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 정여사의 삼성 갤럭시 A12 사용 도전기]
집전화 쓰던 시절이 그립다. 우리 집은 집 전화도 번호를 돌리던 시절엔 보유하지 못했다 버튼식 전화가 나올 때쯤 집에 유선 전화가 들어왔다. 그때부터 정여사에겐 전화가 있는 삶이 시작되었다. 그런 정여사가 이제 86세가 되어 스마트폰 삼성 갤럭시 A12 사용에 도전한다. 될까?
집전화만으로 살다가 정여사는 아주 뒤늦게 종합병원에 진찰을 다니게 되면서 손전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독립심 강한 정여사는 병원은 혼자갈 수 있지만 새로운 검사라든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은 전설의 조언을 들어 결정해야 하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전설이 아니라도 도와줄 사람을 호출하기 위해서 필요한 소중한 물건이 된 것이었다.
처음 사용한 것이 폴더폰이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것으로 시작해서 스파트폰으로 넘어가던 시절에도 정여사는 폴더폰 세대였다. 집전화가 있으니 손전화는 무용지물. 지금도 노인 어르신들을 위한 폴더폰이 마지막 주자로 남아있다.
위 사진에서 왼쪽은 폴더폰 형식인데, 이것은 아래는 폴더폰의 형식을 구현할 수 있지만 윗쪽 폴더는 스마트폰 환경을 구현해 놓았다. 그래서 정여사는 간간이 스마트폰 형식도 사용을 해왔긴 하다.
그러나 친구들이 이사를 가고 소식이 끊기고, 때로 사망하기도 하고. 형제자매들도 이제 모두 사망하시니 통화할 일이 점점 줄어든다. 알던 기능도 까맣게 잊을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나이가 들었지만 정여사도 손전화는 필요하다. 이번엔 스마트폰 기종으로 교환했다. 새 리모컨도 사용하기가 어려운 분에게 무리한 도전일까 싶었지만 세상이 변해가니, 엘지도 폰 생산을 중단하는 마당에 언젠가는 폴더폰도 사라질 것이니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스마트폰으로 이동을 결정.
정여사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순서를 익히기가 힘든 것이 아니었다.
1.
홈화면에서 필요한 앱을 누르는 작업이 제일 어려웠다. 정여사의 무딘 손끝. 무디다 해야 할까 연습이 되어있지 않다고나 할까. 터치와 길게 누르기와 두번터치에서 힘의 강약이 조절이 안되는 것이다. 긴장한 손가락에 힘을 빼는 것부터 가볍게 톡. 86세 할머니의 손끝은 무디었다. 연습으로 해결한다. 사랑과 영혼에서 처럼 도자기를 빚는 마음으로 서로 손을 포개고.
2.
젊은 사람들은 거들떠볼 일도 없는 소위 말하는 "할머니에게 맞는 최적화 작업" 수행한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화면 크게 하기. 글자 크게 하기. 전화 손쉽게 받는 법. 단축번호 설정하기. 연락처 홈 화면에 배치하기.
3.
최적화 작업을 끝내고 2박 3일의 특훈에 들어간다. 제 1일엔 대략 뭘 해야 하는 주 이것저것 두서없이 알려준다. 전화도 걸고 받고 터치하기 단축번호 누르기 등등. 제2일이 되면 까맣게 어제 일을 잊는다. 그래서 2일에는 전화받는 법만 가르친다. 익숙하게 매시간마다 전화한다. 제3일에는 전화 걸기이다 받는 것보다 몇 단계 더 하는 것이라 나름 어렵지만 예전 전화로 한 번씩 하던 것이라 익숙해져 간다.
4.
동영상보기나 카톡이나 이런 고차원적인 일은 애초에 엄두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카톡으로 다른 작업은 안 하지만 한 가지는 나중에 따로 연습해 두어야 하는 것이 있다. 전설이 한국에 없는 날에는 와이파이로 국제전화 대신 카카오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사 상태와 약 복용을 점검해야 하고, 무엇보다 정여사의 심리를 헤아려야 하기 때문이다 불안하지 않은지 해피한 지. 그러나 이는 나중에 출국할 일이 발생하면 1주일 전부터 연습하게 하면 된다. 늘 그랬으니. 86세에도 잘해야 할 텐데.
결론:
정여사는 스마트폰 삼성 갤럭시 A12를 자신이 딱 필요한 만큼만 요령을 익힌다. 스마트폰은 물건 자체가 smart 해서 스마트폰이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도 smart 해야 해서 스마트폰이지 않은가 싶다. 실제로 보통의 사람이 사용하지 않을 법한 기능이지만 노인이나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요긴한 기능들이 많이 탑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고놈 참. smart 한 걸. 그러나 86세에 새 문물 사용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정여사도 한없이 smart 하다고 해야 한다. 정여사의 삼성 갤럭시 A12 아용에의 도전은 아름답다. 전설도 저 기상을 이어가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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