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환자의 샴페인 1잔의 혈중 알코올 농도 계산: The Good Doctor S1]
머릿속에 판단에 필요한 자료를 많이 가진 사람들을 존경한다. 전설은 결코 뇌 속에 무엇인가를 저장해서 동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뭔가를 하려면 늘 책상 앞에 앉아야 한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나의 뇌의 확장된 모습이다. 그래서 그들이 없는 환경에서는 다소 불필요한 사람이 된다. 그것이 전설이다.
The Good Doctor에서 간이식을 담당한 주치의는 존경을 받을 만한 대단한 사람이다. 아니 세상의 모든 의사가 굿닥터에서 처럼 움직여준다면 그들 모두를 존경한다. 그들은 그들이 필요한 지식들을 저장하고 다닌다. 물론 법률가들도 그러하긴 한다만.
간이식을 하려면 6개월간에는 금주를 해야하는 규칙이 있는데 환자는 딸의 졸업식에서 샴페인을 한잔 마시게 된다. 자신은 마시지 않으려 했으나 딸이 권하고 6개월 내에 이식의 기회가 없을 수도 있으니, 그러나 기회는 그에게 왔다. 마지막 점검으로 혈액검사를 하니 혈중에서 알코올이 검출된다. 잊고 있었던 샴페인. 딱 한잔했닥 고백하지만 의사들은 믿을 수 없다.
담당의는 바로 알콜대사와 그의 체중 등을 대입하여 수식으로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하여 유추하는데, 정말 1잔을 마신 걸로 계산이 된다. 그 수식을 머릿속에 외워서 당장 계산을 해 내다니, 전설이 했으면, 자료와 수식 찾느라 많은 시간을 소모했을 것이다.
이런 모습에서 전설은 경이로움을 느낀다. 기억력이 좋은 모든 사람을 경이롭게 생각한다. 아주 오래전에 알았던 친구는 그렇게 말했다. 기억력이 좋은 게 아니라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전설이 보기에는 관심만 가지고 되는 일이 아니다. 관심과 더불어 기억력이 동반되어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전설은 관심은 많으나 기억력이 동반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상누각이다.
오늘도 이 의사들의 기억의 현란함에 잠시 아찔하다. 판단력의 문제가 아니라 기억력이 무섭게 부러운 것이다. 관심의 문제가 아니라 기억력 (연상법이건 무슨 법이건, 자신만의 경로로 기억하는)이 오늘의 존경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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