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에 대한 깨달음:시지프스 The myth]
우리나라 드라마 [시지프스 The myth]를 본의 아니게 보기 시작하였다. 더 원이라는 영화를 오래전에 본 기억도 난다.
존재란 무엇인가.
찰나적 머묾이다.
셀 수 없을 만큼의 찰나를 지켜 낸 마지막 모습이다. 아니 현존이다.
자기 긍정은 현존을 잉태하지만 자기부정은 존재를 소멸시킨다. 아니 존재의 불안정성을 낳고 그 불안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반대로 자기 긍정에 의한 안정된 현존은 명상으로 우주와 합일할 수도 있다.
우리는 과거 현재 미래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과거 현재 미래를 순식간에 오갈 수 있는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하는 그 시간과 공간에 현존한다.
스스로 "나"라는 인간을 결정할 수 있어야 양자세계에서 존재라는 형태로 몸을 가지게 된다. 나의 모든 것은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선택하지 못하고 굳건하지 못하면 존재하되 진정한 나가 될 수 없다.
진정한 나가 한번 되어보거나, 아니면 불안정한 자신의 현신을 매번 부딪히면서 부단하게 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어느 것이 더 옳은가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그런 현상 속에 인간이 머문다는 것이다.
시지프스를 보는 내내
운동 에너지와 위치 에너지를 생각한다. 입자와 파동을 생각한다. 불확정성 원리의 확대를 경험한다. 오랜만에 즐거운 드리마를 보았다. 산꼭대기로 돌을 거의 다 올려도 다시 미끄러져서 그 일을 영원히 반복하는 시지프스의 운명처럼, 인간도 자신들이 만든 과거를 변화시켜 새로운 미래를 설정해 보려 하지만, 늘 미끌어져서 반복하기만 한다. 끊임없이 미래에서 과거로 나쁜 과거를 고치러 오지만, 고쳐도 고쳐도 그 일은 그냥 일어난다. 영화는 한 번의 시간여행을 다루지만, 사실은 영원히 미래에서 과거로 와서 그 일을 오늘도 하고 있다.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그렇게 되는.
그 줄거리 속에서 나는 과학의 원리를 입혀서 이해를 해 보는 것이다. 나는 그 줄거리보다 양자역학적 관점에 지금 더 관심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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