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하는 사람의 쇼핑 대화: 치즈/아몬드/삼겹살/맥주]
1.
크림 치즈를 사랑한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는 플레인과 딸기맛이 나온다. 다른 맛은 아직 보지를 못했다. 200 gram 짜리가 두 개씩 포장이 되어 있다. 2세트를 산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1개를 주말에 특식으로 먹었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서너 개를 먹는다. 가끔 디스카운트 중일 때가 있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운이 좋으면 세일가에 산다.
오늘도 크림 치즈 산다고 휘파람 불며 가니 딸기맛만 디스카운트를 하고 있다.
= 안타깝다. 플레인은 왜 세일 안 하나요? 딸기맛만 하네요.
= 딸기맛이 더 맛나요. 오늘은 딸기맛 사세요...
= 탄수화물 양이 많았었던 것 같은데, 한번 볼까요? (플레인은 100그램당 탄수화물 5그램/딸기맛은 탄수화물 10그램). 역시, 탄수화물이 더블로 들어있네요...
= 아니, 두 배로 들어있어봤자지요. 빵에 도대체 얼마나 발라 먹길래 그런 걸 신경 써요?
= 그렇죠... 제가 빵에 발라 먹지를 않고 크림치즈 200 gram을 통째로 한 번에 먹어서..
= (온몸을 아래 위로 훑어보며) 아니 왜요????@@@@@
치즈와 비교하자면, 크림치즈엔 단백질량과 탄수화물량은 비슷하게 들어있고 일반 치즈의 1/4 가량씩 함유되어 있다. 지방은 일반 치즈보다 두 배 이상으로 함유되어 있다. 그것이 그 판촉 하는 분이 나를 아래 위로 훑어보는 이유다.
2.
아몬드를 사랑한다.
저탄고지 초기에는 아몬드와 호두를 반반 적당량 먹었다. 영양 비율은 호두가 아몬드보다 더 유리하다. 지방 함량은 유사한데 탄수화물 함량이 아몬드가 더 높다. 반면에 호두는 맛이 싱겁지만 아몬드는 고소함이 살아 있다. 더구나 갓 구운 따스함이 남아있는 아몬드의 고소함이란...
동네에 아는 분이 재래시장에서 아몬드를 판매하신다.
= 아몬드 좀 주세요.
= 얼마나?
= 자꾸 많이 먹어서 많이 사가기가.....
= 아이고, 방송에서는 하루에 10알쯤 먹어라 하는데, 스무 알도 괜찮아요.
= 아!... 그... 것... 이....
= 왜요?
= 제가 한 번에 한 500그램까지 먹어버려서. (500그램이면 500알 정도 된다. 그녀가 말하는 20알의 25배이다).
= 예에? 아니 왜요?@@@@.......................... 딴 건 아무것도 안 먹겠지.
= 요즘은 100알 이상은 안 먹으려 해요. 1킬로만 주세요.
아몬드 100알은 크림치즈 200그램 1통을 먹는 것과 유사한 칼로리와 영양성분을 가진다. 물론 세세한 영양소는 당연히 아몬드가 우세하다. 한꺼번에 30-50알 정도는 속이 편한데, 그 이상은 속이 부대낌이 느껴져서 줄여서 먹는 중. 가끔 구매를 안 하기도 한다. 있는 데 안 먹는다는 것은 인간적이지 않아서. 아예 없게...
3.
삼겹살을 사랑한다.
정여사가 질기다고 하셔서 질기지 않게 요리하는 법을 연구해야 한다. 치아가 약해지는데 고기가 질기면 곤란.
= 삼겹살 좀 주세요
= 얼마나?
= 1킬로
= 지방 많은 부위로 주세요
= 엥?
= 지방 많은 부분이 특별히 있으면 그쪽으로 주세요.
= 아니 왜요?@@@ (또 정육점 판매원이 아래 위로 훑어본다)
= 이왕에 비계 있으면 그것도 좀 주세요.
= 어디에 사용하는 공?
= 아! 연구할 게 좀 있어서요. ㅎㅎ
몇 번을 그렇게 했더니 이제 내 얼굴만 보면 냉동고로 다시 간다. 지방 많은 삼겹살 찾으러.
저탄고지를 하는 사람은 이것 저것 생각하기 싫으면 삼겹살 100-150그램을 한끼에 먹으면 단백질과 지방을 환상적인 비율로 섭취할 수 있다. 단 요리시에 나오는 지방을 다 먹어야 한다.
4.
시원한 맥주를 사랑한다.
저탄고지 식단을 하는 사람에게 권장되는 술은 양주이다. 그 다음이 소주. 곡주와 과주는 탄수화물 함량이 많다. 위스키나 소주는 증류주라 독하지만 굳이 먹고 싶다면.
맥주와 와인 그리고 막걸리는 권장하지 않는다.
권장하지 않는다고 먹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저탄고지 식단이 아니라 일반 식단으로 생활하는 사람도 이따금 지방질 듬뿍 든 고기를 과식하지 않는가. 그런 일탈은 저탄고지를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질병을 고치기 위해서 엄격한 저탄고지나 무탄고지를 고수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시원한 맥주"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단 너무 자주하는 일탈은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친구들과 하는 시원한 한 잔은 엔돌핀과 도파민이 쏟아나게 한다.
= 나 시원한 맥주 마실꺼얌!!
= 맥주 마셔도 돼?
= 아니 왜? (내가 빵 놀라며)
= 저탄고지중이라면서...
= 근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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