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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DRAMAS & films

넷플릭스의 빨간 머리 앤 Anne with an E

by 전설s 2022.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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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빨간 머리 앤 Anne with an E]


읽는 순서

1. 드라마의 원작: Anne of Green Gables: 몽고메리의 소설 빨간 머리 앤 (우리말 번역)
2. 넷플릭스의 빨간머리 앤: Anne with an E: Netflix의 드라마 시즌 1/2/3
3. 책과 영상물의 차이: 상상력과 여백을 메꾸는 상호보완

4. 넷플릭스 빨간머리 앤이 더 재밌는 이유
4-1. 영어 표현이 너무 신선하다.
4-2. 10대들의 대화들임에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부딪혀야 하는 주제를 다룬다
4-3. 문제의 답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4-4. 어른도 성장이 필요하다
4-5.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아름다운 자연풍광
4-6. 성소수자 이슈: 조세핀과 제리
4-7. 생각을 말로 표현하게 된 사람들. 메튜와 마릴라
4-8.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

5. 전기소설도 아니고 자서전도 아니지만 Anne의 그 이후의 삶은 어땠을까?




1. 드라마의 원작: Anne of Green Gables. 몽고메리의 소설 [빨간 머리 앤]


빨간 머리 앤의 원작 소설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Anne of Green Gables (초록 박공지붕의 앤)이다. 1874년에 태어나 1942년에 사망한 캐나다의 작가이고, 이 소설의 배경이 된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태생이다. 빨간 머리 앤이 자전적 소설은 아니지만 그녀가 삶에서 겪은 것들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어린 시절의 앤뿐만 아니라 이후의 앤의 이야기도 글로 남겼는데, 그녀의 삶이 앤의 치열했던 삶의 모태가 되었음을 간파할 수 있다.

2. 넷플릭스의 빨간 머리 앤: Anne with an E



소설 기반의 드라마가 상당히 많다. 제목은 달리 설정하기도 하는데, 빨간 머리 앤의 경우도 책과 다른 드라마 제목을 설정하였다. 드라마상에서( 혹은 소설 속에서) 고아인 주인공 앤은 이름으로부터라도 고상함을 유지하고자 항상 Anne에 e가 붙었다는 것을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나온다. 이 것이 주인공 Anne의 정신세계이다. 이름의 우아함으로 고아의 이미지를 커버하고자 하는 무한한 욕망이다.

초록 박공지붕이 있는 집으로 입양이 되어 온 Anne은 마을 사람들의 마음속에서는 이름 그 자체보다 박공 나무집과 관련하는 아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름은 잘 기억되기도 힘든데, Anne은 그 와중에 e까지 넣어서 기억해 달라는 무언의 존재 가치를 내세우는 것이다.

우리는 넷플릭스에서 이런 귀여운 박공지붕이 있는 집의 e로 끝나는 Anne이, 초록 박공 나무집에서 어떻게 성장하는 지를 볼 영광을 가지게 된다. 세상에 아이만 자라는 집은 없다. 함께 사는 가족들도 자라고 그 마을도 자란다.

3. 책과 영상물의 차이: 상상력과 여백을 메꾸는 상호보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책으로 읽고 난 후에 어린 마음에 남은 감동을 잊을 수가 없어서 영화를 보러 갔다. 아직까지도 그 실망이 잊히지 않는다. 누구는 닥터 지바고를 읽고 그런 했다고 했다. 꼼꼼하게 읽었을수록, 세세함에 감동을 느낀 사람들은 영상이 그 내용을 다 담을 수 없었음을 알고 큰 실망을 한다.

지금은 드라마도 시즌제를 하면서, 배우가 쉬어가면서 작가와 연출자들이 충분히 고증하고 상상을 해서, 원작 소설이 묘사하고 있는 배경과 소품을 상상 이상으로 보여 줄 수도 있다. 영화는 큰 덩어리를 축약하여 보여 붜야 하는 반면에 시즌제 드라마는 소설의 내용을 더 충실하게 더 환상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문화적 기술적 바탕이 있어서 소설보다 장점이 더 많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소설은 글로 된 2차원의 세계를 내 머릿속에서 3차원 4차원 다차원으로 상상과 공상으로 재생산해내는 기쁨이 있는 반면에, 드라마 영상은 내가 상상하지 못한 다른 사람의 상상까지 알게 한다. 일석이조가 아닌가.

