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김밥엔 마약이 없다: 수리남 Narcos-Saints]
주인공이 수리남에서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겪고서 드디어 집으로 돌아온다. 그 사이에 아내는 아들과 딸을 키우면서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분식집에는 (마약) 김밥을 판다. 주인공은 수리남에서 국정원과 손잡고, 한국에서 마약을 팔았고 수리남에서 다시 한국으로 마약을 밀수출하려는 마약왕을 체포하고 돌아왔다.
아하. 그런데 그 징글징글한 (마약) 김밥을 아내가 팔고 있는 설정. 나는 이 것이 감독의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각종 김밥 집에 한 잎에 혹은 두 입 정도 길이의 꼬마 김밥을 마약 김밥으로 그럴싸하게 이름 포장을 해서 팔아 온지도 꽤 되었다. 일반 김밥에서 뭔가 특수한 것을 첨가하여 소고기 김밥 햄 김밥 치즈김밥 등으로 김밥은 변장을 해 왔지만, 꼬마김밥은 칼로 쓸 필요가 없어서 더 다양한 소재의 내용물을 첨가할 수 있어서 훨씬 맛나게 할 수 있는 장접이 있다.
그런데 그 맛남을 표현할 최고의 단어를 찾은 것이 [마약 김밥]이다. 아니 온 백성이 마약 맛을 아는 것도 아닌데 이런 낭패가 있는가. 실제로 고마 김밥이 아이들이나 어른 입맛 즉 자신의 입맛에 맞았다면 그 사람은 그 황홀한 맛을 마약의 맛으로 기억할 것이 아닌가. 정말 나쁜 네이밍(명명)인 것이다.
아내의 분식 가게의 (마약) 김밥은 그 시절에 널리 표현되었을 지 몰라도, 적어도 감독은 일부러 김밥 파는 에덴 분식집을 넣지 않았을까. 마약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맛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약의 해악이 얼마나 깊은데 이렇게 맛난 김밥에 마약을 붙이게 되었을까. 그 처음 명명한 사람은 진짜 마약 맛을 알았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알았다면 그 피해도 알았을 것이니 결단코 마약김밥이라는 네이밍을 하지 않았을게다.
어쨌거나. 마약왕을 체포하고자 천신만고의 노력을 하고 돌아 온 집에서 (마약) 김밥을 파는 것은 깊은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다. 나도 안다. 붕어방에는 붕어가 없다는 것을. 또한 마약 김밥엔 마약이 없다는 것을. 그러니 네이밍이 인간의 뇌에 끼치는 해악을 염려하기에 감독은 고의로 (마약) 김밥을 넣지 않았을까. 내가 생각하는 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아내가 운영하던 에덴분식엔 김밥은 있으나 마약 김밥 메뉴는 없다. 극 전체에 흐르는 기독교 그래서 다시 보이는 에덴분식. 자연스레 김밥을 보며 마약 김밥을 연상해 보게 하는 설정.
마약 김밥/동물 모양 과자/얼굴 도시락이 주는 참을 수 없는 불편함:무의식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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