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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HERstory 우리 정여사

오까상! 사요나라!!

by 전설s 2021.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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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까상! 사요나라!!]

 

 

스마트폰을 86세가 되어 만난 우리 정여사는 며칠 만에 전화를 거는 법과 받는 법을 배웠다. 신통방통한지고.


인텐시브 하게 2박 3일을 수련하는 중에 스스로 잊어버리는 자신을 책하는 가운데서도 정여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 같으면 옛 전화기를 다시 가져오라거나 전화 없이 살겠다고 던져버리겠건만, 정여사는 자신이 깨침이 느리고, 깨친 것을 잊어버리는 것을 자책했다.


나우 86세에 새 지식을 습득하기는 너무 어렵다. 2주쯤 지나는 가운데 아들들과 전화를 걸고 받고 제법 연습을 했음에도 또 깜빡한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연습을 해본다.


내가 건다. 별로 할 말도 없고 식탁에 마주 앉아서 연습하는데 별 할 말이 있겠나.
= 정여사님. 모시모시.
= 하이하이
= (받는것을 확인했으니 ) 굿 바이!!
= 그러면 안돼!!!
= 엥 뭐가요.
= 그렇게 끊으면 틀려.
= 어쩌라고?
= 굿바이는 영어잖아. 모시모시로 했으면 일본말로 끝내야지.
= 엥... 우떠케?
= 오까상! 사요나라~~~~

= ....(헐)


허허. 정여사가 나를 가르치는구나. 할머니라고 일관성 없는 대화를 하면 안 된다. 모시모시로 시작했으면 사요나라로 끝을 맺어야 하고, 헬로로 시작했으면 굿바이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정여사.

일제 강점기에 초등학교를 다닐 기회가 있었지만 외가에서는 여자라고 보내지 않았다. 일본말은 어깨너머로 배우신 모양이다. 그동안 한 번도 일본말을 하지 않으셨는데 깜짝 놀랐다. 한번 습득한 언어가 사용하지 않아도 이렇게 오래 흔적을 남긴다는 것을 알았다.

오까상은 엄마.
오또상은 아빠.


[플러스]

70대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할머니는 있어도 80이 넘어 86세가 되어 스마트폰을 시작하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 정여사 장하다! 화이팅이다!

우리 정여사도 이렇듯 불같은 시절이 있었었는데, 세월엔 장사가 없다고 자연에 순응중이다. 그 와중에 스마트폰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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