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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HERstory 우리 정여사

치매와의 동행을 거부한 정여사

by 전설s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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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의 동행을 거부한 정여사]

 

 

(출처:pixabay)

휠체어를 타고 이사를 했다. 이사 가는 집이 멀지 않아서 옛 아파트에서 신 아파트로 휠체어에 태워 이동하면서 하나하나 공간을 짚어주기는 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흐려지던 기억력. 건망증이 기억했던 것을 잊는 것이라면 기억력의 저하는 새로운 것을 입력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말이다. 

 

지금이 2021년. 

 

2018년 그 더운 여름에 뇌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한 정여사! 여름의 더위로 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내고 에어컨을 잘 활용한 결과 더 나빠지지는 않았으나 건망증과 기억력 저하를 인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나이가 85세라 자연노화라 판단은 했지만 올해에 집 근처 치매센터에서 방문하여 진단을 받아 보려 하였다. 불행히도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센터에 갈 수가 없었다. 얼마간 문을 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픈한 치매센터에서 1차 검진과 2차 검진을 동시에 예약할 수 있었다. 1차 검진에서 간호사가 2차 검진까지 할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을 하면서 좀 더 관찰을 해보자고 하였다. 85세로서 인지기능과 단기 기억력이 저하된 것은 사실이나 치매로 진단하기는 애매하다는 것이었다. 

 

1차는 간호사가 간단한 질문을 하면서 환자의 인식 상태나 기억력 정체성 기타 생활 관련 질문을 해서 점수를 매기고, 점수가 기준점수 이하가 되면 2차 검진을 실시하게 되는데, 우리 정여사는 경계 점수도 아니고 점수가 제법 높다는 것이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인식 기능 저하가 현저히 보이는데 말이다. 

 

치매가 아니라면, 

초기 우울증이나 인지기능 장애가 깊지 않다면, 그렇다면 what is going to be next we have to do?

 

정여사가 치매 진단을 받으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으로 모시려고 평소에 정여사와 합의를 해 둔 상태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도 합의를 했다. 나도 정여사도 아직 건강보험공단에 등록은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치매로 진단되면 돌볼 여력이 없는 것을 서로가 알고 있으니 그런 결정을 해 둔 상태이다. 

 

정여사는 척추협착증 수술로 병원에 입원한 경험은 있지만 그것은 2주일 정도였고 본격적인 경험은 2013년인가 갈비뼈에 금이 가서 병원에서 총 석달을 보냈는데 마지막 두 달을 요양병원 신세를 진 경험이 있다. 그때는 집에 간다는 희망으로 병원 생활을 이럭저럭 꾸려갔지만 치매 진단 후에 입원을 하게 되면 남은 삶을 병원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을 정여사도 딸도 알고 있다. 이렇게 헤어지면 의식이 정상적인 상태로서의 우리의 관계가 마지막이 될 것임을.

 

어차피 삶이 그렇게 진행이 될 것이라면 딸과 정여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한에서 모든 것을 실행해보고 차후 상황에 맞게 처신을 하고자 결정내렸다. 

 

 

(출처:pixabay)

 

 

분석을 해 본다. 

 

1.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정여사는 혈관성 치매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혈압조절과 체중조절을 해 보기로 한다. 식단 조절을 중심으로 한다. 

 

2. 혼자서는 외출이 불가하니 노인우울증을 경계해야 하니 대화를 더 많이 하는 방법. 같이 살지 않는 자식들과 손주들을 동원하여 전화로 기억이 필요한 대화를 하게 하기.

 

3. 치매센터에서 제공받은 치매예방 손발운동 실천 (요양보호사의 몫).

 

4. 말초혈액순환도 좋게 하면서 치매예방도 할 수 있는 앉아서 하는 손발 운동의 조사 및 실천.

 

5. 필요한 영양제 점검.

 

WWW의 세상에는 없는 게 없다. 못 찾을 뿐이다. 다만 흐르는 정보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적확하게 추출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추출한 후에는 그것을 정확하고 성실하게 실천하고 기록하고 재 적용하는 것이 다음의 관건이다. 

 

세상엔 공짜가 없고, 쉬운 일이 없다. 

만고의 진리이다. 

 

지금부터 시간과 노력이라는 것을 지불하고자 한다. 

 

함 해보자. 도전이다. 

 

 

(출처:pixabay)

 

 

 

정여사는 고맙게도 당뇨가 없다. 항고지혈증약을 먹은 적은 있는데 그도 혈액 검사가 정상으로 나와서 안 먹은 지가 수년째. 얼마 전 혈액검사에서도 정상범위였다. 

