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 멀린]에서 눈을 못 떼는 이유가 뭘까
[마법사 멀린]에서는 멀린이 마법을 펼치는 일은 있으나 현란하지 않다. 시즌1이 2008년에 제작이 되었고 2012년에 시즌5를 마지막으로 종결된 드라마라서 요즘의 드라마에서 처럼 과학의 혜택을 독하게 업고 가지도 못했다. 현란할 수 있는 CG처리가 그 시절에 맞게 소박하다.
영국 중세의 전설의 왕인 아더왕/아서왕의 이야기인데 멀린이라는 마법사가 아더왕의 수호자로 등장하여 펼치는 드라마 시리즈다. 아더왕이 왕자 시절부터 멀린이 이제 마법에 눈을 떠는 시절부터 시작된 이야기라 어른인 전설을 현혹할 내용이 없는데도 계속 보고 있는 것일까?
전설의 왕이야기라서 해피엔딩. 선과악이 맞서지만 마법과 마법의 대결이라 현실감이 적어서 부담이 적다. 마법이 실제로 지상에 있었으면 하는 기괴한 기대감. 젊은이들이 주인공인데도 진중함이 기분이 좋다.
중세의 영국 느낌이 좋고 석조건물이 좋다.
아더왕을 상징하는 원탁. 모든 인간이 평등하면서 수평적 관계를 이룬다는 원탁의 기사 전설에 맞는 인간성을 추구하는 것. 기사와 왕과의 관계. 왕과 시종과의 수직과 수평적 관계의 공존. 계급이 엄연히 있으면서도 유연성이 있다는 점. 무엇보다도 뭔가 자연스러움이 좋다.
세트장은 만든 것도 있고 원래 있던 장소를 기본으로 하였을 것인데. 숲이 있는 풍경이 좋고, 배경이 되는 카멜롯 성인 석축 건물이 좋다. 등장인물들의 복장. 그리고 세트장의 소품 하나하나가 눈길을 끌고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정말 전설은 중세의 기사였던 것이 아닐까. 고향 온 것 같은 푸근함을 맛본다. 배우들이 그 시절에 잘 녹아들어 있는 느낌. 드라마인데 그 시절을 사는 느낌이다.
이렇게 적고 나도 뭔가 2프로 부족한데...
왜 전설은 이런 미소년/청년들이 등장하는 심각하지 않은 내용의 마법이 섞인 현실감 적은 드라마에 몰두하고 있는가?
5년간에 걸쳐서 5개의 시리즈 드라마. 시즌당 8내지 13개의 에피소드. 미니시리즈에 비하면 무대를 오래 사용하기는 한다. 전설이 감동하는 것은 그들의 장인 정신이다. 드라마의 배경을 현실화하는 그 프로의 느낌. 도시 성 마을 모든 배경이 되는 곳을 만들어내는 그들의 노력과 열정.
사실 엉성한 줄거리 하나로 엮어가는 드라마도 얼마나 많은가. 걸작인 미니드라마도 가끔 장인 정신 듬뿍 든 프로의 손길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럴 때도 감동한다. 하물며 중세의, 전설의,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일에 들이는 그들의 이런 열정이, 프로의 장인 정신이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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