원작 소설을 그대로 따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구조는 그대로 가져가는 대신에 에피소드를 창조하거나 더 풍성하게 할 수도 있어서, 원작 소설과 드라마는 상호 보완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무엇을 먼저 보건, 상상력과 여백 메우기는 항상 자신의 책임이고 권리라는 것을 명심하자.

4. 넷플릭스의 빨간 머리 앤이 재밌는 이유

4-1. 영어 표현이 너무 신선하다.


영어가 얼마나 다양한가. 미국식 영어, 영국식 영어, 캐나다식 영어, 인도식 영어 등등. 영어는 세계 공용어답게 현지에서 수용되면 토착적 발음 요소가 가미되어 각양각색이다. 또한 같은 언어권 안에서도 고급진 영어가 있고, 싸구려 영어가 있다. 현대어가 있고 고대어가 있고, 참으로 다양하다. 더구나 영화에서는 범죄인이나 조폭 마약쟁이라도 등장하게 되면 온갖 은어가 난무한다.


그러던 와중에 만난 빨간 머리 앤에서 앤이 묘사하는 일상의 언어들은 황홀하기만 하다. 어른들이 주인공인 영화나 드라마보다 아이들이 주인공인 경우엔 순화된 영어가 사용되지만, 빨간 머리 앤에서 사용되는 영어는 풍요롭다. 사용되는 단어는 고급지고 표현력도 격이 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신선함을 느끼게 할 만큼 언어가 세련되었다. 몽고메리는 언어의 마술사일까. 에피소드도 훌륭하지만 뛰어난 영어 표현이 주는 이 현란하지만 고급져서 매우 배울 점이 많다. 영어를 멋지게 말하고 싶은 사람은 기필코 봐야 하지 않을까.

4-2. 10대들의 대화임에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부딪혀야 하는 주제를 다룬다.


빨간 머리 앤은 앤이 13살 때부터 다루어진다. 물론 회고로 더 앞으로도 전진을 하지만, 주 흐름은 13세의 앤부터 시작한다. 13세가 대학에 들어가기까지 겪는 이런저런 에피소들들 속에는 많은 인생의 고민이 담겨있다. 마치 앤만을 다루는 듯 하지만, 사실은 앤을 둘러싼 에번리 사람들의 모든 날들을 다룬다. 그런 것들이 10대 여자아이들의 대화로 풀린다. 마치 그들의 고민과 어른들의 고민은 매우 다른 듯하지만, 실상 겹치는 고민들도 많다.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은 감동을 하고 어른들은 힐링을 하는 것처럼, 빨간 머리 앤은 마치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이나 드람처럼 알려지지만 사실은 우리 어른들이 봐야 하는 드라마이다. 몸은 어른인데 아직 정신적 성숙이 부족한 어른들이 남몰래 보고서 혼자 조용히 성장과 성숙을 도모해야 하는 그런 소중한 드라마이다.

4-3. 문제의 답이 아니라 풀어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소설에서는 줄거리를 구성하는 요소가 되겠지만, 드라마에서는 각 에피소드는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틴 에이저들은 성장의 순간에 있으니 매 순간이 신기하고 선택의 순간이 된다. 10대 소녀들이 만나는 문제들은 즉각적인 답이 주어지게 구성되지는 않는다. 결론에 이르기까지 숙고하고 고찰해야 할 많은 요소를 등장시켜 아이들이 고뇌하고 고민하고 의논하여 하나씩 선택해 가는 과정을 다룬다. 모든 것이 어린 소녀들의 성정과정이겠거니 하겠지만 실제로는 드라마를 보는 내가 성장하고 있다.

4-4. 어른도 성장이 필요하다.


