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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HERstory 우리 정여사

정여사의 꽃밭

by 전설s 202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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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사의 꽃밭]

 

 

 

정여사는 화초를 사랑했다. 베란다가 있는 아파트에서는 베란다 가득히 나무가 자랐다. 물론 화분 속의 나무이지만. 

 

그녀가 몸 움직임이 좋았던 시절에는 화초나무들이 질서 정연하고 생기발랄했었는데, 움직임이 부족하니 나에게 미루었는데 그때 이후로 화초들은 삐죽삐죽하고 뭔지 모르게 사랑받지 못하는 티가 보였다. 참 신기한 일이었다. 

 

이사 온 집은 다 확장이 되어 화초를 둘 공간이 없어서 정리를 하고 왔는데 정여사가 매우 섭섭해한다. 그래서 직장 동료에게서 스킨답서스를 분양 받아왔는데 수중 재배라 그런지 아직은 무탈하게 몇 개월을 자라고 있다. 초기에 정여사와 내가 아침마다 새 잎이 나오는지를 관찰했었다. 초등학교 학생 수준의 정열과 호기심을 안고서.

 

이제 스킨답서스는 세 개의 병에서 자라고 있어서 하나를 정여사 방으로 가져왔다. 오른쪽의 다육이는 친구가 예쁜데 생각이 나서 샀다고 선물로 주었는데 정여사가 흡족해 하신다. 딸보다 나은 친구일세. 

 

카랑코에라는 다육이. 

사실 화분 선물을 받으면 죽을까봐 걱정이 되어 받고 싶지가 않다. 그런데 정여사는 좋아라 하신다. 그녀는 잘 키운다. 그런데 나에게 온 화분은 늘 죽는다. 죽을 화분을 받고 싶겠나.

 

물이 마르면 주라고 하는데.....음식할 때 갖은양념을 넣어라는 말처럼 나에겐 의미가 모호하다. 

 

그렇지만 정여사의 기운을 믿고, 인터넷 서치를 해서 당분간 키워보는 걸로. 쉽지 않아.

 

 

이 것도 회사에서 분양을 받아왔는데 정여사 방에 햇빛량이 적어 창가로 모셔두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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