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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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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를 사랑하는 친구들: 24년 설악산 여행

by 전설s 2024.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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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를 사랑하는 친구들: 24년 설악산 여행]

0. 설악여행의 시발


속초 사는 동기에게 가을이 오면 설악단풍도 만나고 너도 만나야겠다고 슬쩍 약속을 했었다. 또 다른 동기도 의기투합하여 친구를 만나러 나섰다.

말로 내뱉은 것은 지키는 것이 원칙이라. 혼자라도 갈 것이었지만, 동행을 만나서 더 신이 났다. 인생 뭐 있냐? 멀리 사는 친구도 방문하며 사는 거지.

동서울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색약수로 출발했다. 여차하면 낭패가 있을 뻔했다.

동기는 늦잠을 자다가 헐레벌떡 왔고, 나는 예매표를 미리 뽑아놓기로 했는데, 1장만 챙겨서 자판기를 떠나버린 것. 혼자 여행하던 버릇이...

어쩌다 보니 티켓이 2인용이 아니어서 나도 헐레벌떡 뛰어갔더니, 새벽이라 그 기계를 이용한 다음 사람이 없었는 지 티켓이 나를 빤히 본다.

이 것이 혼비백산 여행의 시작이었다.


1. 주전골의 가을



동행한 동기는 늘 바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일정을 일임했다. 설악산에는 갈 곳이 너무 많아서 나 보고도 골라라고 해서 2, 3곳을 제안하기는 했다.

일이 바쁘니 체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가 없어서 일임을 했다. 본인의 체력에 견주어, 또 1박 2일 후에 바로 업무 복귀이니, 그 모든 것을 감안해서 본인우 일정을 잡고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행히 쉽고 예쁜 코스를 골랐다. 주전골은 등산느낌보다 산책느낌으로 설악산과 가을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공사로 최종 목적지에로의 길이 막혀, 총 2시간이면 왕복이 가능했다. 계곡 시작하면서부터 단풍에 매료된다. 주전골은 붉은 빛깔 잎의 나무들보다 노랑계열 잎 나무들이 주를 이루어서, 선명한 붉은 기운을 많이 보진 못하지만, 옐로 계열의 나뭇잎도 즐겁다.





산행시간을 3시간 내지 4시간을 잡았는데, 공사로 2시간 만에 주파했다. 올라가면서 사진도 찍고 걷기도 하고 쉬엄쉬엄 갔다. 계곡으로 내려 가 시원하다 못해 시린 계곡물에 발의 열기도 식혀주고 잠시 앉아 맑은 계곡물과 인사도 했다. 그런데도 2시간 만에 왕복!!!

하여, 우리는 운동량 부족을 핑계로 한 번 더 주파하기로 했다. 단, 사진은 찍지 말고 오로지 구경만 하면서 올라갔다가 내려오기로 하고, 실행했다.

처음 때보다 더 많이 보았다. 사람도 좀 줄었다. 태양이 그새 자리를 옮겨 계곡의 음양이 달라졌다. 단풍과 나무의 빛깔도 2시간 전과 살짝 다르다.

아하!!! 이런 맛을 보다니. 똑같은 코스인데, 태양의 위치에 따라서, 또한 핸드폰을 버리고 나니, 이렇게 다른 맛을 느낀다.

맞아. 사진이란 게 그런 거였어. 사진에 잡히지 않는 풍경을 놓치게 해!!! 사진 없이 다니는 것이 더 많아 본다는 건 맞아!!!. 그러나 사진도 제 기능이 있으니 어쩌겠어!!!


말고 맑은 주전골 계곡. 물의 흐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명상에 이른다.


2. 속초의 미팅


속초에 자리 잡은 지 오래된 친구는 , 자신을 찾아와 준 동기들에게 회를 대접한다고 활어횟집을 데려간다. 신랑의 친구가 하는 단골집이라 한다. 더욱 정겹다.

싱싱하고
신선하고
푸짐한 회를 양껏 먹었는데, 가자미를 또 구워오셨다. 생선킬러인 나는... 더 말하지 않겠다.

속초에 사는 친구를 우리 맞은편에 앉혔다. 옆에 앉으면 많이 볼 수 없으니, 맞은편에 앉아 달라는 나의 요청에 친구는 깔깔 웃는다.




몇 년 전에 모임에서 수다를 하긴 하였으나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한 아쉬움이 오늘 해소되었다. 대학 동기이면서 고등학교도 동기라서 늘 마음에 있던 친구라 어찌 사나 궁금했었다.


잠도 자기 집에서 자라고 베푼다. 잠들기 전까지 셋이서 도란도란 쉬운 이야기와 어려운 이야기를 섞어서 서로 나눈다.

맞아.
인생이 호락호락하겠어!!!
다들 자신의 방식으로 부단히 해결하고 사는 것.
때로는
나이 먹는 게 좋다. 인생에 대한 나름의 답을 가지게 되니...

오랜만에 만나도 이렇게 즐거운 관계라서 너무 감사하다.



3. 신선대: 놀라운 광경


둘째 날 일정을 물어보더니, 속초 친구가 제안을 한다. 울산바위를 오르지 않을 것이면, 울산바위가 보이는 신선대를 가라고 한다.

왕복 3시간 정도.
산책은 아니고 등산.
뻥 뚫린 곳을 좋아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360도로 시선이 다 열려 있었다.

