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을 행하는 목적이 사랑이라는 미스터리: Gotham]
왜 인간은 선행을 할까.
왜 인간은 악행을 할까.
거대한 담론인 성악설과 성선설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일상 속에서 우리는 왜 선행을 할까. 왜 악행을 할까.
악을 행하는 자의 목적이 자신의 이익을 구하는 것이라고 해두면 참 편리하겠다. 자세히 보면, 그 자신의 이익이라는 것이 현대에는 많은 경우에 money 혹은 권력의 쟁취를 의미하지만, 고전적으로는 희한하게도 타인에 대한 사랑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를 위협하거나 해를 가한 경우에,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악을 행한다. 처음에는 보호하기 위해서 다음에는 복수하기 위해서 악은 매우, 심하게 정당화된다.
자신의 개인을 위한 이기적인 행위가 아니라 타인(비록 가족일지라도)을 위한 사랑이 그 악에게 정당성을 부여한다. 이기심이 아니라 이타심이 악행의 이유가 되어있다. 참으로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의 만남이 아닌가. 이타심과 악행이라니.
Gotham에서의 악당들이 그예이다. 대표적인 악당인 펭귄은 어머니를 죽인 자를 대상으로 집요한 불법적으로 악을 펼치는 자이다. 자신의 부모 혹은 자신의 배우자나 자녀에게 해를 끼치면 끝까지 복수를 행하는 것은 동서양이 이렇게 똑같을 줄이야. 중국의 무협 영웅을 다른 의천도룡기나 사조영웅전에서도 무림인들은 대의를 위해 움직이지만 개인적인 삶으로 들어가면 가족을 중시하고 그들을 위한 복수는 모두가 용인한다. Gotham에서도 복수는 용인된다. 물론 일반인들은 아니고 조기 폭력배를 움직이고 지하세계를 지배하는 자들의 경우이다. 그것이 그들의 법이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행해지는 악은 이렇게 정당화 되어도 되는 것인가? 눈에는 눈, 귀에는 귀. 죽음에는 죽음. 지하세계에서는 그리고 무림에서는 용인된다. 그러나 지상의 세계에서는 용인되지 않는다. 나를 제외한 타인의 신체에 대한 상해는 법률로 벌을 받게 되어있다. 그래서 현대는 그리고 지상의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타심에 의한 악행일지라도 그 행위에 대해 벌을 받는다.
Gotham에서 악행의 근저엔 가족에의 사랑을, 심플하게 복수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도시를 바로 세우겠다는 정의로 포장을 하고 행해진다. 다만 드라마에서도 현실세계에서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지상으로 끌어올린 그들의 인간적인, 법률적인 범죄를 소위 말하는 "법"으로 단죄를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있을 것이다. 지하세계의 권력이 지상세계를 뒤에서 움직이고 있기에 그러하다.
악을 행하는 목적이 이타심이나 사랑에서 출발을 했다니 인간 마음의 미스테리가 느껴진다. 이 미스터리는 경험을 축적하여 이제 권력 쟁취로 나아간다. 이미 돈은 번 상태이고 다음은 권력에의 의지가 발생하게 되니 그 시작점이 사랑이라는 것. 이타심에 의한 악행이라는 것들이 신기하기만 한 것이다. 미스터리다. 사랑이 권력의지를 낳다니.
사랑이 권력의지를 낳게 되는 그 진행 과정과, 쟁취한 권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는, 그 개인의 성장에 가족과 사회와 국가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따라 달라질 게다. 불의와 악이 범람하면 그것에 물든 사고의 소유자가 탄생이 될 것이고, 정의가 불을 뿜는 시절에는 정의로운 자가 등장할 것이다. 보통은 그러하고, 세계사적으로는 "위대한 개인"의 탄생으로 악에게 밀렸던 선이 회복되기도 하니 이 또한 미스터리가 아닌가.
사랑.
아름다운 감정이다. 자신의 목숨까지 던질 수 있으니.
가족.
아련한 그리움이다. 자신에게 정체성을 주었으니.
사랑과 가족.
그 둘은 한 인간에게 자존감을 주는 매우 중요한 장치였으니, 모든 인간사의 근저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인가.
그러나 그 것이 악행에 정당성까지 부여하고 말았으니 미스터리다.
[플러스]
악행의 정의가 뭘까. 정의로운 악행은 없는 것인가. 모든 악행은 다 불의한가? 다 부정의 한가? 정당방위는 무엇의 예가 되는 것일까? 다만 악행이 선한 목적(복수)으로 시작되었을지라도 일단 행하고 나면 물들고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 여기서 인간의 불행이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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