화의 중요성을 위하여 핸드폰이 없는 회합 (fhone-free meeting)을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는 핸드폰을 끄고 대화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 누구도 핸드폰을 꺼두자고 제안한 적이 없다. 전설도 제안한 적이 없다. 핸드폰은 이제 그것 자체가 대화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그것을 보면서 대화를 하기도 하고, 대화하는 가운데 검색도 하며, 자기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한 것이 그 이유이겠지만, 가끔 성가시고 대화가 끊어질 대도 있기는 하다.
핸드폰이 없는 미팅. 해보고 싶다.
대화가 중요한 미팅. 핸드폰이 없어도 이어갈 대화의 주제가 있는 미팅. 핸드폰이 매개하는 모든 작업을 한 순간 내려 놓을 수 있는 여유. 대화 그 자체. 사람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그런 핸드폰 없는 미팅을 한번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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