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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DRAMAS & films

내 속에 있는 악을 만나야 하는 불편한 시간: Gotham S2

by 전설s 2021.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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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 있는 악을 만나야 하는 불편한 시간: Gotham S2]


대한민국의 정규 교육과정을 나와서, 택한 직업으로 먹고살고 그러다가 은퇴하는 평범한 삶. 그 평범함 속에서 자신의 취미를 발견한 사람과 자신의 특기를 알아차린 사람 그리고 자신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 지를 감지한 사람은 복된 사람이다. 그 지루한 일상적인 삶에, 요리에 뿌리는 향신료처럼 취미는 삶의 요소요소에 풍성함을 선사하였을 것이다.


취미나 특기나 관심사를 발견하는 작업이, 훌륭한 부모가 양육과정에서 여러 가지 경험에 노출을 시켜주었으면 빨리 발견할 수도 있었겠고, 부모가 못했다면 스스로 발견하는데 정말 우연히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발견은 그냥 주어지는 것은 아니고 부단히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그나마 가능하다. 우연히 누구 부탁을 들어주다가, 우연히 남을 따라 어느 취미 공방에 갔다가, 우연히... 우연히...


이런 좋은 의미의 발견이 있는 반면에 자신의 무의식의 저층에 자리 잡은 "정신의 그 무엇"을 발견해 내는 일도 우연히 일어난다. Gotham(드라마 고담)에서는, 인간이 원래 타고나거나 교육에 의하여 선함과 옳고 그름을 인지하는 나 자신의 내면 그 아래에, 발견되지 않았고 단 한 번도 사용하거나 인지하지 않았지만 원래 있었던 "내면의 악의 축" (혹은 선악의 균형상 악의 위치에 있는)과 마주 서야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인간 아니 나의 본성 속에 내재한 악을 향한 욕구가 드러나게 하고, 드러난 것을 억제하거나 통제하는 뇌의 시스템을 파괴시키는 일들이 아주 우연한 경험 속에서 튀어나오는 지점을 묘사한다. 드라마를 관람하기에 매우 불편한 순간이 된다. 어떤 종류의 특별한 경험이 허용되지 않았다면 영원히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선한 사람의 정신 속에 있는 "악의 축". 심지어 통제나 억제가 요구될 만큼 인지할 필요도 없는 일들이 특정 경험에 의하여 그 모습을 생생히 드러내면서 약한 마음을 뒤흔들어 버린다.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가. 당신들은 그런 경험이 없는가?


조용히 자신을 더듬어 보면, 살다가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음을 알아차리게 될까? 다른 사람에게 악감정을 품었지만 표현하거나 행동화까지는 안 한 경험. 어떤 상황에서 불의로서의 악을 선택하고자 열렬히 원하는 마음을 억눌렀던 에피소드. 그것들이 자신의 통제하에서는 드러나지 않으나 어느 날 내 영혼이 약해져 있을 때 표면으로 등장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물론 그런 현실화된 경험치가 하나도 없다면, 인식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 당신은 정말로 선한 영혼이고 복 많은 영혼 되시겠다. 기뻐하시라.


드라마 Gotham은 그 시즌2에서 인간 정신의 영역을 교묘하게 파헤치고 다룬다. 쉽게 말하면 경찰이 사건을 추적하고 범인을 잡고 살인의 이유를 찾는 드라마이지만, 경찰의 정신세계와 살인자의 정신 세계 그리고 조직 폭력배의 정신세계가 달리 묘사된다. 인간으로서의 공통점이 있고 계층 간의 다른 점이 존재하는 정신세계.


매우 우울하게 생각할 게 많은 heavy 한 드라마다. Lucifer는 철학적으로 심오하지만 각 에피소드에는 웃음과 해학이 있는데 gotham에서는 뭔가 무겁고 어둡다. 그렇다고 흡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니 분명 뭔가는 있는 드라마이다. 다만 마음이 무겁다.

우리안의 나와 너. 선과 악. 옳고 그름. 그리고 균형추를 행사해야 하는 현실의 나 (사진은 pixabay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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