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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가 없는 아침 산책]
세 번 만에 나선 길이다.
비가 빰에 느껴져서 우산 가지러 귀가.
정여사가 용변 중이었던 것이 생각나서 변기 교환하러 다시 귀가.
세 번만에 걷기 시작하는데 몸이 날아간다. 출근길의 걷기는 어깨에 맨 가방 무게가 있었나 보다. 그때는 깊게 의식하지 않았는데 오늘 가방 없이 걸으니 어깨 위 가벼움에 평화를 느낀다.
삶도 그러할 것이다.
내 삶의 십자가는 내려놓기 전까지는 그 무게를 의식 못하거나 애써 외면하거나.
아니 알고도 끌어안고 있을지도.
하나님이 그랬단다.
너는 착하니 상을 주마. 네 십자가를 내려놓고, 없을수는 없으니 제일 마음에 들거나 가벼워 보이는 것을 고르도록 하여라.
십자가 방을 다 둘러보고 심사숙고하여 그가 골랐다.
마음에 드느냐?
네.
그건 아까 네가 메고 온 건데.
네!?!?
내가 좋아하는 오솔길. 돌 사이사이로 흙이 조금씩 보였던 비 오면 질척였던.
나만 좋아했겠나? 많은 이의 사랑에 몸살을 앓더니 시멘트가 되어버렸다. 많이 슬프고 아쉽다. 여름 녹음에 더 고요하고 평화로운 길인데 역시 겨울은 정리된 느낌.
오랜만에 거꾸로 매달리기를 stand by yourman 한곡을 채운다. 2분 41초. 보이는 하늘을 찰칵.
왕좌의 게임 ost가 흘러나오는 오솔길의 한 켠에서 글을 마친다.
Have a great day, my d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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