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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SERENDIPITY/DRAMAS & scenes

변함없는 자들의 마을: The land of Steady Habits

by 전설s 2021.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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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는 자들의 마을: The Land of Steady Habits]



일과 집, 변함없는 삶에 지친 앤더스. 그는 이혼과 은퇴를 선택하며 인생의 굴레를 벗어던진다. 조각난 자신을 되찾고, 행복해지기 위해. 낯설고 서툰 여정을 시작한다.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소개한 영화의 내용이지만, 제목부터가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 영화이다. 그러나 은퇴한 젊은 너무너무 평범한 남자의 [은퇴 생활 적응기] 혹은 [홀로서기] 혹은 [왜 빨리 은퇴하고 싶어 했을까]가 궁금하고, 영화는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을까 싶어 클릭해 본다.


역시나 재미가 썩 없다. 주제외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나 소소한 재미나 볼거리 먹거리도 없고, 뭐라 말할 수 없는 재미 없는 영화이다. 그런데 이토록 재미없는 것이 또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각자의 삶이 물론 어메이징 하지만 한편으로는 별 것 없지 않은가.


주인공은 자발적 은퇴자이다. 다람쥐 쳇바퀴같은 일과, 심지어 가족과도 쳇바퀴를 도는 사이이다. 그래서 은퇴를 함과 동시에 이혼도 한다. 아내는 이혼을 원하지 않았지만, 남자는 원했기에 그리되었다. 아들은 엄마랑 잠시 살지만 곧 독립을 해야 한다. 27살이나 되었기 때문이다.


집을 새로 구하고, 집 안을 직접 꾸며 보고, 연애도 하고 모든 것이 서툴다. 10대 20대에만 연애가 서툴고 어색한 것이 아니다. 은퇴한 중년의 남녀의 데이트나 연애도 역시나 서툴다. 인생을 좀 더 살았다고 모든 면이 나아지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아내만 알고 살아온 사람일수록 더 힘들다. 그러나 적응을 해 간다. 20대처럼.


시간이 사람에게 여유를 주는 것일까. 은퇴를 하고 나니 오히려 아들 또래와 더 소통이 된다. 그동안 지키려고 했던 규범들이 그다지 매우 심각하게 중요할 이유가 그렇게 많겠나 하는 열린 마음으로, 어른 들의 시각으로 삐뚤어진 행위를 하는 아이들에 가담해보니 적당히 이해도 되고, 그러다 보니 정작 아들보다 친구의 아들과 더 공감하고 소통하는 일도 생긴다. 나중에는 아들과 소통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아내는 이혼을 원하지 않았으니 미안한 마음도 있고 해서 살던 집을 위자료로 주려고 마음먹은 사나이. 아직 대출금이 다 끝나지 않아서 조금 성가시지만 그동안 살아온 정도 있고, 자신이 이혼을 요구하였으니 그런 마음이 든다. 그런데 그런 아내가 덜컥 이혼 6개월 만에 벌써 새 남자를 만나서 재혼을 계획한단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아내가 재혼하려는 남자와 벌써 2년째 사귀어 오고 있다는 사실. 만정이 떨어진 남자는 집을 판다. 자신에게도 추억이 있기에 그녀의 집에 관련한 추억을 간직하게 해 주려던 남자는 집을 팔아버리고 해결한다.


바람을 피우고 있으면서도 남편에게 이혼을 먼저 요구했다고 책임지우던 그녀. 인생은 참 알 수없다. 저 남자의 인생 쳇바퀴 속에는 애인이 있는 아내가 주는 "덜 사랑함'도 있겠고, 아내는 쳇바퀴에 지친 남편으로부터 "덜 사람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전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아름답게 진행은 되지 않았다. 아내와 다시 재결합 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의 도입부, 친구 아들과 소통은 그 친구 아들을 바른 길로 인도될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감, 은퇴와 이혼으로 자유가 되었으니 너무너무 행복해서 어쩔 수 없을 수 없는 모습에 대한 기대. 혼자 살기 시작한 초기에 가족들의 옛 비디오를 돌려 보면서 행복한 가족생활에 대한 회상이 다시 그들 가족을 화목으로 이끌지도 모른다는... 또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오해하는 친구 부부와도 그 아들의 마지막 날을 회상하면서 우정을 회복할 줄 알았지만, 아무것도 늘 보던 영화의 모습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다.


That's Life.
C'est la vie.
영화가 아니라 현실을 보았다.

[플러스] 남자는 집에서 1시간 거리의 호텔에서 며칠을 묵는다. 여행 온 것처럼. 그리고 찾 아 온 아들. 우울해 보이는 아버지에게 묻는다.
= 어차피 혼자 살아서 집에서도 혼자인데 왜 굳이 이 곳을 여행이라고 왔나요? 멀리 간 것도 아니고 집에서 한 시간거리에.
= 집이 아닌 곳이라는 게 중요하지. 거리가 중요한 건 아니고.
= 우울해 보여요. 내일 모레 크리스마스인데....
= 그런 감정속에 있어 보는 것도 필요한 일이지....

나이가 든다는 것은 다양한 감정에 노출되어도 수용할 힘을 가지는 것일까.

살다보면, 가끔 이런 저런 종류의 시간이 필요할 때. 우울할 시간도 때로. (사진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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