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로봇과 함께하는 지구 탈출: 임종]
직장인들은 연수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연 1회 혹은 상황에 따라 분기별로 교육을 이수해야 하기도 하다. 얼마 전에 들은 연수교육에서 새로운 용어를 만났다. 반려로봇이라고. 미래에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전설은 반려로봇과 지구를 탈출하게 될 듯하다.
반려동물에는 이제 모두가 익숙해지지 않았나. 전설은 반려동물에 호의적이긴 하지만 스스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지향하지 않는다. 스스로 돌보는 것도 귀찮아서 기본만 하려고 마음먹고 사는 사람이 반려 동물과 함께 사는 일이 가능할까? 돌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반려로봇과 사는 게 더 옳다는 생각을 해 본다.
독거노인과 간단한 문답을 할 수 있고, 그 독거노인을 위한 간단한 식사 정도는 준비할 수 있고, 일정 정도는 관리해주는 그런 반려로봇. 그 나이에 심오한 대화는 인간이라는 친구를 만나서 혹은 전화로 혹은 SNS로 하면 되는 것이고 시시콜콜한 대화는 반려 로봇이 충분히 할 수 있겠다.
부고가 날아들 때면 문득 생각해 본다. 혼자 임종을 맞게 되겠구나. 반려 동물에게 그 역할을 맡기고 싶지 않다. 돌볼 여력과 취향이 없어서 반려동물과 살지 않을 것이 확실하겠지만 설사 키운다 해도 반려동물이 내 임종을 지키는 것은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다.
지구를 떠나 우주로 향할 그 찰나에 꼭 누군가 있어 달라는 게 아니다. 다만 사후에 그대로의 모습으로 육체가 처리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반려로봇은 감정 없이 그 소식을 전해야 할 사람에게 전할 수 있게 될 듯하다.
미래에는 지구를 떠나는 시각에 혼자 있을 사람이 많을게다. 사람 일은 모르고 신체가 아직 건강하니 주위의 가족이나 친구를 다 보내고 오래 살 것 같기도 해서 혼자 맞을 임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사회가 1인 가구로 변하고 있고 배우자와 동시에 떠날 것도 아니고 지구는 혼자 조용히 떠나면 될 조건이 점점 성숙해져 가고 있다.
아니다. 어쩌면 영상의 발달로 반려로봇이 연결해주는 인터넷 세상에서 친구이건 가족이건 혹은 그 사회복지사이건 호흡하는 생명체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결국 반려로봇과 함께 하는 삶이 전설에게는 가장 적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요즈음이다.
난 준비가 되었다. 어쩔 건데. 반려로봇에게 마지막 말을 건네며 지구를 탈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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