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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다: a very simple Thought on heavy Topics
EUREKA/COSMOS

[SNAP] 빛/태양/문명/인상파

by 전설s 202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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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P] 빛/태양/문명/인상파


늘 걷던 길인데 가을장마가 시작되니 젖은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어둑함과 햇볕이 없는 우중충함이 매우 싫을 듯하지만 마음을 매우 차분하게 함을 발견한다. 이주 커다랗고 우산 살이 튼튼한 우산을 골라서 펴면 제법 묵직하다. 우산 자체의 무게만으로도 벌써 찰 근육 운동을 하는 느낌마저 든다. 그런데 장맛비가 내려앉으면 조금 더 무겁긴 하겠지만 마음은 벌써 비에게로 쏠린다. 비 오면 장화를 신어야 하는 생각을 못하고 샌들을 신을 생각만 했다. 그래서 샌들을 신고 커다랗고 튼튼하지만 좀 무거운 우산을 들고 아침마다 걷는 그 길에 나선다.


연등이 걸린 나뭇길은 4월 초파일 전에 상황이다. 부처님 오신날을 얼마나 오래전부터 기리던지. 그러고 나서 위의 사진은 연등이 제거되고 자연스러운 길이다. 장맛비에는 어둑했는데, 오늘 해가 나서 걸어보니 새삼스럽다. 햇빛이 나무 사이로 살랑살랑 들어서는 모습을 보노라면, 조상들, 각 지역의 문명을 이끌었던 사람들이 왜 태양신에 그토록 열광해야 했는 지 그 이유가 느껴진다. 태양이 있고 없음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극명하기 때문이다. 겨우 아침 출근길 나뭇 사이로 해가 있고 없고에 따라 이렇게 보기에도 다르고 기분도 달라지는데, 하물며 식물을 가꾸고 농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태양의 존재가 얼마나 실감이 났겠는가.

인류 문명의 그 여명에서 조상들은 태양의 그 웅대한 역할에 열광하고 숭배하고 스스로 태양의 신이 되고 싶었다. 태양이 대지를 비추는 것은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1년 365일을 다르게 그 모습을 봄내는 태양은 그토록 대단하였다.


그런 태양을 빛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가끔 숲길을 걷다가 그 나무 잎 사이로 흘러내리는 다양한 빛깔들에 정신을 잃은 적이 있는가. 햇빛은 그 세게로 빛깔로 구름 등의 장애물로 공전 주기에 따라서 달과의 관계에 따라서 우리의 눈에게 다채로운 선물을 한다. 똑같은 사물을 너무나 다르게 느끼게 하는 강력한 힘을 지닌다. 매료되어 있다가 문득 [인상파]를 떠올린다. 빛에 매료되어 그림을 그린 화가들. 빛의 향연을 눈에서 화폭으로 옮긴 사람들. 빛이 주는 찰나를 포착하는 사람들. 세밀하게 그 대상에 집중하기보다는 빛과 어우러져 드러나는 특징을 잡아내는 사람들.

시골 (사진은 pixabay)

햇빛이 있으면 햇빛이 있어서 좋다.
비가 오면 비가 와서 좋다.
햇빛도 있고 비가 오는 것도 좋다.
그 자연의 변화를 음미할 수 있는 내가 있어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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