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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김치전: 비와 심연의 만남]
사람들은 비 오는 날이면 왜 김치전이라도 생각이 난다는 것일까. 왜 막걸리 한 잔이 생각난다는 것일까. 파전이나 해물전 재료라도 있고 실력이 되면 좋겠지만, 제일 만만한 재료가 김치가 아닐까. 비가 와서 전과 막걸리가 생각나서... 가 원인이 아니라 나도 김치전을 구울 수 있나 싶어서 시작해 본 김치전. 역시나 프라이팬 크기대로 재료를 놓으니 뒤집을 수가 없다. 당연히 실패하고 뒤집을 수 있는 크기로 후퇴해서 겨우 마무리를 지었다. 막걸리 안주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심심해서 부쳐 본 김치전은 시작은 창대하였으나 그 끝은 미미한 크기로 마무리되었다. 맛이 있으면 그나마 성공의 범주에 넣어야. 멋을 부릴 능력은 안 되는 것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하루.
막걸리와 전으로 시작을 하면 그 대화의 깊이가 비와 더불어 더 깊어지는 것일까. 빗소리가 주는 안정과 평화 그리고 상상의 나래가 사람들을 심오한 상상으로 이끌어서 다들 전과 막걸리를 찾는 것일까. 평소와 다른 톤으로 대화의 주제와 깊이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일까. 막걸리와 파전을 매개로 비는 우리로 하여금 심연을 들여다보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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