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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의자/임산부석/노인석의 용도는 뭘까: 융통성 vs 원칙

by 전설s 202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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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의자/임산부석/노인석의 용도는 뭘까: 융통성 vs 원칙]

 

 

아가야, 4인석 의자를 혼자 차지하면 되겠니?  (사진은 pixbay)

 

 

공원에는 운동 기구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공원에 산책하러 왔다가 근력 운동도 하고, 아니면 운동기구 사용 자체가 목적이라 공원을 올 수도 있다. 운동 기구 주위에 의자 하나가 있다. 3인용 나무 의자이다. 이 의자의 용도는 무엇일까? 운동하다가 잠시 쉬거나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이 앉겠구나 하고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럴까?


할아버지 세 분이서 싸우고 있다. 배낭을 가져 온 분과 물통과 모자를 가자 온 분이 의자에 자신의 물건을 놓고 운동을 하고 있는데, 제3의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사람이 앉아야 할 의자에 물건을 놓았다고 노발대발하면서 배낭이 누구 거냐고 버럭 화를 내신다.


배낭 할아버지가 놀래서, 배낭을 쥐면서 느릿하게 방어할 준비을 하는 동안에, 물병과 모자를 놓아두었던 할아버지가 또 버럭 화를 내시며 먼저 방어한다.


= 아니 의자에 사람만 앉는 게 어디 있소. 아무도 없으면 물건을 놓을 수도 있지.
= 사람 앉으라고 만든 의자에 배낭이 놓이면 안되지. 사람 앉을 때가 없잖아요.
= 그럼 물병(+모자) 땅바닥에 놓으란 말이요?
= 물병은 그렇다치고 배낭은 아니잖소. 의자 옆에 걸어도 되고 땅바닥에 둬도 되고
(그래도 물병 할아버지는 계속 이해가 안된다는 얼굴로 화가 나 있고)
= (배낭 할아버지 시작) 아니 사람이 없어서 빈자리에 배낭을 놓을 수도 있지.
= 나무나 의자걸이에 걸면 되는 걸 왜 사람이 앉을자리에 배낭을 두고 그러오?


여기까지 듣다가 출근길 바빠서 돌아나온다.
 


세 분 모두 틀린 말이 아니다. 입장 차이가 있고 가치관이 다르다. 가치관이 다른 것은 다를 뿐 틀린 것은 아니다.


가장 현명한 해결책은 앉고 싶은 할아버지가 배낭을 한쪽으로 밀면서 공간을 확보하고 앉으면 된다.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부족하면 물통과 모자도 졸 밀어서 코너로 몰면 혼자서 충분히 앉을 수 있다. 융통성을 조금만 발휘하면 넘어간다. 그러면 자기 물건에 손대는 것이 거슬리는 사람이라도 적절히 수용한다. 수용 못하는 또 특이한 사람을 만나면 또 한판 아침처럼 싸워야? 한다.


맞다. 의자의 목적은 사람이 앉는 것이다. 그것이 원칙이라고 해도 공원의 의자는 원칙이 좀 느슨해도 되지 않을까? 원칙을 내세우며 싸울 필요까지 있겠냐 하는 것이다. 옆으로 밀어놓고 앉으면 만사 해결. 왜 내 물건 마음대로 만지냐 하고 따지기 시작하면 그땐 긴 대화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단, 이 때도 정말 의자는 사람만 앉는 용도뿐인가를 따져야 하는 복잡이 있다.


공원 의자의 배치 목적엔 많은 융통성이 발휘되어야 하지 않을까. 재밌는 할아버지들.
 


[플러스] 지하철의 임산부석이나 노인석은 어떨까? 이 경우는 특정 목적을 부여해 둔 의자이다.


두 부류로 나뉜다. 절대로 그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주위에 노인과 임산부가 안 보이면 슬쩍 앉을 수 있다 생각하는 사람.  그 중에서 생각만 하는 사람. 한 번쯤 실행해 본 사람.

원칙은 비워 놓는 것. 융통성은 노인과 임산부가 안 보이면 앉을 수도 있는 것. 단, 노인과 임산부가 보이면 벌떡 일어나 양보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용인한다. 다만 노인인지, 임산부인지 구별이 불가하니 낭패는 있다. 그래서 원칙주의자의 원칙이 먹힌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그 오든 경우를 바라보는 우리 마음의 평화다. 공원 의자는 융통성이 많이 발휘되어야 하고, 목적이 있는 노인석과 임산부석은 원칙이 더 발휘되어야 하겠다.우리의 평화는 어디서 오는가?


혹시 노인석이나 임산부석에 젊은 시람이나 임산부가 아니어 보이는 시람이 앉았더라도 너무 스트레스는 받지 말자는 것이다. 그날 그 사람은 밤새도록 설사를 했을지도 모르고, 생애 처음 아침에 졸도를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매우 특별한 사정이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노이이나 임산부가 보이면 그 사람 대신 내가 양보하는 우리가 되자. 여유를 가지고 노인이나 임산부뿐만 아니라 우리 일반인도 배려를 하는 마음가짐을 한 번 생각해 보는 중이다. 공원 할아버지들의 실랑이가 의자에 대한 생각. 원칙과 융통성 배려 등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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