 

먹성이 좋은 정여사는 나이가 있어도 음식을 잘 드셔서 과체중인지가 꽤 오래되었다. 과체중임에도 피가 맑은 것이 신기할 때도 있다만.

 

체중이 증가하면 혈압이 높아진다. 

섭취하는 소금량이 많아지면 혈압이 높아진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혈압이 높아진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혈압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는다. 

 

그렇다면, 그 반대로 하면 혈압 저하를 기대할 수 있다. 혈압 저하가 되면 치매를 예방하는 한 가지를 달성할 수 있다.  

 

고탄수화물 식사는 치매와 당뇨에 해악을 끼친다. 식단을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식이. LCHL)로 바꾸었다. 아침 식사를 방탄 커피로 전환함으로써 아침 식사에 포함되던 소금을 적게 먹게 되었다. 방탄 커피에 소금을 한 꼬집 넣기는 하나 국과 각종 반찬에 포함된 소금량에 비하면 거저일 정도이다. 아침에 기상해서 재는 혈압이 저하되었다. 

 

저탄고지 식사의 장점은 운동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에도 체중 감소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인데 4개월간의 식단 조절로 5킬로 정도의 감량이 있었다. 방탄커피로 대신한 아침식사는 소금 섭취량 감소와 체중감소를 결과물로 내놓았다. 그러나 아직 복부의 지방은 여전하다. (젊고 날씬한 나도 저탄고지 식이에서 복부지방의 감소는 더디다).

 

체중 감소와 소금섭취량 저하로 혈압은 아침 혈압과 자기 전 혈압이 모두 떨어졌다. 아침 7시와 저녁 8시에 측정하여 기록한 후 추이를 살펴보니 그렇다. 아침 저녁 혈압약을 감량하였다. 

 

 

(출처:pixabay)

 

 

 

스트레스에 관하여 정여사와 대화를 해보니 딱히 큰 스트레스가 없다하여 수용하였다. 워낙 정여사 자체가 긍정적인 사람이고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 나왔던 사람이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법을 좀 안다고 해야 할까. 여하한 정체성이 뚜렷하고 주관이 있고 자립심과 독립심이 강한 사람이라 받아들인다. 다만 연세가 있고 휠체어 생활이어야 하니 자신감은 조금 줄었다.

 

이런 경우엔 가족이 건망증이나 인식저하를 이유로 퉁명스레 대하거나 짜증을 환자에게 내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는 스트레스를 잘 극복하고 있으니 가족도 그리 해야 하는 상황이다. 

 

1. 원래가 흥이 많은 정여사이지만 친구들이 다 흩어져서 만날 수 없으니 혼자 지내는 시간이 더 많다. 대가족이면 모를까 우울해지기 쉬운 상황. 남은 가족이라도 대화를 많이 하는 것으로.

 

2. 아침 저녁 2회는 기본으로 허그와 더불어 출근인사와 퇴근인사를 하고 자기 전에 꼭 사랑한다고 말한다. 당신이 어떤 상황에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3. 식사시간엔 반찬이름이라든가 옛날일 부부이야기 손주 이야기들을 물어 봐 준다. 이미 아는 것은 아는 데로 힌트를 줘 가며 그녀가 뇌를 사용할 기회를 만들어 준다. 

 

4. 손주까지는 힘들고 정여사의 직계인 아들과 딸에게 주기적으로 전화를 하게 해서 뻔한 질문말고 기억을 해야 대화를 할 수 있는 내용으로 통화를 길게 하라고 주문 요청.

 

5. 정여사가 좋아하는 트로트를 usb에 담아서 열흘 내내 하루 24시간을 들어야 한 바퀴를 돌 정도의 양을 전축(?)에 넣어드렸다. 전축은 사용한 지 꽤 되었으니 작동법을 다시 배우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다. 

 

음악을 듣는 것은 우울증에도 좋고 따라 부르면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적극 권장하였더니 따라 부르고 있다. 

 

6. TV 시청하기도 정여사가 즐기는 활동인데 수동적으로 보지 않고 능동적으로 비판적으로 보는 바람에 젊은 이들의 독서효과가 좀 있는 편이었다. 인터넷 제공회사를 바꾸는 바람에 채널 번호를 아직 못 외우고 계시는 중. 화면이 매우 큰 것으로.

