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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EUREKA/HOMO Solidarius

Don't work too hard!!!!!! : 4주 휴가의 의미

by 전설s 2021.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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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work too hard!!!! 4주 휴가의 의미]


이멜만 주고받다가 드디어 지도 교수와 대면한다. 실험실에 도착한 첫날은 자고, 둘쨋날에 지도교수 연구실을 방문하였다. 이제 실험실도 배치가 될 것이고 함께 할 팀도 소개될 것이고 나의 책상이 있는 연구실이 주어질 것이고 그리고 나의 일터인 실험실도 소개해 주실 터이다.


실험실의 테크니션은 실험실, 동물 키우는 사육실, 실험실을 이용하는 법을 알려 준다. 또한 점심은 어느 카페테리아를 이용하고 식권은 어떻게 구입하고 사용하는 지를 다 알려준다. 그리고 나면 숙소와 연구실의 이동 방법이나 일용할 양식들을 사는 마트 등을 조사해야 한다.


지도교수는 말하기를,
= 열심히 잘해보자. 한국에서는 이 분야가 아직 시도될까 마다하니 선구자가 될 수도 있겠다.
= 한국이나 일본에서 온 연구자들은 실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주 5일만 하자. 느긋하게 해야 오래 잘할 수 있다.
= 휴가도 충분히 사용하라. 연 4주이다. 연구만 너무 열심히 하지 않도록 하라.


유명 저널에 논문을 꾸준히 싣고 있는 연구팀의 지도교수의 말씀치고는 참 당황스러웠지만 마음속으로는 참으로 좋았다.


연구자에게도 연 4주의 휴가가 주어진다. 나누어서 2주씩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실험이 오히려 두 번씩 끊어지는 느낌이 있어서 우리 실험실 사람들은 4주씩 몰아서 휴가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2 주씩 2회를 사용하건 4주를 한 번에 사용하건 본인이 정할 일이고, 다만 팀 전체의 실험 일정을 미리 조율한다면 서로에게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설사 약간의 부담이 더 생기더라도 자신도 그만큼 누릴 일이라 서로 양해가 성립되었다.


4주간을 일상을 떠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었다. 주5일 근무하고 2일을 연달아 쉬고 나면 다음 5일을 거뜬히 견딜만한 여유와 체력을 충전할 수 있은 것처럼(사실 2일의 휴무가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아는 사람은 안다), 4주 즉 한 달간의 휴가는 남은 11개월을 더 즐겁고 신나게 일하고 살아가게 하는 충전을 할 수 있는 큰 시간이 된다. 그렇게 일주일이 행복하고, 일 년이 행복하면 평생이 행복하지 않을까.


중간중간에 이런 저런 일생의 사건이 벌어지겠으나 그 중간중간에 있는 휴식의 시간은 그런 사건의 후유증을 감싸 안을 만큼의 여유와 안정을 준다고 전설은 판단한다. 그러나 그것을 또 누리다 보면, 누리지 못하는 사람과 유사한 삶의 어려움을 겪는 것도 다반사이기는 하다. 그러나 기본 4주간의 휴가를 무리 없이 누릴 수 있다면 훨씬 삶이 평화로울 수 있지 않겠는가.


지도교수가 아무리 말려도, 학위를 빨리 받고, 유명 저널에 논문을 많이 싣고 싶은 사람은 주 6일 아니 주 7일을 연구실에 머문다. 물론 4주의 휴가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럽에서의 친구들은 유학생이라도 그러지 않았다. 베트남 필리핀 중국 인도. 그 모든 나라의 친구들이 충실하게 4주의 휴가를 고향에 다녀오거나 다른 나라를 여행하거나 하면서 시간을 꾸려갔다. 문화가 그러하니 어쩌겠는가.


많은 세금을 내는 현지인 팀원들은 미래를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 국가가 그 세금으로 연금을 지급할 터이니, 그들은 현재를 얼마나 재밌게 보내는가가 중요했다. 휴가는 4주인 한 달이지만 다녀 와서 몇 달은 다녀온 이야기로 재밌고, 다음 서 너 개월은 시들하다가 그다음 3개월은 또 휴가를 어디로 어떻게 누구랑 갈 것이면 가서 어떻게 재밌게 놀까를 고민하면 한 해가 간다. 그렇다고 그들이 실험/연구/일을 열심히 하지 않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정말 열심히 한다. 일하는 11개월 동안은.


우리나라도 연차와 월차 그리고 휴가에 대한 개념과 실천이 많아 변화되기는 하였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어쩌다보니 연 4주쯤 사용 가능하다고 해도 여름휴가 말고는 조금 장기적으로 휴가를 낼 수 없는 구조. 안타깝다. 더구나 전설은 CEO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아서, 누리지 못하는 자의 슬픔만 파악한다. 경영자의 불편함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친구들도 적절한 휴가 사용으로 하루하루의 삶을 더 즐겁게 디자인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내가 가진 것을 굳이 다 버리지 않더라도. 예를 들면 장기여행을 가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다라는...

 

릴렉스! 충전의 시간은 다른 시간도 새롭게 만든다. (사진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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