매튜와 메릴라는 남매이다. 결혼을 안 한 그들이 농장을 물려주고 함께 살 한 아이들 입양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엄마가 병사한 이후로 이들은 일상적인 삶은 살았으나 남매끼리 진솔한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 어머니가 아파서 서로 자신의 길을 가지 못하고 상처받은 사실, 형의 죽음이 끼친 트라우마 등을 각자 자신만의 경험으로 안고만 살아왔지 객관적으로 혹은 개인적인 감정을 서로 대화로 공유하고 치료의 작용이 되도록 터놓고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

앤의 등장은 남매간의 대화를 이끌어낸다. 앤의 지치지 않는 상상력과 고뇌는 끊임없는 대화를 이끌어내고, 앤의 이런 대화로 과묵한 매튜와 메릴라도 대화하는 것을 하게 된다. 앤이 각종 사안에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처럼 그들도 그 마음의 사회적 커뮤니티에서 목소리를 내기도 하게 된다.


매튜와 마릴라뿐만 아니라 에이번 리의 어른들도 남다른 앤의 생각에, 틀에 갇힌 세계를 조금씩 깨고 세상으로 나온다. 아이들만 어른으로 성장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어른도 성장이 필요하다. 드라마를 보면서 자신이 성숙한 성장을 끝낸 어른인지 확인을 한번 해 보자. 재미가 솔솔 할 게다.

4-5.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


드라마가 만들어진 섬은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이다. 섬의 풍광이 너무 아름답다. 지질학적 소견이 있다면, 깍아내린 절벽으로부터 섬의 지질학적 역사도 한번 가늠해 볼 수 있다. 또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한적한 섬 마을의 다른 계절이 빚어내는 초록 박공지붕을 보는 즐거움도 좋다. 우리나라처럼 아파트가 즐비한 것도 아니고, 농장의 형태로 띄엄띄엄 자리 잡은 집들. 다른 집에 가려면 뛰어가거나 말을 타고 가야 하는 널찍한 곳.

줄거리에 현혹되어 보는 영화나 드라마가 있다. 또는 줄거리는 뻔하지만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법에 홀려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기도 한다. 혹은 그 영화에서 사용되는 예측된 과학적 진보를 음미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고, 새로 나온 미래에 사용될 과학기술을 보는 즐거움이 줄거리를 압도할 때도 많다.

그러다가 중국의 무술이 너무 좋아서 보기도 했는데, 중국 영화에 심취하다 보니 중국의 자연 풍관을 담은 영화가 너무 좋았다. 가만히 집에 앉아서 아름다움을 아는 감독들이 찾아내어 선별한 배경화면이 되는 풍광은 얼마나 감동인가. 참으로 고마운 영화보기가 되는 것이다.

캐나다에 직접 가지 않고, 4계절이 지나가는 프린스 에드워드의 마을을 구석구석 보는 즐거움을 나만 누리는 것은 아까운 일이다. 넷플릭스에 접속하는 모든 이들이 그 아름다운 자연과 계절을 즐겼으면 한다.

4-6. 성소수자 이슈 : 조세핀과 콜


앤의 절친이 된 다이애나에게는 결혼하지 않고 늙어가고 있는 아름다운 고모가 한 분 있다. 가끔 다이애나의 집에 오기도 해서 앤과도 일면식이 있고 대화를 하다보니 둘이 나이 차가 아주 많은 친구가 된다. 다이애나의 고모 조세핀은 귀족가의 딸로서 할머니가 되도록 독신으로 살아왔는데, 1년 전에 함께 살던 절친의 죽음으로 삶이 황망한데 앤을 알게 되어 앤의 인생의 상담자가 되어준다. 1900년대 초의 여성 인권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시기에 앤이 가지는 많은 의문에 대하여 상담자 역할을 해 준다.


그녀는 나중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일생을 살았다고 회고하면서, 자신만의 특별한 결혼식에 대해 말하게 된다. 조세핀은 여성인권도 아직 확립이 안되어 아내는 남편의 소유물처럼 되어 있던 그 시절에, 성소수자의 길을 가고 있었던 것이다.

성소수자를 다루는 소설이나 드라마가 아주 소녀들을 위한 것이라고 한정할 수 있겠는가? 편견 없이 "사랑의 본질"과 "결혼의 본질"을 고찰하게끔 배치를 해 두었다. 또한 앤이 다니는 학교의 콜이라는 친구도 조세핀을 만나게 되어, 자신도 남자로서 성소수자임을 자각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게 된다. 앤과 친구들은 조세핀과 콜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1900년대 초에 발표된 10대 소년 소녀가 주인공인 소설에 벌써 성소수자 이야기가 등장한다. 어른도 성장이 필요한 과정에 등장하는 이슈라고 본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도 조금씩 다루고 있는 성소수자. 생각을 넓혀 볼 계기가 될 터이다.

