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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EKA/HEALTH & body

아주 건방진 편견 : 나는 비장애인이다

by 전설s 2021.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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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건방진 편견: 나는 비장애인이다]

 

당신은 세상을 파악하기 위해 몇가지 선글라스를 준비하셨나요? 많을수록 좋은데...(사진은 pixabay)

 

대학을 가기 전에 학교에서 직접적으로 장애인 친구를 만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대학을 가니 소아마비 친구들이 보였다. 선배 학년과 후배 학년에도 있었다. 역시 대학은 중고등학교와 달리 폭넓은 집단이 모인 것이었다. 

 

 

어느 날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소아마비인 친구들에게 잘 도와주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 생각이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하는 것은 생활하면서 드러났다.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매우 건방진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았다. 

 

 

장애가 있는 친구들은,

신체에 장애가 있을 것이라는 편견.

마음도 약할지도 모른다는 측은지심. 

 

 

그 친구들은 마음이 하나도 약하지 않았다. 어쩌면 비장애인인 나보다 훨씬 강인했다. 살아오면서 나보다 훨씬 눈에 띄고 사람들의 시선을 극복했을 그 친구들이 강인하지 않을 리가 없는데 그렇게 착각한 것이다. 한 번도 장애인 친구들 사귀어 보지도 않았으면서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장애인 친구들은 하나도 약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인하다. 지금은 장애인이라는 말조차 사용하기가 애매하다. 하나도 장애가 없어서 그렇다. 의미없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기에 신체가 장애우처럼 보여도 생활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서 나는 오히려 그 편견을 바꾸는 노력을 해야 했다. 선배 중 1명은 등산도 나보다 잘하고 도무지 장애인의 불편함이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편견은 대학 시절에 교정이 되었다. 

 

 

그런데 실제로 정신은 강인하나 몸은 균형적인 측면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었다. 선배의 경우에는, 보기에는 신체가 우리와 달라 보여도 기능상으로 체력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아니 매우 건강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었다. 그런 경우엔 균형을 잡게 배려해 주면 되는 것이다. 천천히 가주고, 불편할 것들은 미리 없애 주면 된다. 그것도 보이는 만큼만 행해지기 때문에 관심이 없으면 배려도 못한다는 게 맹점이긴 했다. 

 

 

보이는 모습이 장애의 모습이라고 미리 판단해서는 안된다. 삶의 모습이 다양하듯이 신체 구조도 좀 다양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현대는 정신적인 장애를 보이는 사람들의 점점 늘어간다. 그들도 환자이다. 그런데 고질적으로 치유가 되지 않으면 그들도 장애우인가? 그건 아니라는 것이다. 신체 건 정신이건 질병을 가지고 있을 뿐인 것이다. 심지어 신체의 장애는 질병에도 속할 수 없다.  

 

 

정신세계가 옛날보다 다양해지고 풍부해졌다. 이제까지의 이야기가 신체의 다양함을 말했다면, 정신의 영역의 다양함도 수용해야 하는 세월이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더욱 모르는 정신 질환의 환자들의 세계. 

 

 

소아마비 친구들로부터 장애를 연상하는 일은 대학 이후에 벌써 잊었다. 그런데 직업에서 지체 발달 장애우를 만나게 되었는데, 성의를 다해서 정상인 대우를 했다. 그들은 확실히 배려가 필요하였다. 정상인으로 정당하게 응대를 하면 주눅 들지 않고 대화에 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해도도 훨씬 높다. 물론 인내를 가지고 그들의 입장에서 대화를 해야 하는 섬세함이 필요하지만 그들의 눈높이로 다가가면 자긍심을 유지한 채로 대화할 수 있다. 

 

 

나는 비장애인이다. 

그래서 뭐 어쩌라구?

나는 장애인이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인간이 가진, 표출하는 모든 종류의 다양성에 마음을 열어 두기로 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미래에도 더욱 실천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성소수자부터 시작해서 모든 면을.

  

 

각자 스스로 자존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상대는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 존중해주면 저런 분류가 의미가 있겠는가. 나아가서 여유가 되면 남들 배려하는 마음을 적절히 실천하면서 살면 분류는 의미 없다. 장애도 의미없다. 너도 나도 태어난 김에 오지게 재밌게 살아야 하는 운명을 태어난 똑같은 사람인 것이다. 

자!!!!! 무슨 색으로 세상을 보시겠습니까? 멀쩡한 세상을 우린 다른 빛깔로 한번 이해해 봅시다. (사진은 pixabay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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