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 배낭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
이 견해는 나만의 오해일 수도 있다. 그리고 너무 일반화한 견해이기도 하다.
혼자서 여행하다 보니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 항공권이나 숙박권은 여행사에 일임하고, 여행지의 일정은 스스로 짜는 형식을 주로 이용하게 되었다. 외국에서는 거의 이 방법이 일반화되어 있었는데 귀국해서 살펴보니 우리나라도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다.
여행사에서 모두 짠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위의 경우는 배낭여행의 기분을 누릴 수 있다. 목적지에만 데려다주는 형식이니 자유롭게 스스로 프로그램을 짜면 된다.
제일 처음했던 배낭여행은 진자 생짜로 프로그램을 짰다. 유럽에 머물 때였는데 방학을 이용하여 한국에 있는 친구를 불러서 31일간 유럽 배낭여행을 했다. 도서관에서 지도를 펼쳐 놓고 31일간의 기차를 이용한 동선을 그렸다. 가끔 기차에서 숙박도 가능하고 이용하기도 해야 하니 움직이는 시간도 고려하고.
나라 간 이동 경로/숙박/여행지 선정/여행지에서의 동선/ 등과 먹거리 볼거리에 대하여 친구는 친구 나름으로 나는 나 나름으로 도서관에서 조사를 해서 출발을 했었다.
그러니 배낭여행은 계획할 것이 많고 조사할 것이 많아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것부터가 여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지만 현실의 삶이 녹녹지 않고 "시간은 바로 황금"이라서 그 옛날 유럽 배낭여행을 할 때처럼 시간을 쓸 수가 없어 돈을 써야 하는 상황이 왔다. 돈을 쓰는 것이 바로 이동과 숙박을 외주 주는 것. 볼거리는 양보할 수 없다. 그래서 이동과 숙박은 외주를 주고 볼거리 먹거리 소일거리 목적지에서의 여행지선정 동선 등은 스스로 하는 형식의 여행을 선호하게 된다.
처음 리얼 배낭여행을 할 때 나름 파악을 했던 [배낭여행자들]의 유형이 있었는데, 오늘 여행 팟캐스터를 듣다 보니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런 경향이 있는 듯하다. 20년간 변한 게 없단 말인가.
배낭여행객이 모이는 숙소에서 혼자 온 친구들을 만난다. 물론 새파랗게 젊은 친구들이다. 배낭여행객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 혼자다. 동행이 없다. 외국인들의 경우는 체크하기가 힘들고 한국인들은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알게 된 사실.
배낭여행을 온 젊은 친구들은 대부분 서울 경기지역에서 오지 않았다. 대부분 지방도시에서 왔거나, 지방도시에서 서울 경기로 유학을 온 친구들이다. 그래서 편안하게 경상도 말 전라도말 충청도 말 들이 오고 갔는데 경상도 말이 많았다고 기억한다. 그런데 오늘 팟캐스터에 초정된 여행가는 최근에 다녀왔음에도 배낭여행자의 천국에서 만난 한국 배낭여행자들은 경상도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서울 경기에 있는 대학생들은 (주로 배낭여행객이 대학생이라 치면) 집을 떠나서 살아 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이유였다. 집을 떠나서 혼자서 자신의 삶을, 시간을 꾸려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의 울타리 속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배낭여행이라는 자급자족과 자기 결정이 많은 여행을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개인차가 있다. 서울에서 자라도 그럴 수 있는 학생이 있고, 지방에서 유학 온 친구들도 자급자족에 자립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있다. 그래서 일반화의 오류가 있다고 처음 문장에서 밝혔다. 서울로 유학가지 않은 지방 친구중에도 배낭여행을 오는 이들도 있다. 고향을 박차고 서울로 유학을 가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던 불만 등을 표출할 만한 배짱이 있는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20년이 지나도 그런 경향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자급자족/자립심/자기졀정을 아직 우리 사회는 가르치지 못하였을까? 아니면 내가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까. 그들도 나처럼 시간이 없고 바쁜가?
[플러스]
배낭여행을 꿈도 못 꾸는 젊은이들에게는 이 글이 미안하오. 실행은 못하더라도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니 꿈은 꾸라고 조언하고 싶소. 꿈을 쫓는 즐거움도 있고, 서울 안 가본 사람이 서울을 더 잘 알기도 하오.
전설/여행/배낭여행/여행방법/지방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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