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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EKA/HEALTH & body

The fragility of human being: 치매의 본질: 더 파더/노트북

by 전설s 2021.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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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ragility of human being: 치매의 본질: 더 파더/노트북]

치매. 기억의 파편. Who am I? (사진은 pixabay)


우리말로 표현할 길이 없네. 인간의 연약함이라고 번역을 하면 될까. fragility. 연해서 부서지기 쉬운 성질. 연약함이라 적고 가련함이라 이해를 하면 될까?


친구가 [더 파더]라는 영화를 보고 너무 슬퍼서 펑펑 울었다고 했다. 무슨 영화이길래 그럴까? 영화는 언제 보게 될지를 모르겠으나 그 내용이 궁금하여 찾아보니, 치매로 인하여 기억이 파편으로 산산이 조각화되는 과정. 그 파편의 기억이 만들어내는 일련의 사건들. 그리고 환자인 아버지와 딸과의 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한 영화인 듯하다. 내용은 그러하지만, 영화를 찍는 기법이 특이하고 환자와 딸 그리고 조연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까지 극대화되었다면, 친구 말처럼 너무너무 슬프고 펑펑 울게 만들고도 남았을 영화이다.


치매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닌 것이 된 지가 오래되었다. 예전엔 장수하는 삶이 아니었으니 뇌의 늙음(노인성 치매)을 겪을 기회가 적었는데, 어쩌다 치매 환자가 나타나면 사람들이 매우 놀랐을 것이고 익숙하지 않으니 숨겼고 뒤에서 많은 말들을 양상해 내었을 것이다. 그러나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의학은 발전하여 기대 수명을 계속 연장시키고 있으니, 치매를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생기게 되었다. 문재인 정부가 실천하고 있는 [치매안심센터]의 운영이 그 하나이다.


치매 환자 병동을 다녀와 본 사람들은 안다. 보통 4인실 6인실 혹은 8인실 정도까지를 방문하게 되는데, 같은 병실에 입원한 사람들의 내력을 들어보면 한 가지 결론이 나온다. 젊지도 않은 나이이니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 환자가 대부분이다. 피부가 늙어서 쪼그라들듯이 뇌조직이 늙어서 기능을 잃어가니 무엇을 누구를 탓하지도 못하는 가운데 일단 환자는 발생을 했고 입원해져 있는 상태이다.


결론은, 그 사람이 가정 주부였던, 학교 선생이었건, 전문직종에 종사를 했건, 무엇을 하였건, 치매는 환자를 동일하게 만들어 버린다. 영화에서처럼 기억이 파편화되는 것이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는 것이다. 병동에 입원할 정도이니 돌아올 수 없는 강이라 해도 틀린 표현도 아닐 터이다. 그러기에 치매의 경우는 특히 초기에 빨리 발견하여 예방약을 복용하여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은 너무너무 중요하다. 되돌아갈 수 없는 강 앞에 서 있게 되기에 그렇다.


그 강은 어떤 강일까?
매우 조심스럽지만, 그 강은 [나는 누가인가=정체성]의 강이다. 정체성(identity)은 사람이 탄생하여 뇌가 발달하고 부모와의 교감을 통해 만들어지기 시작하여 조금씩 변화하는 가운데 [통일된 형태의 한 인격]을 형성하게 된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 정체성의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기억]이라는 요소이다. 기억과 더불어 한 가지 요소가 더 필요한데, 그것은 기억을 호출하고 가공하고 활용할 수 있는 [뇌의 기능적 성질]이다.


치매는 [기억]과 [뇌의 기능적 성질]에 손상을 준다. 기억에만 주기도 하고, 기능적 성질에만 손상을 주기도 한다. 두 가지가 모두 손상될 경우에는 인간성에 치명적인 폐해를 낳게 된다. 인간은 무엇인가 라는 명제를 생각할 때,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신체를 그 기본으로 한다. 정체성을 잃은 치매 환자는 다른 질병과 달리 인간성에 상처를 받게 되는 심각함이 있다. 그래서 치매예방은 사회적 국가적으로 행해져야 하는 것이다. 또한 그 가족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에 더더욱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돌봄의 구조가 확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노화라는 것은 피해갈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다. 모든 장기 중에서 가장 연약한 것이 뇌이다. 그러나 그 가장 연약한 뇌의 기능 이상으로 생기는 질병인 치매는 인간을 가장 덜 인간답게 하는 과정의 하나이다. 그렇기에 인간이라는 것은, 인간성의 유지라는 것은, 나는 누가인가 하는 것은, 정체성이란 것은 얼마나 가련한 것인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련함이랄까. 연약함이랄까.


기회가 되면 그 영화(The father)를 한번 볼 수 있기를. 노트북(notebook)이라는 영화에서도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를 가까이서 동행하는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기억이 부서지는 과정은 그 영화나 이 영화나 매 한 가지 일 터. 그 질병이 그 질병이니 말이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모든 질병 중에서도 치매라는 질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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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때 전설은 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촛불을 들었는가? 광우병이 인간에게 감염되면 뇌의 기능을 변화시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복기가 너무 길어서 그것을 알아차렸을 때에는 이미 늦기 때문에 굳이 촛불을 들고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에 동참하러 갔던 것이다. 정치적 경제적 이유를 떠나서 전설에게는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인간은 인간 그 자체로 존엄하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뇌의 손상을 야기하는 음식을 굳이 먹어야겠는가. 알코올과 마약도 그러하지만 치료에 의해 돌아올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지만 잠복기가 긴 저 바이러스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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