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울고 싶은 날을 위한 영화]
죽기 전에 듣고 싶은 말 (원제 The last word) (2017)
안녕, 헤이즐 (원제 The fault in our star) (2014)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 (원제 The bucket list) (2207/2017)
영화 제목들이다.
그런데 제목만 보면 굳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그런 영화이다. 영화를 보는 이유 중에는 즐거움이라는 것이 있는데 제목부터 우울하니 그렇다. 더구나 두 번째 제목인 "안녕, 헤이즐"은 제목에서 알 수 있는 힌트가 하나도 없다.
[안녕, 헤이즐]과 [죽기 전에 듣고 싶은 말]은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보게 된 영화이다. 영화를 마칠 즈음의 나의 판단은 제목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은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판단하는 나"라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행적 등을 살피면서 그 속의 괴리와 오해를 줄이면서 이해를 넓혀가는 과정을 다룬 영화이다. 결국은 이 모든 과정은 치유의 과정이라는 것을 우리 스스로 깨닫게 한다. 어느 성공한 여성이 자신이 죽고 나면 부고기사에 무엇이 적힐까를 고민하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적어 놓고 보니 무거운 느낌을 주지만 아주 가볍게 삶의 무거움을 터치하고 있다. 어린 소녀와 결혼 전의 아가씨 그리고 인생 말년의 어른 여자. 이 셋의 대화가 만들어 내는 눈물 한 방울. 그 눈물 맛 한번 보게 하는 그런 영화.
울고 싶은 날에 보면 눈물이 핑돌게 하는 참 좋은 영화이다.
더 울고 싶은 날은 [안녕, 헤이즐]을 보아야 한다.
인생을 짧고 굵게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화이다. 주인공 소년과 소녀는 아주 짧은 시간에 우리가 100세를 살면서 느끼고 사고해야 하는 것들 이상을 감당하고 헤쳐 나간다. 이들 소녀소녀는 헤어날 수 없는 암환자들이다. 소년과 소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벌써 눈치를 채었을 것이다. 그들의 삶이 길지 않으리라는 것을.
뭘 잘못한 것도 아니고 오랜 산 것도 아닌데 덜컥 주어진 암. 살만큼 살았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는 백전노장의 산전수전을 겪을 나이도 아닌, 천진 난만하게 세상을 알아가야 하는 나이게 주어진 암. 영화를 보고 나면 원제인 The fault in our star(우리 별의 결점, 고장, 잘못)가 얼마나 완벽한 제목인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더 마음껏 울 수 있다.
이렇게 두 편을 보고 펑펑 울고 나면 이제 보아야 할 영화가 [버킷 리스트]이다.
이제는 인생을 제법 살아 어쩌면 우리나라 어른들이 말하듯이 "세상을 버려도 될 만한" 사람이 등장해서 꾸려가는 이야기이다. 앞의 두 영화에 비하면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맣을 것이다. 오래 살았다고 해서 삶이 언제 죽어도 될 만큼 잘 정돈되고 마무리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죽을 때가 가까워졌다고 해도 미운 사람은 있는 것이고 이해 못할 일은 여전하다. 살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가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을 익혀두어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최후의 순간까지 대화하면서 이해의 길을 찾는 법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할 영화.
이렇게 세 편을 보고나면 수첩을 찾게 된다. 뭐라도 적을 일이 생긴다.
덧붙임.
안녕 헤이즐을 보고 난후 원제가 the fault in our star인 것을 알고 제목을 지은 자에게 무한한 동지애를 느꼈다. 갑자기 산재해 있던 이성과 감성들이 결집하면서 심오한 철학자가 되는 느낌. 사람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계가 잘못한 것이지 그럼. 애초에 생명을 만들었으면 온전하게 살게 해야지 왜 세포가 mutation이 되게 하냐고?라고. 나는 생명이 없는 생명체의 어머니인 빅뱅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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