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전에 결혼하세요]
오늘이 지나면 23살 막내만 남았다.
= 이왕 양보하는 것이니 23살 너마저 먼저 결혼하거라.
= (뒷줄의 동료들이 강력 항의하면서) 양보하지 마세요. 먼저 하세요.
= 그런가. 나는 아직 철이 덜 들어서 한 10년은 더 있어야겠는데. 배우자를 품을라 하면.
= 저 친구는 이제 23살이에요. 먼저 하세요. 품어 줄 사람을 찾아요. 품을라 하지 말고.
= 아니 그런 방법이 있었나?@@@
= 다 필요없고 환갑 전에 한다고 계획을 세우세요. 23살짜리에게 양보할 생각 말고. 결혼식에 좀 가 봅시다.
애초에 나는 왜 결혼을 하지 못하였는가. 결혼을 못한 이유를 댈 때마다 판판이 깨졌다. 결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나와 달랐다.
철이 더 들어서 / 가서 철 드세요.
아이는 누가 키워/ 낳으면 다 방법이 생겨요.
집안 일 자신 없는데/ 혼자 살아도 집안일은 해야 해요.
배우자를 외롭게 하겠는데/배우자가 전설님을 행복하게 해 줄 거예요
철 들어서 결혼하겠다는 말은 씨가 먹히지를 않고 패배를 한다. 그러면 "환갑 전에 간다"는 목표를 한번 세워봐야 하나. 아직 시간이 있으니 부지런히 철 먹고.
옛날 친한 후배가 결혼을 하는데 한마디만 해 주고 싶었다. 해 달라고도 했다. 편지로 적어 준 기억이 난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래와 같은 내용의 글이다.
1. 배우자가 정말 좋은 이유를 하나 적어둬라. 내가 자 사람을 택한 이유를 딱 하나만 적어둬라. 행복하길 바라지만 불화가 일어날 때, 그 이유가 아직 지켜지고 있으면, 가능하면 용서하라.
2. 배우자와 결혼은 하지만, 정말 동의 못하고 공감 못하는 것이 있으면 한 가지만 정해라. 없으면 더 좋다. 그 한 가지는 "하지 말라"라고 분명히 부탁을 하고 너도 동등하게 들어주어라.
결혼도 안 한 선배가 하는 조언이 뭐가 먹혔겠냐만은, 수없이 많은 조언을 들었겠지만 하나라도 기억은 할련가만은. 선배들은 늘 조언을 해야 하는 입장이니.
딸은 못 낳고 아들 들만 낳고 "아직은" 잘 사는 것으로 풍문으로 듣고 있다. 인간관계도 유효기간이 있는지 소식을 간접적으로 띄엄띄엄 듣고 있다. 영원한 것은 없고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만 영원하다. 그래도 나를 스쳐간 인연들은 어디선가에서 다들 잘 살고 있기를 이 순간에 소망 한 번 더 날린다.
전설/개인사/결혼/배우자의 장점/배우자의 단점/행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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