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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PRESENT & moments

어린이가 없는 우리집의 어린이날

by 전설s 2021.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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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없는 우리 집의 어린이날]

 

어린이가 집에 없은 지가 오래되었다. 

공휴일이지만 오늘도 일하는 사람도 있을 터이다. 그러나 전설은 휴무를 즐기는 시간이다. 

 

간 밤의 제법 무섭던(?) 비바람이 아침에 되니 햇빛만 짱짱하다. 아이들이 얼마나 기뻐할까. 

 

오랜만에 커피를 내렸다. 한동안 인스턴트커피를 먹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집 근처에 각종 저렴한 커피집이 많이 생기는 바람에 그것을 먹다 보니 또 집에서는 인스턴트를 먹고. 유효기간 지날라 싶어서 얼른 새 것을 열었다. 

 

역시 커피향은 언제 맡아도 좋다. 

외국 여행을 갈 때면 하나씩 사 왔던 커피들이 떨어진 지는 오래이고 저 커피는 우리나라에서 구입한 것이다. 개봉해두지 않아서 커피 향이 사라지지 않았다. 오픈했으면 무조건 빨리 마시는 것으로. 

 

아메리카노를 언제 알았던가. 

믹스로 커피를 배웠다가 대학 졸업 후에는 설탕 커피로 바꾸었다가 블랙으로까지는 진행하지 못한 채 유학길에 올랐었다. 그곳에서 아메리카노를 알았다. 에스프레소를 알았다. 실험실에서는 아메리카노가 늘 내려져 있었다. 그 날 처음 커피가 먹고 싶었던 사람이 내렸고, 다 소모되면 다음 사람이 내렸다. 불문율이었다. 당번이 없었다. 

 

그러다가 기숙사에서 커피 머신을 마련했고 토요일과 일요일엔 아메리카노가 커피라기보다 물처럼 머신에서 내려진 채로 하루종일 입가를 맴돌고 온 방안을 물들였다. 그날 마실 카페인은 같은데 물로 양을 적적히 조절. 어쩌다가 까페를 가게 되면 에스프레소를 가끔... 너무 진해. 머리가 핑.

 

그때부터 아메리카노에 익숙해졌다. 오랜만에 향기 가득하게 기분 좋은 아침이다. 

 

장미가 있는 사진의 아래는 전설이 사는 집이 아니다. 출근 길에 늘 지나가는 골목에 있는 집인데 장미가 예뻐서 사진을 한 장 찍어 둔 것이다. 소박하지만 주인의 집사랑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가. 왼쪽 옆집의 정원의 장미가 옆집의 베란다로 날아들었을까? 소박하지만 정갈한 맛이 있는 집이라 아침에 지나갈 때마다 기분이 좋아서 한 컷. 

 

외국 집의 베란다에는 꽃이 얼마나 휘황찬란한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본 적이 없지만 그것은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마을을 돌아다니지 않아서이다. 지난번에 친구가 집 짓기로 한 그 마을의 집 정원에도 저런 아기자기한 예쁨이 있지 않았나. 베란다까지는 조성이 되어있지 않았었지.

 

아!!!

정원이 딸린 집을 그저 줘도 꽃과 나무가 싱싱하고 높낮이 다른 꽃들이 연출하는 그 황홀한 꽃밭을 가꿀 자신이 나는 없는 것을 슬퍼한다. 그래서 저렇게 장미만으로 멋을 낸. 그리고 주차지 양 옆의 손질된 나무만 있어도 전설은 벌써 저 집의 주인에게 존경의 염을 품는 것이다. 

어린이가 없는 우리집의 어린이날은 커피 내리기로 시작되었고 남의 집 베란다 장미나 감상하는 한가한 날이다. 

 

출근길에 만나는 허술한 정자. 그런데 그린으로 둘러쌓이고 사진에 담으니 제법 운치가 있다. 실제보다 훨씬. 출근길에는 느낄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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