4-7. 생각을 말로 표현하게 된 사람들: 메튜와 마릴라


메튜와 마릴라 남매는 오랫동안 함께 살아와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눈치챈다. 말이 필요 없는 남매이다. 매사에 관심이 흘러넘치고 매사를 말로 풀어내야만 하는 앤의 등장으로 이들 남매는 처음에는 성가심을 느꼈으나 이제는 말로 풀어내는 앤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리고 세월이 흐를수록 이제는 그들도 말로 의사소통을 더 많이 하게 된다. 그러다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도 대화로 풀게 되고 대화의 기쁨도 알게 된다.


마을의 이런저런 일에도 과묵하게 참견하지 않고, 늘 사람들의 뜻을 따르던 남매였다. 앤과의 생활은 그들에게도 변화를 겪게 한다. 마을의 중요한 일에 의견을 공공장소에서 용기 내어 밝히기도 하고, 늘 친구의 말을 수용해 주던 마릴라는 때로 그녀에게 반격을 하기도 한다. 사람은 처음부터 과묵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4-8.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


미국에서 남북전쟁으로 노예제가 폐지된 것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미국에서도 노예제 폐지 이후에도 백인과 흑인 간에 주인과 노예 관계는 그 후로도 꽤 오래 지속되었다. 노예로 살던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주인집을 떠나지 않아서이다. 노예가 아닌 삶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라 그러려니 이해한다. 그러나 그들의 자녀들은 이제 자유로운 삶을 찾아 떠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00년대의 캐나다에도 노예제는 없으나 아직 노예 생활을 선호하는 흑인이 있는 시절이었다. 앤의 애인이 될 길버트와 함께 농장을 일구어 나가는 세바스천은 흑인이다. 그의 어머니는 노예 생활을 이어가고 세바스찬은 독립하여 삶을 이어가는데, 그 모든 과정에서 유색 이종에 대한 차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21세기에의 우리나라에서도 차별이 있는데 그 시절에는 오죽했겠는가.

유색인종이 아니어도, 여성이 아니어도 우리이게 은근히 존재하는 차별이 없는지 고민해 봐야 하는 기회를 줄 것이다. 장애인 차별이 현대에는 더 큰 문제일 것이고, 성소수자 이슈도 마찬가지이다.

5. 전기소설도 아니고 자서전도 아니지만, 그 이후 Anne의 삶은 어땠을까?



넷플릭스의 빨간 머리 앤의 시즌3의 마지막은 오해를 푼 앤과 길버트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까지 담고 있다. 넷플릭스가 다른 드라마를 지원한 내용을 보면, 시즌 10과 시즌 11까지 가는 것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앤 시리즈도 시즌3을 넘어 계속 전진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해 본다.

책이 줄 수 없는 영상의 장점을 가지고 있고, 다른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영어 표현들이 너무 아름답다.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가 안정되고 좋다. 또한 캐나다의 문화와 전통도 음미할 수 있으니, 계속되기를 앙망한다.


그렇더라도 시즌3 이후의 내용이 너무 궁금한 사람은, 책으로 엿볼 수 있다. Anne of green gables(빨간 머리 앤)를 시작으로 아래와 같은 이후의 삶을 그리고 있다. 대학을 마치고 직장생활, 길버트와의 결혼, 결혼 생활과 원래 입양 갔던 그 집에서 최종적으로 정착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Anne이라는 여성이 유색인종과 여성차별의 시대에 맞서서 어떻게 성장을 하는지 사뭇 궁금하지 않은가? 아무리 사회 혁명가라고 해도 결혼 생활을 영위할 수 없거나, 결혼 생활 안에서는 청산되지 못한 과거의 전통대로 남녀 역할 혹은 부부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앤은 어떻게 결혼 생활 속에서 길버트와 토론하며 살아가는지는 아래의 책을 읽도록 하자.

에이번리의 앤 Anne of Avonlea
레드먼드의 앤 Anne of the Island
앤의 꿈의 집 Anne's house of Dreams




책원제는 Anne of green gables. 넷플릭스 드라마 원제는 Anne with an E. 한국어 번역은 둘 다 [빨간 머리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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