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푀유나베. 먹어 본 적만 있다]
요리가 너무 즐거운 친구가 있다. 요리가 너무 재미없는 친구도 있다.
요리는 재미있어 보이지만 이것이 또 창의력이 요구되는 지라 결코 기웃거리지 않는 분야다. 현실적으로는 준비과정과 뒷마무리 과정을 감당할 수 없어서 늘 외면하면서 살아온 영역 아닌가! 이 것이 공식적인 요리 거부 이유이다. 물론 비공식적인 이유도 있다만.
그래서 요리를 하는 친구를 보면 존경의 눈으로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요리를 하려고 마음을 먹다니. 준비와 뒷감당을 함께 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고 그 음식을 함께 즐길 누군가가 있다는 뜻이니 부럽다고 하는게 맞겠다. 그런데 혼자서 다 하는 친구도 있다 정말.
얼마나 재밌으면 요리의 전과정을 즐기나 그래? 놀라운 인종들이다. 오늘 나베요리를 단톡방에 올린 친구는 절대로 요리를 평소에 하지 않는 친구인데, 스스로 감동해서 올린 작품이라고 이해를 해 줘야 한다. 요리를 안 한다는 것을 요새 알았다.
이 친구는 늦은 결혼을 했다. 결혼식에 축하하러 가서 대학동기들을 정말 오랜만에 만났었다. 졸업 이후에 산다고 바빠서 연락이 뜸했는데 어떻게 연락이 되어서 "다소 늦은 결혼"에 간 것이었다. 결혼을 한 그 친구는 참여를 못했지만 그 날 우리끼리 카페에서 뒤풀이를 하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한 기억이 난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강렬할게 남아있는 느낌은
대화의 내용이 참으로 진솔하구나.
더도 덜도 없이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솔직하게들 털어놓기도 하는구나.
울 친구들이 안 본 사이에 성숙해졌구나.
(사실 원래 성숙했는데 대학 때는 몰랐을 지도).
그날로부터 한 세월이 다시 지나서, 다시 만나고 카톡 단체방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때가 떠올랐다. 그런데 오늘, 그녀가 올린 요리를 보면서 전설은 왜 이런 생각을 떠올리고 있을까? 요리 대화는 그 이전에도 우리가 많이 했는데...
생각의 흐름을 쫒아가 보니,
그리고나서 그녀가 친구들을 집에 초대를 했는데, 전설은 무슨 이유로 참석을 못했고, 그 날 친구들이 거나하게 흡족하게 대접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래서 이 친구가 요리를 잘한다고 생각을 해 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그녀가 밀푀유 나베를 만들어 놓고 스스로 감동을 먹으니 전설이 당황을 하였을까?
그날은 뭘로 친구들을 대접을 했나 그래?
[플러스]
밀푀유나베. 얼마나 말이 어렵나. 밀푀유(프랑스 말)와 나베(일본말). 일본식 퓨전푸드란다. 밀푀유가 "천 겹의 꽃'이라는 뜻이라 하니 과히 요리 종주국인 프랑스의 낭만이 느껴진다. 그 말을 차용한 나베(냄비/일본)도 똑똑하다. 설마 한국 사람이 퓨전요리를 만들고 불어와 일본어를 넣어 요리명을 만들었을까? 자랑스러운 한글을 두고서? 누가 정답을 주기 바란다.
친구들은 그 날의 대화도 진솔했고, 지금의 대화도 진솔하다. 같은 분야를 공부하고 같은 분야에 일하면서 먹고 살지만 그 와중에도 각기 다른 빛깔의 삶을 만들어 내었고. 무지개의 다양한 색을 무지개로 수용을 하듯 다양한 삶의 방식과 내용을 가진 친구들의 삶도 수용하면서.
난 그 날 뒷풀이에서 이런 진솔한 대화가 가능하겠다는 씨를 보았다는 것일 뿐.
비공개구혼/전설/단톡방/요리/진솔한 대화/사진/밀푀유 나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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