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 파열]
디스크 파열이 난 지 2년이 조금 넘었다.
인도네시아에서 귀환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였을까.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 길었었다. 트랜스퍼할 때 대기 시간도 길었고 국내에서의 이동도 길었다. 길다는 말은 앉아있는 시간을 말한다.
허리를 90도로 굽히면 통증1도 없이 걸을 수 있는데, 허리를 펴면 죽음의 고통. 아니 허리를 펴면 발을 디딜 수가 없는 것이었다.
90도의 할머니 각도로 로컬의원을 갔더니 의사와 간호사가 심하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하면 나보다 더 난리다. 심한 환자 왔다고. 혹시나 해서 지인이 MRI를 찍도록 큰 병원을 90도 각도로 갔더니 그 친구도 깜짝 놀랐다. 나는 의료인들이 놀라는 것에 더 놀랐다. 못 걷는 것도 아니고 90도 각도로는 걸을 수 있는 데 나 참.
판독 결과는 디스크 파열.
로컬에서의 엑스레이로 진단된 디스크 파열을 확진.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있어 뼈끼리의 충돌을 완충하고 척추에 유연성과 안정성을 주는 역할, 자동차 사고 시의 에어백. 쿠션 역할)
귀가해서 가만히 누워 검색부터 했다. 치료는 어찌 되고 어디서 해야 하고. 수술을 해야 하는 건가. 수술엔 어떤 종류가 있나? 안 하면 어찌 되는 건가. 조사를 두어 시간 하고서.
회사 출근을 해서 디스크 관련 질병을 앓아 본 사람과 그 사람을 위해 결정권을 행사했던 경험이 있었던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모두 들은 후, 수술(시술)은 하지 않고 고전적 방법으로 치료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집에서 가장 가가운 정형외과에 전화를 해서 의사가 수술을 하는지 안 하는지 알아보니 자기 원장님은 수술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고 소개를 한다. 내가 찾는 의사였다. 수술을 하는 의사는 수술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 나는 더 고민을 하고 싶지 않아서 그 정형외과로 외래를 다녔다.
2주간 하루 한 시간 반 정도의 치료를 실행했다. 물리치료. 저온 치료. 고주파 치료. 온열치료. 간섭파 치료. 그리고 신장 운동(허리 늘리는 작업). 으뜸은 저온 치료였다. 병증 부위를 극저온으로 온도를 낮추어 면역반응을 유도하고 통증도 줄여주는 치료(신장 분사 치료)였다.
1주일 정도 지나서는 허리가 펴져서 그때부터는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고 걷거나 서 있었다. 허리에 가장 부담을 주는 자세가 의자에 앉아있는 것. 아무리 허리를 보호하는 자세로 앉아도 앉는 것이 허리에 제일 부담을 준다. 눕는 것이 제일 좋은데 누울 수 없다면 차라리 서 있어라. 1년을 그 원칙을 지켰다. (지금도 앉아있다가 자주 선다).
걷기를 6개월 정도 해서 상처 치유 시간을 좀 주고 수영을 다시 4개월을 했다. 걷기는 매일 40분 정도. 그렇게 허리 근육을 조절하고 운동시켰다.
회사 동료로부터 2년 정도를 조리를 하고 나니 정상적인 느낌이 들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렇게 오래 걸릴 바엔 수술(시술)을 하는 것이 더 편리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잠시 했으나 벌써 2년의 세월이 흘렀다. 1년은 부족하고 2년이 되니 진짜 더 살 만해졌다. 물론 걷기는 계속하고 있다. 장점이 너무 많아서. 30 내지 60분. 주 5회.
그때 디스크가 미끄러져 나왔다면 치료가 더 더디었을 것이라고 했다. 강하게 파열되어 분리되는 바람에 오히려 통증이 빨리 잡히고 파열되어 나온 디스크 조각들이 더 빨리 제거되었다고. 그 와중에 그런 행운(?)이라니. 난 긍정적인 사람이니까.
여하한 신나게 아프고 나면 건강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 남은 삶에 대한 자세가 바뀐다.
건강.
행복의 열쇠.
경제적 자유의 열쇠.
오감 수용의 열쇠.
2020년엔 걷기외에 계단 오르기를 6개월 정도 했는데 이 운동도 허리 근육을 포함한 코어 근육 강화에 탁월한 방법이다.
2021년 올해도 계속해야겠지. 치료가 아니라 이제는 예방차원으로.
공개구혼/전설/개인사/여행/해외/인도네시아/발리/디스크파열/걷기.계단오르기/보존적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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