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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HERstory 우리 정여사

생전 처음 바라보는 가족 사진

by 전설s 2024.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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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 바라보는 가족사진]





항상 미래를 보며 살아오긴 했다. 이를테면 미래지향적 인간이었나 보다. 물론 바쁘기도 했다. 가만히 앉아서 과거를 회상할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그 시간의 여유가 생겼을 때조차도 과거를 돌아볼 이유가 없었다.


어쩌면 나중에 은퇴 후에 나의 삶을 회고할 때, 왕창 보려고 미루어 두었을지도 모른다. 시작하면 회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숨어있었을까? 그래서 현생에 지장이라도 줄 까봐 염려한 것이었을까?


선친은 가신 지 오래되었고, 우리 정여사의 큰 아들이 먼저 가고, 그 이듬해인 23년 아들의 첫 기제사 후쯤에 우리 정여사도 가시고.


문득, 정여사 보러, 선천  보러, 그리고 그 큰아들 보러 정여사가 생전에 걸어 두었던 결혼사진들과 영정 사진이 있는 정여사 방을 들락거리다가 내게도 가족사진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내었다.


정여사가 마지막 병원에 계실 때 보여주려고 인화해서 액자에 두었던 사진.


멋쩍게.
아주 멋쩍게.
스스로에게
살짝 눈치를 보면서
내 삶의 많은 시간을 공유하는 책상 위에 슬며시 가져다  놓는다.


이제야.
지갑 안에 가족사진, 아들 사진, 딸 사진, 부모 사진 등이 들어 있던 영화 장면들과 드라마 장면들이 떠오른다. 또한 자기가 일하는 회사에 놓여 있던 가족사진들이 있던 영상도 떠오른다.


아하!!!
여러분들은 진작에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있는 삶을 살았구나. 나는 지각생일세.


사진엔 생사를 달리 한 모든 가족들이 앉아있다. 나만 없다. 내가 사진사였거든. 그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해 내지? 이래 저래 바람처럼 살다가 갈 사람이라는 운명이 그랬을까.


새삼 가족사진을 들여다보는 아침이다. 굿 모닝!!! 잘 살자!!! 잘 살다 가자!!!

정여사가 구심점이었던 시절.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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