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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PRESENT & moments

인생이 녹아 있는 단톡방

by 전설s 2021.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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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녹아 있는 단톡방]

코로나 때문에 마음 편한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지만 그 가운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거나 그 가운데서도 작은 좋은 일들은 일어나는 지라 조금 행복한 사람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울 친구들의 단톡방에는 코로나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하루를 덮는 날이 있었는데 저녁쯤에 다른 한 동기가 부끄러운 듯 수줍은 듯 자기는 요즘 작은 일들이 이루어져서 너무 행복해서 막걸리를 한 잔 한다는 말을 꺼낸다. 그랬더니 모두가 그의 행복을 축하해 준다. 

 

대학시절 어려웠던, 함부로 꺼내지 못했던 주제들이 술술 걸어 나와 우리 주위를 감싼다. 단톡방에서 우리는 눈치 보지 말고 마음 가는 데로 기뻐하고 슬퍼하자는 암묵적인 동의가 이루어졌던 터라 한 번씩 감정이 쏟아져 나온다. 의도하지 않고 불쑥 나오기도 하고, 참 꺼내기 어려운 주제였지만 글로 툭툭 내뱉어 공감의 시간을 갖는다. 고마운 일이다. 

 

언젠가는 하겠지만 당장은 하고 있지 않은 일 가운데 [나의 일생을 글로 적어보기]가 있다. 버킷리스트에 등재. 

 

일기를 적을 때 조차도 자신의 감정이나 심리상태를 솔직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인정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이렇게 친구들 단톡방에서 어려웠던 시절, 아픈 경험, 눈물 나는 부모님, 가족관계, 자녀들, 그리고 가족 간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드러낼 줄 아는 이들이 내 곁에 있다. 

 

얼마나 자신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그 감정들을 씹고 또 씹고 소화를 했으면 이런 공개도 할 수 있는 내공이 쌓이는 것일까. 2021년 한 해도 우리 친구들의 건승을 빈다. 건강도 빈다. 그리고 정신의 평안함도 기원한다. 

 

사랑한다. 친구들. 

 

비공개구혼/전설/개인사/오늘의 별일/단톡방

 

시골밭을 조금 사서 간간이 농사를 짓고 싶다는 친구가 농막으로 친구들을 초대했다. 그 날 삼겹살에 소세지에 호박에 술에 정말 배 터지도록 먹고 대화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었다. 비도 지독히 온 날이었는데 취소하지 않고 빗소리 들으면 친구들과의 한 잔은 얼마나 소중했던가. 그 단톡방이다. 그 친구가 음식을 얼마나 많이 준비했던지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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