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수리남(Narcos-Saints)에 있는 것과 없는 것]
넷플릭스의 역작이다.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역작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외국의 영화나 시리즈 드라마처럼 현란하거나 치밀한 내용과 표현을 할 줄 아는 것이었다. 다만 제작비가 없어서 숨어 있었을 뿐이다. 이번에 에미상 수상에 빛나는 [오징어 게임]이 그랬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수리남]도 그러하다. 수리남은 민간인과 국정원 요원이 본의 아니게 얽혀서 수리남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마약상을 체포하는 것을 다룬 드라마이다. 수리남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살펴보자.
1. 수리남 6편의 드라마에 있는 것.
실화이다. 리얼 삶을 바탕으로 각색한 드라마이다. 드라마니까 그렇게 진행이 되지 라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다. 삶이 드라마 같다고 해야 한다. 여기엔 정말 그대로 저런 과정을 거친 사람의 일대기는 아니고 일생의 한 시기를 담았다. 그렇다. 우리 삶의 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우리 삶에서 느끼고 사고하고 다루어야 하는 모든 것을 담은 작품이다.
한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과정에 필요한 것들, 결정해야 하는 것들, 중요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결정 과정에서 우선순위가 되어야 할 것, 잊지 말아야 할 것, 잃지 말아야 할 것들을 대한 사고를 요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초기의 목적이 무엇이었기에 이렇게 진행이 되었다는 것을 보게 한다. 결론도 준다. 뻔하지만 함부로 나무랄 수 없는 결론을 준다. 왜냐? 실화 바탕이라서 그렇다. 그 과정을 보고 나면 이 결론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게 된다.
2. 수리남 6편의 드라마에 없는 것.
가르침이 없다.
다른 드라마를 보다가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바로 감독과 작가가 영상이나 과정 혹은 연기가 아니라, 배우의 대화를 통해서 시청자들을 가르치는 경우이다. 저절로 깨닫게 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대사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가르치려 하는 경우에 매우 불편해진다. 그 말이 불편해진다. 영상이나 연기는 저절로 스스로 자연스럽게 깨우침 즉 교훈이 오게 되는데, 교훈적 직접 대사는 시청자를 매우 불편하게 한다.
자신의 삶을 남에게 모범이 되고자 하는 목적으로 사는 사람이 있는가. 살다 보니 그리고 다 살아보니, 그 삶의 궤적이 다른 사람의 귀감이 될 뿐인 것이다. 수리남에서는 그 부분을 직시하고 있다. 수리남은 철저하게 팩트 fact만을 전달한다. 팩트만 전달하고 감독이나 작가의 감정을 넣지 않는다. 주인공은 자신의 삶을 독백하고 있을 뿐이다. 주인공 자체도 삶이 너무 드라마틱했으니 보고 판단해 달라고 한다. 주인공마저도 팩트만 전달하려고 애쓴다.
가르침이 없다고 해서 교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많다. 가르치는 직접성이 없으니 시청자는 자발적으로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얻어 가는 방식이다. 군더더기 없는 한 편의 드라마이다.
[여담]
수리남 = 국가 이름
수리남 = 수리하는 남자. 자동차를 수리하는 정비사인 주인공.
제목과 주인공의 직업이 그럴싸하게 겹친다. 수리남이 국가란 것을 몰랐다면 그렇지 않겠는가. 수리남이 국가인 것을 아는 나도 그런 상상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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