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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DRAMAS & scenes

비교하는 즐거움: 사조영웅전2017 vs 의천도룡기2019

by 전설s 202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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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영웅전 2017 vs 의천도룡기 2019]

사조영웅전 2017


김용은 쓴 3편의 무협 대하소설은 사조영웅/신조협려/의천도룡기인데 모두가 드라마 시리즈물로 제작이 되었다. 넷플릭스에서 신조협려를 제공하지 않아서 보지 못했다. 30년 전에 읽은 소설들이라 완전히 새로운 기분으로 영상물을 만난다. 요즘은 책보다 영상물에 치중한다. 책을 통해 이해한 내용들이 다른 사람들의 뇌 속에는 어떻게 이해가 되었고 영상으로 나타나는 지를 즐길 시간이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 책과 영상은 또 다른 지적 즐거움의 대상이 된다.


[시대 배경] 사조영웅전은 남송 말기의 금나라의 지배가 느슨한 시기에 몽골이 세력을 확장하는 시기, 다시 말하면 원나라가 태동하는 시기가 그 배경이다. 1206년에 칭기즈칸이 몽골제국을 세웠으니 시대를 상상하면 되겠다. 반면에 의천도룡기는 원나라 말기의 실정으로 국가가 혼란한 와중에 명나라가 등장하는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명나라 주원장이 무협인의 한 분파에 속하여 잠시 등장한다. 시기로는 1368년 명의 건국 전이다. 김용의 이 세 작품은 처음에 [영웅문] 시리즈로 소개가 되었다. 역시 영웅은 난세가 만들어 낸다. 혼란한 시대적 배경이 아니라면 영웅이 탄생하기 힘들 것이고, 평화의 시기에는 영웅이라는 호칭을 주지 않는다. 석학/대가/위대한 왕. 영웅이라는 호칭은 대의를 위하여 자신을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키우고 사심 없이 일을 진행하며 리더십을 발휘하여 적절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을 일컫는다.


[주인공] 두 편의 영상에서 주인공은 단 한 사람이 아니다. 사조영웅전에서는 곽정을 중심으로, 의천도룡기에서는 장무기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지만 실제로는 공자님의 말씀(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처럼 그 영웅의 부모가 살던 시대와 인간관계부터 시작하여 한 편의 그림 같은 대하드라마가 되게 한다. 내용물에서 정작 주인공인 영웅이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지만 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그래야 긴 이야기를 우리가 길을 잃지 않고 따라갈 수 있으니 말이다.


두 사람 모두에게 그들을 가르치는 사부가 존재한다. 그러나 영웅 시리즈에서 김용이 보여주는 것은 바보도 천재도 영웅으로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조영웅에서 곽정은 결국은 깨우치지만 배움과 수련이 매우 느려서 보는 이로 속 터지게 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에 의천도룡기에서 장무이는 거의 천재다. 의학이건 무공이건 독학이 가능할 정도의 천재이다. 바보이건 천재이건 시대가 난세이고 그를 둘러싼 훌륭한 인물들이 있으면 영웅으로 탄생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에는 바보이건 천재이건 성실과 노력과 대의에 대한 가치관이 깔려 있다. 아무리 뛰어 난 인물이라도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우주는 전체를 아우르는 자에게 기회를 준다.


[삶의 종착점] 천재가 아니었던 곽정은 파란만장한 여정 속에서 무공이 인간을 유익하게 하는 데 사용할 수 없고 그 무공으로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도 지키지 못한 자책감에 무공을 폐하려고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국가와 백성을 위해 할 일이 남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무공의 용도를 깨닫고 다시 "인간 속으로" 연인과 여정을 다시 시작한다. 그러나 천재였던 장무기는 원나라의 폭정을 막는데 일조하고 명의 건국에 이바지를 한 후에 사랑하는 연인을 찾아 복잡다단한 중원을 떠나 "인간 밖으로" 여정을 연다. 그리하여 초원에서 삶을 다시 시작한다. 천재와 바보의 선택. 무엇이 옳을까, 바람직할까?


