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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DRAMAS & scenes

갇히면 안 보인다: 페이퍼 캄퍼니 다룬 시크릿 세탁소 The Laundromat

by 전설s 2021.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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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히면 안 보인다: 페이퍼 캄퍼니 다룬 시크릿 세탁소 The Laundromat]



은퇴한 지도 꽤 되어 보이는 커플들이 유람선을 타고 어디론가 관광을 가고 있는 중이다. 잘 난 척하는 커플이 옆 커플에게 말을 건다. 굳이 상대방 커플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시들은 유람선 여행에 대해 좀 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다. "갇히면 안 보인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부부와 매어있지 않는 커플의 대화가 시작된다.

= 배에서 좋은 자리를 뭐라고 부르는 지 아느냐?
= 뭔데?
= "포시"라 한다.
= 그게 뭔데?
= 옛날 영국에서 아프리카로 유람선이 떠날 때 바다에서 육지의 모습을 즐기면서 가려면 배 진행 방향의 좌측에 앉아야 하는데서 그 말이 유래되었지. (의기양양) 누가 망망대해를 보고 싶겠어. 아무것도 없는데........

(옆 커플은 톳방귀를 뀌면서)

= 아니 꼭 육지를 봐야 맛인가? 망망대해라니 얼마나 좋아. 하늘도 보고 구름도 보고 돌고래도 보고 (블라블라)

의기양양하던 커플은 의기소침이 아니라 당황하는 표정이 인다. 그들은 포시에 취해서 포시가 아닌 반대편에 앉은 사람도 충분히 즐길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유람선에 타자마자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둘러야 했다. 그러나 상대방 커플은 어디에 앉건 자유로웠다. 즐길 것은 자신들이 스스로 만들 것이었기에.


이 장면은 초기에 잠깐 나오는 것을 내가 잡은 것이다. 실제로 이 장면은 이 영화에서 별로 중요한 장면도 아니다. 그 다음 장면의 유랍선 사고로 21명이 사망한 장면도 중요한 장면이 아니다. 영화는 [페이퍼 캄퍼니]를 다룬다. 페이퍼 캄퍼니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악용 내지 활용되어지는 지를 알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테면 [돈세탁]의 과정을 두 유명한 배우가 나서서 설명하면서 그 실체를 알려준다.


화폐가 어떻게 생성이 되었는지.
신용과 화폐는 어떤 관계인지.
돈은 인생에 무엇인지.
사기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페이퍼 캄퍼니는 왜 생겨야만 했는가.
돈세탁 과정의 허술한 아이러니들.


잘 난척 하던 커플 중에 남편이 사망한다. 21명이 사망했으니 대형사고다. 선주는 보험을 들었지만 경비절감을 위해서 작은 회사의 보험에 가입을 한 모양이다. 그 작은 보험회사는 큰 보험회사와 연결되고 연결되고 연결되고. 보상과 관련하여 질문이 많았던 메릴 스티립은 도무지 그 회사의 중요한 일원과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뭔가 수상해서 신문사에 제보를 해보지만 시원찮다. 그래서 본인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주는 회사]에 취직하여 모든 자료를 빼낸 뒤에 언론에 제보하여 그 실체가 드러나게 한다.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부도덕한 일이라 처벌도 깊고 무겁지 아니하다. 페이퍼 캄퍼니를 통하여 돈세탁을 한 자들은 나름의 타격을 입지만 죽을 만큼은 아니고, 페이퍼 캄퍼니를 만들기 위한 서류 작업을 하는 회사의 대표들도 잠깐 형을 살고 나온다.


영화는 말한다. 당신 생각에 갇혀 있으면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알지 못한다. 돈이 어떻게 이 세상을 돌고 도는 지를 모른다. 탈세와 절세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를 모른다. 부자들은 왜 탈세하는가를 모른다. 아니 왜 절세에 혈안이 되어있는지를 모른다. 화폐의 탄생과 기능과 그 선과 악에 대하여 눈과 귀를 열어 놓아야 [더불어 함께 사는 좋은 세상]으로 한 걸음 더 전진할 수 있다는 것은 영화를 본 전설의 감상이고, 영화에서는 그 답이 없다. 열린 결말이라서... 다큐인 듯 영화인 듯 한 100분 투자해도 좋을 만하다.


[플러스] 중학교 역사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보릿고개를 설명하고 있었다. 끼니를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이 초근목피로 그 삶을 이어간다는 말에, 우리는 초근목피가 뭐지? 보릿고개는 보리수확이 되어야 뭘 좀 먹을 수 있는데 그 수확기간 전의 기간을 말하는 거지! 춘궁기 맞아... 먹을게 똑 덜어진 시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저 뒤에서 우리 반 친구의 목소리가 들렸었다. "아, 참 선생님, 답답해요. 쌀도 없고 보리도 수확 전이면. 아 라면이라도 끓여먹지 왜 굶고 그랬을까요 답답합니다" 우리는 그 친구가 참 답답했지만 그 와중에 생각이 그 방향으로 튀어나가는 그 친구의 신선함이 부러웠다. 라면이 있었을 정도면 보릿고개라는 말이 만들어졌겠냐고. 그러나 그 친구는 생각이 발랄했던 것이다. 발랄. 갇혀있지 않았다. 닫혀있지 않았다. 전후 사정은 어찌하였건.

오옷, 돈에 오물이 묻었다구요? 세탁이 필요하세요? 페이퍼 캄퍼니로 합법적으로 세탁해 드립니다. 웰캄!!!(사진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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