 

이런 사소한 노력에 의해 그녀는 우울증을 예방하고 치매와의 동행을 거부하고 있는 중이다. 

 

 

 

(출처:pixabay)

 

 

치매 예방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독서가 좋고, 글쓰기가 좋고, 소리 내어 읽기가 좋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이 좋고, 바느질 등이 좋고... 많다. 

 

86세의 노인에게, 버거운 것은 지속적이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만 쌓이게 된다.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수월하게 따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발 운동은 치매에 방에도 좋으나 말초 혈액 순환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정여사에게 적합한 운동이다. 

 

뇌를 먹여 살리는 것은 손발 운동이 전부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과 발의 활동을 지배하는 뇌의 영역이 지대하므로 손과 발만 잘 움직여줘도 뇌는 기본 기능은 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이다. 치매센터에서 받아 온 자료에 있는 15가지 손발 운동은 오전에 오는 요양보호사와 함께 하게 했다. 꾸준히 진행 중이다. 

 

저탄고지 식단에 의하여 아침을 방탄커피로 대체를 하니 아침 시간이 좀 여유로와져서 정여사랑 손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아침엔 반드시. 저녁에는 가끔. 

 

손바닥 치기/손끝 치기/손등 치기/안쪽 손목 치기 각 30초

손 털기/발 털기/손목 발목 꺾기 각 2분

목과 겨드랑이 마사지 각 10회

 

일반적인 식단에 의해 양쪽 발과 종아리가 좀 부어있는 느낌이 늘 있었는데 저탄고지후 3주쯤부터 붇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단백질 감소로 인한 근손실이 있을까를 점검하기 위해 저녁에 늘 그녀의 종아리를 마사지를 해 본다. 또한 종아리 마사지는 심장으로의 혈행을 도와준다. 

 

4개월이 흐르고.

건망증은 깊으나 유머가 살아났고 미소가 살아났다. 딸의 말실수를 놀려먹는 기술도 돌아왔다. 

 

가장 잘  알 수 있는 것은

바느질 활동을 하는 것. 딸도 하지 않는 손톱 매니큐어를 바르는 것. 노래 따라 부르기. 빠마하고 싶은것.

 

꾸준함이 성공의 길이다. 

세상엔 공짜는 없다. 

노력했다고 늘 훌륭한 결과물을 선사해주진 않지만, 가끔 선사해 줄 때도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선물을 받을 수 없다. 

 

그녀의 미소가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그녀의 유머가 언제 사라질 지 모른다. 86세 할머니이니까. 그러나 적어도 하나는 안다. 내가 미소를 잃지 않는 한 정여사도 꽤 오랜 기간 그럴 것이란 것. 

 

비공개구혼/정여사/개인사/치매/동행/치매극복기/저탄고지/맨손체조/손발운동

 

아차. 깜빡.

 

영양제도 점검했었다. 

 

1. 비타민 B군 맥스요법으로 하루 1알. 야채를 비교적 갖추어 준비해 드리지만 빠질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반면에 축적의 위험이 없고 좋은 작용이 많아서 꼭 먹는다. 

2. 오메가3 1알은 늘 복용하던 것이었고.

 

3. 이번에 추가한 것은 글리아티린이다. 신경전달 물질의 재료가 됨으로서 신경활성을 도우는 것으로 치매 예방용으로 절찬리 처방중인 약이다. 올해 6월인가부터 의료보험 적용여부의 조건이 바뀐다는 그 약이다. 

 

4. 마그네슘을 자기 전에 복용하게 하였다. 변비 예방과 역류성 식도염의 미약한 예방. 그리고 이완 작용을 노리고. 가장 큰 목적은 변비예방. 그런데 이완 작용의 효과가 더 좋았다. 그 이튿날 아침 혈압에 영향을 미쳤다. 근이완을 통해 혈압 안정 효과를 주었다. 순전히 나의 관찰로. 

5. 마그네슘과 더불어 Ca/Mg를 추가하여 충분히 잠을 주무시게 하였다.  

 

글리아티린의 복용과 탄수화물을 제한한 저탄고지가 정여사의 맑은 정신을 끌어내는 화학적 작용을 했고, 손운동으로 뇌활동을 돕고 사랑으로 심신 안정을 유도한 것이 치매를 거부하고 정상인으로 돌아오는 중요한 일이 아니었을까. 

 

 

 

동행하는 이가 있는 여행은 더 풍요롭다. 굳이 치매와 동행하기는 거부하고 있는 정여사. 당신은 나랑 저 사막을 즐겨봅시다.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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