[촬영지 혹은 촬영기술] 중국 무협드라마의 백미는 첫째는 줄거리 둘째는 무술 대결의 현란함 셋째는 중국의 무한한 자연 풍광 감상 넷째는 꼼꼼한 세트장이 주는 잔잔한 시 대감각. 김용의 소설이나 그 줄거리의 방대함과 탄탄함은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더구나 역사에 관심이 있고 대하드라마의 구조를 좋아하고 무협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봐야 하는 드라마다.


무술 대결이 자주 나오는데 슬로 모션 촬영과 360도 촬영 등을 소재로 편집기술이 황홀하다. 슬로 모션으로 무술의 빠른 속도를 더 실감나게 하다니. 슬로 모션은 기의 움직임과 속도를 표현하는데 매우 적합한 것이 아닌가. 기(운)가 일으키는 파장을 넣은 편집 실력까지 합세하여 무술 대결을 보면 눈을 뗄 수가 없어진다.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볼거리가. 휘황찬란한 볼거리에 매료되고 나면 중국 무술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내공/외공/기의 순환/혈의 운행/혈도 찍기. 촬영도 그러하고 그런 무공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감동한다.


무협인은 강호에 나와서 무술 대결을 펼치고 먹고살고 인간의 삶을 이어가지만 문파가 기본적으로 유명한 산이나 특정 장소에 존재하고, 기술을 연마할 때는 산속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이들이 전쟁에 임하고자 중국 대륙을 이동할 때. 그리고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 모두 자연일 경우가 많다. 중국은 거대한 땅의 국가이고 자연 풍광의 수려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감독은 이토록 아름다운 곳을 다 찾아내었는가. 아무리 중국을 여행한다고 해도 결코 가볼 수 없는 풍광을 고스란히 담아서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과 평화를 느끼게 한다. 자연이 너무 아름답구나. 중국 자연 풍광 여행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마지막으로 세트장은 만든 것 같지 않게 자연스럽고 묘사가 탁월하다. 세트장 자체도 그러했고 세트장이 아닌 촬영지도 중국 냄새 물씬 풍기면서 화면에 드러나는 하나하나가 치밀하고 곽 차서 보는 내내 놀라움과 즐거움을 누렸다. 소설을 원본으로 하기에 감동이 뭘 할 수는 없지만 멋진 풍광이나 세트장과 촬영장 등에 쏟은 노고를 생각하면 드라마에서는 그 고생한 장면들을 길게 보여주는 욕심도 부릴 만 하지만 감상할 시간조차 주지 않을 만큼 속도를 유지한다. 늘어짐이 없다. 그래서 너무 좋은 광경은 되돌리기를 해야 했다. 쉽게 말해서 감동으로서 자신이 연출 하고 만들어 낸 촬영지에 대하여 잘난 척을 하지 않는다. 알아달라고 하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군더더기 없는 화면의 이동에 감사한다.


[무술의 변화] 사조영웅이 12세기 말에서 13세기 초. 의천도룡기가 14세기 중반. 사조영웅에서보다 150년을 뛰어넘으니 다루는 무술의 세계가 더 심화되어 있다. 무술의 역사도 150년을 헛되이 보내지 않었을 것이니, 고수들이 개발하고 더 원숙해진 무술의 세계가 펼쳐진다. 중원의 무술과 각 문파의 명맥. 세심한 사람들은 더 즐거움을 찾게 된다.


[플러스]
중국 영화의 단점은 영어가 아니라는 것이고, 장점은 중국말로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단점은 50부작이라는 시간의 압박. 가만히 보니 러닝 타임이 45분 정도이니 우리나라 미니시리즈 24부작 정도이다. 그렇다면 수용할 만하다. 그러나 사실 24부작이 주는 시간의 압박도 장난은 아니다. 다만 책을 읽으려면 5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니 복습으로는 영상물이 최고다.

의천도룡기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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