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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EUREKA/HEALTH & body

재래시장의 맛과 멋

by 전설s 2024.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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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의 맛과 멋]


저 비닐 안에 대여섯 종류의 야채가 있다.



재래시장에는 빅 마트에서와는 남다른 맛이 있다. 빅 마트에는 적당량 혹은 적정금액만큼 딱딱 포장해서 판다. 물론 재래시장에서도 한 번에 팔 만큼씩 소쿠리에 담아 놓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트보다는 여유가 있다.



요즘 야채 가게에서는 야채를 열 가지가 넘게 쏟아놓고 무게당 가격을 받는다. 100그램에 1천 원. 350그램이 나와도 3천 원이다. 야채마다 가격이 다르니 대충 고르는 종류를 보고서 적당히 봐주는 셈이다.



총 8종이었다 믈러스 파프리카와 토마토.



오늘은 늘 가던 가게에 할머니가 안 계신다. 젊은 총각같기도 한 아저씨가 판매 중.


몇 가지를 골라서 무게를 잰다. 상추와 로메인은 무게로 안 재고 소쿠리에 일정량 일정금액으로 판다. 오늘은 야채 총 8종류이다. 5가지는 무게로 함께 샀고, 상추는 한 종류를 샀다. 그런데 아저씨가 상추도 한 묶음 더 넣고, 무게로 사는 종류 중에 내가 고르지 않은 것도 한 줌 넣고, 로메인 상추까지 덤으로 넣어 준다.



ㅡ(내심 좋았지만 말이 반대로 나온다) 이렇게 많이 주시면 할머니에게 혼나지 않나요?
ㅡ(중얼중얼. 마스크 안에서 나오는 소리가 불명확)
ㅡ예?
ㅡ 내가 대빵이에요. 이 시간에 잘 없어서 그렇지...
ㅡ아. 예


대빵이라 함은 사장이라는 뜻이다. 나는 왜 할머니가 사장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 부자관계래 생각했나 보다. 젊은 사람은 왜  사장이면 안되었단 말인가? 할머니가 직원이면 왜 안 되는 것이었던가.


편중된 사고의 끝을 절감하며 미처 사과도 못 하고, 예예 응수하며 돌아서 나온다. 덤으로 많이 주만 감사하다고 올 일이지 우 무슨 불필요한 오지랖인가? 아!!! 부끄러웠지만 난들 어쩌리. 다음번에 사러 가서 만나면 사과하는 것으로 하자.



재래시장에는 대뽕 마음에 따라, 그날 기분에 따라, 마감 시간에 따라, 내일 비가 올 것인지 말 것인지에 따라, 장마가 언제 시작하느냐에 따라... 덤이 오고 간다. 물론 에누리 없는 경우가 더 많아지긴 했다만, 그래도 재래시장엔 아직 옛날의 맛이 남아 있다.


이건 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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