초보는 아니지만 최근에 등산을 하지 않았던 우리는 안전이 최고 우선순위였다.

오를 때는 아무리 좋아도 사진을 찍지 말자. 필요시 내려오면 찍도록 위치를 봐 두자. 물론 속초 친구가 준 등산 스틱을 사용하면 어쩔 수 없지만... 원칙을 정하고 오른다.



편하게 다니라고 자신의 차를 내준다. 심지어 여행자 보험도 하루 들었단다. 이 친구들의 호의와 창의성을 따라갈 수가 없다. 친구 차로 신선대 가는 도로에서 신나서 영상을 찍어본다.



신신대에 오르는 길을 산책길을 절대로 아니었다. 살짝 가파르기도 하고.. 그러나 정상의 광경은 모든 불편함을 압도했다.


설악산은 바위가 가득한 산이다. 그래서 악산, 즉 바위산이다. 바위와 암석을 엄청나게 많이 봐야 하는 산이라는 말이다. 신신대는 거대한 바위 그 자체이다. 큰 바위에 살짝 편평한 곳이 자연발생적으로 생겨 있는.

실제로 그 바위에 올라서면 정면으로 울산 바위가 보이고. 등지고 서면 멀리 동해가 다가서고 360도로 열려 있다.

고작 60분 내지 90분을 오르고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나. 등산 가성비 울트라깹짱킹인 장소이다. 누구라도 한번쯤 올라서 이 광경을 만나야 하지 않을까?

대중교통은 힘들고 차가 있으면 훨씬 쉽겠다. 택시를 타만 되겠지만...

속초 친구는 신선대를 좋아한단다. 가슴이 시원하게 열리는 기분이 좋단다.



실제로 와시 보니, 가슴이 열린다. 머리도 열린다. 신선이 된 기분도 든다. 오늘은 혼자가 아니라 그 광경을 나눌 동행인이 있어서 더욱 좋다.

동행한 친구도 너무 좋아한다. 바쁜 일상을 정말 깡그리 잊었을까? 그러했기를!!!!!!



사진이 적다. 영상이라도 감상하시라!!! 시간 내서 신선대 올라보시라. 오를만하다. 어느 블로그가 소개하는 바람에 사람 손을 타기 시작했다고 한다. 평일인데도 오르는 사람이 제법 있다.

결단코 후회하지 않을 산행이며, 풍광이다.


4. 가자미물회


동행
한 친구는 작년에 물회를 먹었다고 한다. 그게 맛나서 기필코 먹으러 가자고 한다. 속초 친구도 동참힐 시간을 만들어 함께 움직였다.

항 이름을 잊었다.

가자미물회!!!
고향에서는 물회라서 얼음 동동 뜬 가지미 물회가 서비스되는데, 여기서는 물은 선택이다.

우리는 초고추장과 식초를 더 가미해 비빔으로 먹었다. 가자미 물회가 아니라 가자미 비빔회!!!

초고추장 가득히 설탕이 느껴졌지만, 설탕이 빠지면 초고추장이 완성이 되지 않는다. 기쁜 마음으로 듬뿍 쳐서 비볐다. 산행도 했으니 얼마나 맛나겠는가!!!. 항구에서 맛보는 가자미 비빔회 때문에 여기에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5. 영랑호



주전골부터, 연신 "좋아 좋아"를 남발? 하던 동기는 신선대에서도 끔뻑 넘어간다. 너무 광경이 황홀해서, 과거에 등산을 다니던 기분이 느껴져서, 결국에 "나 아직 살아있네". 이 기분이 최고가 아니었을까? 살아있는 기분.


두 번째 추천받은 영랑호도 가을 분위기 그 자체이다. 둘렛 길을 다 걸어보기에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둘이서 고민을 한다.

걷는 길도 있고, 뛰는 길도 있다. 더 좋은 것은 일방통행이지만 차로도 있었다는 사실. 차로 최저속도로 움직이며 영랑호를 눈에 넣다가 애쁜 곳에서는 내려서 바람도 마시고 온도도 즐기고 가을도 바라보았다. 사진도 찍고.

한 바퀴를
천천히 잘 돌았다.



이 동영상도 즐겨야 한다. 속초친구가 이틀 후에 갔더니 벌써 가을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했다.

자연은 참으로 미련 없이 제 갈 길을 간다. 우리도 배워서 미련 없이 각자의 갈 길을 가야 할 게다.


마무리


속초 친구가 바쁜 친구에게 물었다. 속초 오는 버스에서 잠은 좀 잤냐고.

ㅎㅎㅎ. 말하기 바빠서 잘 틈이 없었다. 몇 마디하고  보니 오색약수 도착이었다.

바쁜 시간 내어 망중한을 잘 즐긴 동행친구는 일상으로 무사히 복귀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업무에 복귀는 했는데, 들뜬 마음이 그날 오전까지는 남아있어서 엄무에 지장? 이.... 그러나 워낙 베테랑이니 걱정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지구 기후가 변해도 당분간 설악엔 가을이 있을 것이다. 가능하면 또 보기로 의견을 모아 본다!!!

동행해 준 친구에게 감사를 전한다.
환영해 준 친구에게도 감사한다.
그 넉넉함을 기억하겠다.
건강하자!!!
더 오래 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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