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 수 없는 인생 여정 : 의천도룡기(2019)]
총 50부 중에서 주인공이 탄생하기까지 6부를 할애한다. 중원에 사건이 있었고 선남선녀의 만남이 있었고 결혼이 있었다. 6부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10부까지 태생지에서 삶을 산다.
중국의 중원은 세상의 중심이 아니던가. 의천검과 도룡도가 있으면 중원의 무림을 제패할 수 있다는 구전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야기는 시작된다. 중국 무협드라마가 이토록 또 흡인력이 있을 줄이야.
때는 원나라 말기. 원의 실정에 반하여 중국 원주민들이 의병을 일으키는데 그 중심 역할을 정통파와 사파가 합심하여 명태조 주원장과 접점을 보이면서 그 시절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사실 김용의 영웅전 시리즈의 3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데, 읽은 지가 30년이 되어가는지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만화가게에서 만화를 그렇게 보고도 대학 졸업까지 문턱을 넘지 않는 만화가게를 김용의 영웅문 시리즈를 빌려보려고 갔었던 기억은 나는데 줄거리는... 다만.
50편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가거리가 머리를 스치는데 제일 먼저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대하드라마인 데다가 원나라 말기 명나라가 태동하는 시기의 중국 무림의 고수들이 펼치는 무예와 기개의 향연. 영웅들이 탄생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고, 등장하는 인물들의 다양함이 좀 많겠는가. 그러나 끝과 시작점만 일단 보자.
인생이 뭘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어떤 방식의 삶을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주인공 장무지의 부모는 무당파의 제자이고 천응교 교주의 딸이었다. 그들이 무림의 여러 가지 상황에 휩쓸려 결국은 무인도에 정착하게 된다. 결혼을 하고 무지를 낳고 키우면서 빙화도에서 삶을 이어간다. 마냥 행복하다. 함께 빙화도로 온 무지의 의부인 사손을 더하면 도합 4인이. 무인들이니 사냥에 무리가 없고 건강하고 빙화도의 혹한과 여름 속에서 아이에게 무예도 가르치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
그러다가 사손이 10년간의 바다 물결의 흐름을 파악하여 이 가족을 중원으로 돌아가게 한다. 그러나 중원으로 돌아오자마자 아들인 무지는 납치가 되고 그 부모는 무당산으로 갔으나 결국은 다른 무림들에 의해 자살당하게 되어 졸지에 부부는 죽고 무지는 천애고아가 된다.
세상에. 그렇게 행복하게 잘 살았는데 중원에 가서 인간들속에서 더 인간답게 살고자 갔으나 일장춘몽이 된 것이다. 빙화도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 의미 없는 구분들이 여기서는 죽음으로 내모는 원인이 되어 버린다.
인생이 이런 것일까. 왜 그들은 빙화도에서 신선같이 살면 안되었던 것일까. 왜 피비린내 나는 무림인으로 복귀를 해야 했을까. 그렇게 놓을 수 없었던 부부간의 사랑은 빙화도에 이미 충만했었는데 말이다. 사랑 이외에 그들은 무엇이 더 필요했던 것일까. 빙화도에서 4인이 이미 행복했는데 무엇을 추구하려 그곳으로 복귀를 했는가?
납치되었던 무지는 한독(냉기의 만드는 독)으로 얼마를 살지 모르는 상황에 내몰리고. 빙화도에 있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을. 그 한기로 인한 독을 제거하고 무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특수 무예를 모드 익혀 최종적으로 한독을 벗어남과 동시에 무림의 절대 고수가 된다. 절대고수로서 중원의 각파를 하나로 묶어서 원에 대항하는 의병을 이끌어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이 한 문단이 의천도룡기의 전체 내용이다. 의천검과 보룡도, 이 둘을 둘러싼 무림 각파들의 속고 속이기. 얻고자 하는 투쟁. 그리고 대의로는 원을 응징하고 결론적으로는 명의 성립을 돕게 되는 파란만장한 일대기.
무지의 부모는 중원에서 제 약할을 해내는 지위의 삶을 살다가, 빙화도에서 조용한 삶을 10년 살았다. 중원에 복귀하자마자 강요 자살.
무지는 어떨까. 빙화도에서 행복한 어린 시절. 중원에 오자마자 한독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을 시작했다가 우여곡절과 파란만장의 청년시절을 보낸다.
그러나 무지도 무림에서 자신의 역할을 마무리하고는 사랑하는 애인을 찾아 복잡한 세계인 무림을 둥지고 몽골고원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애인이랑 결혼을 하고 조용하게 남은 삶을 살 예정이라고 한다. 그들의 나이 30세 이하인데...
조용한 삶. 무인도인 빙화도/드넓은 몽골고원
북적이고 복잡한 삶. 무림에서 무림인으로 살아가기.
어떤 것이 나은 삶일까? 옳고 그름.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여정에서 마디마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일 게다. 저들은 그냥 그대로 살 수도 있었음에도 어떤 이유로 살 던 곳을 떠났다. 삶의 전환기. 선택의 문제일 것이라고 나는 일단 판단해 둔다.
[플러스]
1.
문득. 인도인의 삶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카스트 제도의 4계급제도 하에서 3계급에 속하는 일반인들(브라만:승려계급/크샤트리아:왕 무사 귀족계급/바이샤:상인 농민 평민 계급/수드라:노예 계급)은 60세인가... 자식들 출가시키고 어는 시기가 되면 가족과 사회를 떠나 홀연히 구도의 길로 가도 된다고 허락되어 있다는 이야기. 그래서 그들은 일정 시기가 되면 구도자의 길을 걷기 위해서 준비한다고 했다. 삶의 전환기 그리고 선택
2. 빙화도는 얼음의 섬이다. 그리고 화산이 있는 섬이다. 소설속 의천도룡기의 빙화도를 듣자 캄차카 반도가 떠올랐다. 꼭 가보고 싶은 얼음과 화산의 반도. 캄차카 반도를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시절이 생각난다. 버킷 리스트에 있는데 언제 떠나나? 코로나여 너부터 좀 떠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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