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따이너스: Buhda-in-us]
석가탄신일 아침이다. 밖에서 멀리 절간의 느낌이 전해져 온다. 집 근처에 큰 절 하나와 작은 절 하나가 있어서이다.
고등학교 때 방과 후 활동으로 여러 가지를 선택해야 했었는데, 그때 [불교반]을 한 1년간 공부했었다. 그때 뭘 배우고 뭔 활동을 했는지는 역시나 기억나지 않는다. 전설은 뭘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니 말이다. 고2 일기장을 찾아서 그 해을 읽다 보면 단서는 나오겠지만 아직 그 정도로 한가한 아침은 아니다.
고2때 뭘 알아서 불교반을 선택했을까.
추측해보건대 필히 원효대사가 해골 컵으로 물을 마신 일화 때문일 것이라 유추한다. 그 일화는 많은 것을 깨닫게 하고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원효와 의상이 불경을 연구하러 신라를 떠났고.
가다가 고구려 국경에서 동굴에서 자다가 목이 말라 물을 마셨고.
아침에 보니 그 물이 해골에 담긴 빗물이었다는 것에 깜짝 놀랐고.
그 달던 물이 해골에 있었던 것이라 생각하자 끔찍했던 인식 차이에 원효는 더 놀랐고.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면 이러하다.
의상은 길을 다시 떠났고 원효는 [모든 것이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신라로 돌아와 스스로 깨치고 (불성을 깨닫고=부따이너스의 정수) 서민에게 피력하는 법문을 연다. 역사에 남은 불교사상을 세우고 기록하게 된다.
모든 것은 마음의 인식이다. 마음을 고쳐먹으면 행동을 고쳐 할 수 있고 행동을 고치면 삶이 달라진다. 또한 불자들이 찾는 불심의 중심은 자신이라고 했다. 아니 모두가 자신 속에서 붓다를 품고 산다고 했다. 신라에 있건, 현장의 당나라에 있건, 인도의 바라나시에 있던 내가 존재하는 곳에 붓다는 있어야 하고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기억한다.
오래전에 엔제리너스라는 커피점이 생겼다. 어느 날 영어를 읽고는 깜짝 놀랐다. Angel-in-us. 이렇게 황홀하고 아름다운 이름을 지을 수 있다니. 스마트함이 아니라 혜안이 느껴지고 정신의 해방이 왔다. 우리 속의, 나 속의 천사라니.
그래서 오늘 작명을 해 본다.
부처님 오신날 아침에 [부따이너스: Buhda-in-us]. 어디에 존재하건 당신이 누구이건 남녀노소 국적불문 모든 분류를 떠나서 당신은/우리는 붓다를 마음에 품을 수 있다. 아니 품고 있다. 품으려 할 필요가 없다. 이미 내 속에 있으니.
우리 삶의 목적은 내 안의 붓다를 발견하는 일이다. 물론 부단히 노력을 하겠다는 결심을 아침마다 해야만 하지만, 부처님은 내 속에 있다하니 어쩌겠는가. 멀리 갈 수 없어도 슬퍼말라. 오늘 절에 갈 수 없어도 슬퍼말라.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엄청나게 많다.
[플러스]
1.
어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정여사와 뉴스를 보는데, 한 사람이 세상에 불만을 품고 살인을 저질렀다는 뉴스가 나온다. 상대에 원한이 있어서가 아니라 화가 나서. 물론 더 자세히 밝혀야 하겠으나.
정여사가 말한다.
= 어리석다. 왜 아무 잘못도 없고 상관도 없는 사람을 죽이나. 세상이 마음에 안 들면 조용히 눈을 감으면 될 일을. 그렇게 마음에 안 드는 세상은 조용히 버려도 될 것을. 남의 생명을 왜?
그녀의 말을 해석하지 않는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심플하게 해석해도 좋고 악랄하게 비판해도 좋다. 이 사람에게도 부따이너스를 깨닫고 찾을 기회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그것이 인간 세계에 종교가 탄생한 백만 가지 이유 중의 중요한 하나가 아닌가. 이유 없이 삶을 마감한 고인의 영혼을 위로하는 아침이다.
2.
불교 용어를 써서 설명해 달라고요?
훌륭한 설명이 매우 많아서 전설까지 합세하고 싶지 않다. 이해만 하고 깊은 것은 항상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글과 동영상이 천지에 널려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섬세하게 공부해서 답글로 남겨주세요. 좋은 글과 영상 주소도 주시고.
Angel-in-us.
Buhda-in-us.
Let's keep them in mind!!
I love you.
성불합시다.
2021.04.26 - [순간에서 영원으로/Travels abroad] - 신라 천년 고도를 호흡하다: 경주 동남산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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