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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HERstory 우리 정여사

TV는 바보 상자가 아니다: 세상을 만나는 보물 상자

by 전설s 2021.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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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바보 상자가 아니다: 세상을 만나는 보물 상자]

출처 pixabay



당신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엄마죠.


엄마는 어떤 사람이라고 한마디로 할 수 있을까요?
살아있는 부처라고 하면 될 겁니다.


자식 셋이 똑같이 인정하는 부분이다. 정여사의 통찰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러면 사회 생활에서의 정여사는 어떨까? 유사한 듯하다. 직장을 다니실 시절에도 회사에 여자 직원들도 제법 있었는데 여자동료들끼리 말다툼이나 문제가 생기면 해결사는 우리 정여사였다. 파트너로 함께 일하지 못하겠다하면 정여사는 자신이 함께 데리고 일을 해서 만회도 해주고, 직장의 음주가무의 순간이 왔을 때도 술과 안주의 배분이나 회식의 시간을 적당히 끊고 늘리고 하는 등의 일도 했다. 일정하고 균등하고 분배하고 남으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1잔을 더 권하고. 아예 술을 마시지 못한다 하면 그에 상응하는 다른 음료도 배려하는.


자식뿐만 아니라 남편에게도 느긋했다. 정여사와 부딪혀서 마음이 불편한 사람은 거의 본인이 잘못 생각하는 것이라고 하면 맞을 것이었다. 항상 현명했다. 대부분은 정여사 말마따나 인생을 길고 깊게 산 경험치로 부터 나온 통찰이었고 혜안이었다. 물론 타고난 성품도 한 몫은 했으리라.


60대에 사회생활 마무리하시고, 그 이후엔 동네 친구들과 교제하셨다. 이사로 친구들과 헤어지고. 허리불편하여 집안에서 계시고나서부터는 도무지 삶이 재미가 없어실 듯하고 심심하고 하루하루 변화가 없어서 암담할 듯하여 어는 날 여쭈어 보았다.


= 정여사님. 하루종일 심심하지 않으십니까?
= TV가 있잖아
= 그래도 심심하지. 내가 더 많이 놀아 드려야 하는데 씰데없이 바빠서...
= (TV옆 DVD/USB 플레이어를 가르키며) 음악도 있잖아.
= 그래도 심심하지...
= (버럭) 아니 너는 그러면 컴푸터로 매일 뭘하면서....심심하나? 아니 너는 책을 보면 안 심심하나?


그러면서 조근조근 설명하신다.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며 놀던 시절에 그런 친구들이 있었단다. 삶이 너무 재미없다고. TV도 재미없고 집에서 할 일도 별로 없고.... 그래서 답답해서 집에서 뛰쳐나와야만 살것 같다고...그러나 정여사의 생각은 달랐다. 정여사는 친구와의 수다도 재미있지만 TV가 주는 즐거움도 솔솔하다.

띵?

출처 pixabay


우리가 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르는 이유는 수동적 주입이 뇌를 활성화시키기보다는 한 통로만 활성화시키고, 그 통로외의 영역은 자고 있을 뿐만아니라 활용할 시간마저 빼앗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황성화시킨다는 그 뇌의 길도 의식이 없으면 비생산적인 활성화를 보여줄 뿐이게 되는 것이다.


장여사는 TV를 보는 이유가 달랐다. 집에 사람이 없고 소리는 있어야해서 켜놓고 재미없어 하는 할머니가 아니었다. 정여사는 생각을 하면서 비판을 하면서 TV를 본다. 한국드라마를 보면서 한글을 깨치는 외국인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우리도 외국어 공부할 때 그 언어의 영화나 드라마를 활용하지 않는가. 정여사는 TV를 통해서 영어 알파벳을 깨쳤고, 트로트를 통해 에스라인 브이라인 알러뷰 유럽미 들을 깨친 분이다.


또한 드라마를 통해서는 그녀가 삶에서 체득한 지혜를 더 깊게 갈고 닦지 않았을까 싶다. 방속국에 전화 좀 넣어라 하는 적도 많았다. KBS1 에서 8시반에 하는 일일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내용은 모든 가족이 보는 이 시간의 주제나 표현방식이 나빠. 교육적이지 않아. 주말드라마나 심야에 하는 것도 아니고" 하면서. 한마디로 비판의식이 투철했다.


그리고 매시간마다 뉴스를 보니, 저녁 식사쯤에는 뉴스에서 본 저 뉴스의 배경을 설명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여사의 기억이 흐려질 때쯤에는 일부러 "오늘 뉴스가 뭐냐?"로 대화를 시작하기도 한 배경이 이런 것이다. 설명을 듣고는 그 뉴스를 다시 이해한다. 정여사에게는 TV는 배움의 교실이고 새로움으로 가는 창이다.


TV는 우리 정여사에게는 바보상자가 아니라 보물상자라는 말이다. 한 쪽 벽을 가득 채우는 화면 크기도 매우 중요하다. 고화질의 화면 가득히 [동물의 왕국]을 보라. 웅장한 자연 풍광 에쁜 꽃, 슈돌의 귀여운 아이들의 솜털까지. 넓은 화면은 세상의 모든 이슈를 정여사에게 물어 다 준다. 급하면 물어볼 전설도 부르면 달려 올 거리에 있고.


인간이 발명한 세상의 모든 물건과 과학과 기술은 어떻게 사용하고 활용하는가에 따라 진가가 달라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정여사의 보물상자는....사진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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