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없어지는 것이잖아요: The Good Doctor S3]
자폐증이 있으면서 서번트 증후군을 함께 지녀서 천재적인 기억과 창의력과 실행력의 소유자인 주인공 숀은 인터넷에서 인지도 높은 사람, 소위 인플루언스를 환자로 맞게 된다. 물론 자신이 아픈 것, 어느 병원, 어떤 의사에게 치료받는지도 모두 업로드한다.
그러다 자폐아라는 질병을 극복하면서 의사를 하는 사람이 자신을 치료해 주었다고 알리게 되고, 급기야는 언론사 인터뷰 요청이 숀에게 들어온다. 병원은 병원을 널리 알릴 기회라 좋아하지만 숀은 생각을 해 본다. 가만히 있어도 눈에 띄는 사람이 자신이고, 아는 것에는 철두철미 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돌발 상황, 특히 대인관계의 돌발 상황에는 아직 미숙한 자신을 알기에, 인터뷰하다가 일이 불편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지한다.
결정을 하기 전에 인플루언스인 환자에게 질문한다.
= 인스타그램(불명확)에 자신을 올리면 뭐가 좋은가요?
= 나에 관한 모든 것을 솔직하게 올려요. 그러면 팔로워들이 칭찬도 하고 격려도 하고. 서로 공감을 하죠.
(들떠서 더욱 설명한다) 때로는 그 친구들이 나 자신을 더 잘 알고, 그들이 조언도 해 주죠. 제가 모르는 나 자신을 규정해주기도 해요.
= 조언을 하거나 당신을 규정하는 일이 생기면, 결국은 "당신이 없어지는 것이잖아요( you are not being anyone)" 다른 사람이 당신이라는 사람을 규정하면, 당신은 당신의 선택의 기회를 잃는 것이잖아요.
집단지성이라고 우리가 규정하는 것이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랜덤 하게 자신들의 의견을 쭉 전개시키다 보면 공통적으로 수렴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 수렴 지점에서 건질 수 있는 것이 "집단 지성의 활동 결과물"이 된다. 숀이 주목하는 지점은 개인적 사안에 있어서 그러하다는 점이다. 사회적인 문제, 혹은 국가적인 문제는 집단지성의 힘이 필요하고 유용하고 때로는 활용도 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 즉 인간의 개성을 결정 지울만한 일은 집단 지성에 맡길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자신의 인생"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고 바라고 이상화하는 인생"으로 걸어가기가 쉽다. 원래 당신의 목적과 부합한다면 금상첨화이겠건만... 그러한가?
숀은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기로 결정한다. 인플루언스.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 어떤 분야에 어떤 방식으로 어떤 종류의 영향을 미칠지는 자신이 결정을 하더라도 인터넷이라는 버스에 타는 순간 종착지를 모르게 되기 쉽다. 항상 인식하고 있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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