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했던 광(光) 알레르기가 순식간에: 제주도 탄산 온천]
6박 8일의 여름 휴가를 제주도 반 바퀴 걷기로 결정하고 준비물을 챙겼는데 가장 큰 실수는 긴 바지를 가져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짧은 바지를 가져 간 목적은 선탠을 해 버리자는 것이었는데, 햇살을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받을 것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것이었다.
하루 종일을 여름 땡볕을 둘레길과 둘레길이 없으면 도로를 생으로 걷는데 참으로 꿈이 야무졌던 것이다. 선크림을 얼굴에는 바르고 상의는 긴 셔츠로 모자 쓰고 장갑을 사용했지만 바지는 짧은 것으로 고집하였던 것이다. 잘 때 벌레 회피용으로 긴 바지가 하나 있기는 하였으나 걸을 때는 성가셔서 반바지 혹은 짧은 바지를 입고 걸었다.
하루 지나니 다리가 발갛게 변한다. 바닷가에서 한 시간만 놀면 발갛게 피부가 타기 시작했던 기억은 너무 오래전의 것이었다. 바닷가에서 피부가 타서 겨울이 지나도록 수영복 자국이 남아있었던 기억은 나중에 생각이 났다.
이틀이 지나자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게 올라왔다. 평소에 피부에 알러지알레르기 반응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경우가 없었기에 알레르기 반응은 대체적으로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光알레르기가 강하게 올라오는 것이었다. 발목부터 무릎 살짝 위까지. 선크림을 발라도 소용이 없었다. 팀에서 준비한 비상의약품은 전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에게 올라온 광알레르기 증상을 다 처리하기가 역부족이었다. 각자가 준비한 연고로 모두들 대처를 하지만...
알레르기가 그렇게 심하게 올라오는 경우에는 주사 1방이 최선인데, 아무도 병원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전설도 광알레르기가 일어나는 추이를 관찰하다가 3일째에는 걷기 중간에 보이는 약국으로 가서 연고를 사서 발랐다. 연고는 효과가 없었다. 걷기 여행이 6일이니 며칠만 견디자 라고 다들 생각을 하긴 했다. 긴 여행의 어느 중간이라면 다른 방법을 생각을 하였을 것이나, 다들 그러려니 하면서 광알레르기에 적응해가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장난이 아니었다. 울퉁불퉁 달아오르면서 피부색의 변화와 함께 달아오르는 피부의 열기와 높은 기온이 체온을 높이고 알레르키는 계속 진행되었다.
다소 위험해 보이는 아이들이나 노출이 너무 심한 사람들은 응급치료를 받았고, 우리처럼 질병을 관찰하는 무식(?)한 사람들은 자신의 연고 정도를 바르면서 지내고 있는 와중에, 제주는 노천이 있었다. 제법 시설을 꾸며 놓았음에도 그 때 당시로 무료였다. 아무리 무료여도 그 노천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더구나 여성은 더더욱 들어가기를 불편해했다. 그러나 생각을 해보면 어차피 옷은 땀범벅인데 온천에 다녀온다고 뭐 큰일이 나겠나.
진짜 입은 채로 들어 간 곳은 주택지 가까운 곳이었고 바닷가 근처의 노천은 그래도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이용해야 했는데 전설은 이용하는 사람이었다. 호기심도 있고, 온천 온도가 따뜻해도 바깥 온도보다는 시원하니까. 겸사겸사.
광알레르기가 불러일으키는 열기도 있지만 한 여름의 걷기로 인한 체온 상승을 조정할 겸 시원하게 입수한다. 제주 노천 온도가 30도는 된다고 하나, 체온과 기온이 그 이상을 상회하니 시원함이 느껴진다. 적어도 다리 피부 온도는 30도 정도까지 떨어져 주겠지 하는 소박한 바람을 안고서.
그러나 체온 강하 효과를 기대했던 전설의 바램은 너무 소박한 것이고, 그토록 심했던 광알레르기 반응의 피부가 진정되는 것이었다. 첫 번째 노천에서 벌써 피부 진정효과가 나타났다. 그래서 그 이튿날과 그 이튿날에도 기회가 있기에 놓치지 않고 입수했다. 돌아오는 날은 과했던 알레르기 반응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다.
이게 뭔가. 온천수의 효과라는 것은 이런 것이었는가. 저온에의 효과도 있었겠지만 온천안에 있는 각종 미네랄과 수분이 피부가 며칠 동안 부족했던 수분을 보충하고, 미네랄을 공급한 것이었다. 처음 3일간 질병을 만들고, 나머지 3일간은 매일 1번씩의 노천에 입수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은 참으로 참으로 흥미로운 관찰이었다.
나중에 조사를 해보니 제주도의 노천탕은 탄산온천에 속한다고 한다. 온천에는 각 온천마다 함유되는 미네랄의 종류와 양이 달라서 어떤 질병이나 건강이 쇠한 사람이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보충할 수 있는, 혹은 그 질병에 적합한 미네랄이 함유된 온천을 잘 만나게 된다면. 치료의 효과가 탁월하다는 연구와 결과가 많다. 하지만 그것을 이렇게 직접적으로 3일 만에 직접 체험하고 나니 새삼 온천의 탁월함이 뇌리에 들어왔다. 그렇게 극적일 수가 있나?
장기적인 질병이 온천의 효과를 보려면 긴 시간이 요구될 것이나 급성으로 생긴 알레르기 정도는 3일 만에 가라앉았다. 약을 먹고 주사를 맞고 가라앉는 것도 가만히 생각하면 신기한 일이다. 또한 강한 햇빛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더 신기했던 것은 탄산 온천(제주는 모두가 탄산 오천수라고 분류)에 1일 1회 3회 노출시켰더니 알레르기 반응이 도망을 갔다는 사실이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기만 하다.
캐나다에 사는 친구가 벌써 기온이 40도라고 하면서 더위를 호소하는 이야기를 듣고, 문득 37도의 온도뿐만 아니라 빛에 노출되어 겪었던 光알러지 반응이 기억났다. 그리고 노천 온천으로 말끔히 낳았던 기억도 떠올랐다. 숨어 있다가 클릭만 하면 떠오르는 옛 기억. 이 또한 신통방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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