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으로 치우치지 못하는 단점: 재주 많은 놈이 배 굶는다]
한 가지만 잘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니면 한가지에만 취미가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니, 정말 좋아하는 것, 하나에 꽂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학교 다닐때, 한 과목을 특별히 잘하는 친구가 참으로 부러웠다. 다른 과목은 별로라도 역사 과목을 늘 100점 받는 친구가 부러웠다. 다른 과목을 적당히 잘하는데 수학 과목은 경시대회에 늘 꼽히는 친구가 부러웠다. 다른 과목도 잘하는데 영어 해석을 특히 더 잘하는 친구가 부러웠다.
물론 학교 다닐 때에야 여러 과목을 두루두루 잘하는 것이 성적 유지 측면에서는 좋을지 몰랐다. 그러나 긴 인생에 하나만 정확하게 잘하는 것은 얼마나 편리한 일인가. 한 눈 팔일 없이 하나에 충실하면 특화될 수 있고 그것으로 밥벌이도 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취미도 개발하고, 참으로 편리한 일이 아닌가.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닌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하나만 있으면 그것만 열심히 잘 행복하게 하면 될 일이 아닌가. 그러다보면 그 일 하나에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게 있지 않겠는가. 타의 추종을 허하더라도 어느 한 구석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지닌 뭔가를 가지게 되지 않는가.
전설의 삶의 패착은 그게 아니었을까? 하나에 몰두하지 못하는 성격.
학교 다닐 때를 잠시 상기해보면, 시험 기간에 시험공부 시간표를 짤 때면, 전설은 공부할 수 있는 총 시간을 구한 다음, 과목당 시간을 똑 같이 분배를 했다. 참으로 비합리적인 방법이었다. 수학이나 영어처럼 어려운 과목에는 시간을 더 배분하고 음악이나 미술 한자 등과 같은 가벼운 과목에는 시간을 줄이는 등의 묘미가 필요했다. 그런데 도무지 그럴 수가 없는 것이었다. 특정 과목에 공부할 시간을 덜 주는 것은 불평등한 일이었다. 어느 과목 하나라도 소외를 받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드는 과목은 빠듯하게 공부하고, 좀 시험준비가 쉬웠던 과목은 빨리 공부한 다음 남는 시간은 좀 노는 걸로 시간을 보낸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공부할 시간을 많이 요구하는 과목을 시험 준비를 제대로 못하였을까? 그것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공부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다 못하고 시험에 응하지는 않은 것 같다.
시험 과목에 대한 공부 시간 배분은 그 한 예이고, 다른 일에도 하나에 편중하여 열정을 불태우는 일을 잘 경험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까지는 진행을 하지만 끝까지 진행은 하지 않는다는 것을 살아오면서 알아차렸을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 가지 일에만 열중하지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속담에도 있지 않은가.
열 가지 재주있는 사람이 밥 벌어먹고살기 힘들다고. 한 가지 재주를 깊게 파고들어 대가가 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성공적인 삶을 살았을까. 생각해보면 참 아쉬운 일인데, 성격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1에서 시작하여 10에서 완성을 할 수 있다면 8쯤에 이르면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머지는 그 한 가지만 하는 사람에게 넘겨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평생 대가가 될 수가 없다. 하나에 특화되어 전문적인 자신만의 영역을 수립하지 못했다.
지금부터 한 30년간은 한 가지 일을 해볼까? 한 가지 일에 몰두를 한번 해볼까. 가능할까. 전설의 남은 삶에도 [몰입]이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까? 1에서 10까지의 단계중에서 8에만 이르면 자동 정지. 그리고 미련 없이 그 일에 손을 뗀다. 왜? 8단계 9단계 10단계에 이르는 것을 왜 싫어할까? 왜 매사에 끝까지 가보는 것은 계획에 넣지 않는 것일까. 그 끝에 뭐가 있기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한 가지에 몰두/몰입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친구는 하시겠습니까?
[플러스]
그러나 실제로는 재주가 아니라 관심만 많다. 더 큰 어려움이다. 실행력이 담보되어야 하기에.
뾰족한 송곳이 구멍을 뚫는다. 알고는 있다만. 전설의 역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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