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이성의 조각은 코끼리를 선물한다: 엉터리 언론의 함정으로부터의 자유]
대한민국의 언론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들을 사람들은 "기레기"라고 부른다. 기자 쓰레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사회현상을 정확히 취재해서 적확한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기자의 본분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엉터리 보도로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는 자들을 멸칭하여 부르는 용어로 보인다. 기자가 선한 의도도 알려도 부작용이 생기는데 악의를 가지고 만드는 뉴스는 그 해악이 더욱 악독하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위험하다고 오보를 하는 통에 소위 말하는 "노쇼 백신"이 아까워서 신청을 하려고 보니 백신이 동이 나고 없다. 75세인가 이상의 나이에서는 예약시간을 지정을 해 주어서 "잔여 백신"이 좀 있었을 것이다. 접종하겠다고 동의는 하였으나 자발적으로 예약을 하지 않아서 그러했다. 그런데 60세 이상은 예약을 받아서 하니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잔여백신"이 발생하지 않는다. 소량 발생하는 "잔여백신"은 순식간에 없어진다. 지금부터는 "잔여백신"이 이슈가 아니라 "예약률"이 이슈가 되지 싶다. 예약은 접종받을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하니 잔여백신 적을 수밖에 없다.
이런 국가적인 일에는 언론도 나름 협조하는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적확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하는데, 뉴스꺼리에만 혈안이 되어 참으로 아쉽다. 언론이 제공하는 화면(frame)의 위험성을 늘 기억하고는 있으나 중차대한 언론의 기능을 망각하고 있는 시절은 너무 안타깝다.
유학 시절에만 하여도 뉴스 보도에 나름 호의적이었다. 기레기라는 용어는 생겨나지도 않았고 언론이 크게 신임받고 있지는 않았으나 지금처럼 쓰레기이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숙사의 한 친구 방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방을 허했던 그 친구가 뉴스를 보면서 길길이 화를 내는 것이었다. 소비에트 연방에 속했다가 독립한 국가에 온 친구였는데 CNN에서 그때 보도하던 자기 나라에 대한 뉴스를 보더니 오보라고 강력한 비판을 하는 것이었다. CNN이 오보를 낸다고 이렇게 화를 낼 만큼 국제적 뉴스 서비스도 엉망인가 싶어서 당황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친구의 주장처럼 뉴스에 등장하는 한 컷의 화면이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다. 정확하게 취재를 하고 보도한다고 해도 빙산의 일각만을 알려줄 수 밖에 없는데, 그 일각마저 빙산의 일각이 아니라 기자가 상상한 인공의 빙산이라면 그 뉴스를 보는 인류의 폐해가 얼마나 극심하겠는가.
뉴스가 코끼리를 다 보여주면 좋겠다. 그리고나서 "이 것이 코끼리 라는 것입니다"라고 했으면 좋겠다. 시간과 인간 인식 능력의 한계로 코끼리를 다 보여줄 수 없다면, 다리만 보여주면서 코끼리를 상상하라고 할 때도 진짜 코끼리 다리를 보여주면 좋겠다. 그런데 왜 기자 여러분들이 상상해 낸 "그것"으로 코끼리를 상상하라고 하는가.
뉴스의 함정을 깨달은 사람들이 각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언론을 믿지 않고 직접 확인하고 검증하는 사람들. 그리고 생산 검증한 뉴스를 나르는 사람들의 등장. social network service (SNS)를 누비는 사람들이다. 나르기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생산된 것을 검증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른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작은 것들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코끼리"를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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