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여행할 때 중의할 점: 실크로드 중국령 여행 후유증]
중국의 실크로드 여행에서는 사막 지방을 많이 전전했던 듯하다. 장안을 출발하여 로마까지 갔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만은 이론적으로는 그리고 영상으로는 그것을 수행하였으나 실제 여행에서는 그 긴 여정의 한 부분만 가게 되었다. 시안(장안)에서 출발은 했고 로마도 가보았지만 쭈욱 연결하여 진행된 것은 아니다. 로마는 따로 갔을 뿐. 여하한 시작지와 종착지를 다녀온 것은 확실하다.
실크로드는 초원길 오아시스길 그리고 바닷길이 있었는데, 전설은 오아시스길을 지나갔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막을 만났겠는가. 그 옛날처럼 낙타타고 긴긴시간을 지나간 것은 아니고, 명사산 월아천으로 갈 때 잠시 양봉 낙타를 탔고 나머지는 여행버스와 국내선을 이용하여 움직였다. 그 긴 길을 그 짧은 시간에 전형적인 곳만 맛보고 온 셈.
사막은 몹씨 건조했다. 목적지 앞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지만 내려서 원 목적지까지는 사막을 정면으로 만나야 한다.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다가 내려서 탐방을 하게 되는데, 가이드는 계속 생수를 마시라고 권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처럼 습도가 높아서 땀을 많이 흘린 느낌이 나면 억지로라도 마셔지지만, 가이드가 말하는 만큼 마셔지지가 않았다. 에어컨이 있던 버스를 나서면 그 때부터는 사막의 열기를 온 몸으로 받아내어야 한다. 그렇게 온도가 높으면 분명히 땀이 나야 하는데 이 땀이 몸으로 배출됨과 동시에 증발해버리니 땀을 흘렸는지, 내 몸에서 수분이 얼마나 빠져 나갔는지를 실감하지를 못하는 것이다.
습식 사우나와 건식 사우나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차이를 좀 실감할 수도 있겠다. 습식에서는 조금만 있어도 땀이 나기 시작하고 금방 땀의 흐름을 느끼지만 건식사우나는 땀이 바로 마르기에 아주 조금만 느낄 수 있다. 그 차이가 극대화 되어 있는 곳이 사막이라는 곳이다.
실크로드에서는 잘 견뎠는데 귀국을 해서 하루밤 자고 났더나 현기증과 메쓱거림이 괴로웠다. 현기증이 나기에 여러 정황상 의심스러워 바로 집 근처 로컬의원에 갔더니 링거를 쏘아주었다. 가이드의 말처럼 물만 잘 마셨어도 별일이 없었을텐데. 때로는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떤 상황이건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라 우리는 오판을 한다. 전설 역시도 오판을 했다. 그러나 전혀 새로운 장소를 여행할 때는 가이드의 한마디 한마디가 목숨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다. 조심하자. 가이드가 물을 많이 먹어라하면 많이 먹는게 맞다.
[플러스]
여름 휴가로 6박8일 제주도를 걸어서 반 바퀴 돈 적이 있었다. 그 때는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의 아침부터 저녁까지 걸었기에 몸에 수분이 남아 나질 못했다. 물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고 준비물에는 식염포도당이 있었다. 개인이 가져 온 사람도 있었고, 오전과 오후에 두어시간 걷고 나면 소금정제통이 한바퀴 돌았다. 소금보충을 하라는 것이었고, 물은 각자 들고 다니면서 먹었다.
한번 당한 적이 있어서 제주도 걷기 때에는 소금과 물을 정말 열심히 챙겨 먹었다. 그리고 수박 맛을 잊을 수가 없네. 시원하게 냉장고에 있지 않아도 땀으로 수분을 배출한 몸은 수박을 매우 반겼다.
사막과 제주는 완전히 다른 조건이다. 사막에서는 건조하기에 당신의 땀의 존재를 알 수가 없다. 제주의 공기는 습하니 땀이 느껴진다. 저절로 물을 먹게 되긴 하지만, 소금또한 반드시 챙겨 먹어야 한다. 수박을 이유없이 주는 것이 아니니 그또한 감사히 먹을 일이다.
사막은 이집트에서도 있었고, 인도에서도 있었고, 이스라엘과 요르단에서도 있었지만, 중국 실크로드만큼 실감나지는 않았다. 어쩌면 중국 실크로드의 사막이 생전 처음 만나는 사막이라 더 그런지도 몰랐다는 생각은 들지만,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길은 이름만 오아시스길은 아니었다. 오아시스가 얼마나 절실 했는지가 처철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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